베트남의 괴물저격수 카를로스 헤스콕 7부

슈퍼스탈리온 작성일 08.06.15 16: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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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국경부근의 북베트남군 사령관은 요즘 몹시 우울했다.

이 나이많은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들은 그동안 그 세력을 성공적으로

확장시켰던 정예였으나 요즘들어서는  그꼴이 영 말씀이아니었다.

사령관은 이 산에서 오래도록 살았던 호랑이와도 같았는데

지금은 발에박힌 가시가 곪아 절뚝거리는 신세에 다름아니었다.

그 미운가시는 바로 미해병대 저격수였다.

저격수를 보았다는 농부들의 증언은 끊이지 않았고

이 저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병사들이 죽어나갔던 것이다.

특히 병사들이 부시 햇에 흰 깃털을 꽂은 저격수를 두려워하는 것에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인간만 나타나면 우수한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것에 장군은 너무나 화가 났다.

 

 

6개월 동안의 저격수 생활을 뒤돌아봤던 헤스콕은

그동안 너무나 변화된 자신을 보았고 그 때문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23살이었던 1년전, 베트남에 파병되어 츄라이의 제1해병사단 헌병중대에서

기관총사수 및 행정하사관으로 근무했던 6개월 동안 공식적으로는

단 한사람도 죽여본 일이 없었던 헤스콕이었다.

그러나 55고지에와서는 완전히 다른사람이되어 버렸다.

헤스콕은 서쪽으로는 해피 벨리와 챨리 리지가,

동쪽으로는 돌산들이 보이는 이 고지를좋아하였다.

헤스콕은 이 고지에서 저격수및 저격교관으로 근무했던 6개월 동안

비공식으로는 100명이상, 공식적으로는 80명을죽인 해병 저격 하사관으로 변신해있었다.

그리고 북베트남은 자신의 목에 현상금을걸어놓고 죽어주기를 고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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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24살이된 청년은 그동안 처절하게 힘겨운 전투와 과대한 살인을 경험하면서 부쩍 늙어 버린 자신의 영혼을 만났던 것이다. 고국의 가족들은 군에서의 제대를 권유하고 있었다. 헤스콕은 며칠내로 저격수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고 헌병중대로 복귀하여 귀국할 결심을 하게되었다.

 

 

원래 해병대를 싫어했지만 참고살았던 그의 아내였다. 그런데 아침에 배달된 신문에서 남편에대한 기사를읽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해병 스카우트 스나이퍼에대한 기사였다.

 

 그의 아내는 해병대와 베트남, 이 두가지모두를  저주하고있었다.

 

 

" 사랑하는 카를로스. 나는 신문에서 당신에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직접 말해주기전에는 자세한 것을 알길이 없습니다.

나는 매일매일 당신이 베트남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했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본부에서 저격교관으로서 교육만 담당하여

안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문에는 두사람이

적군의 영토에 들어가 그들을 저격한다고 쓰여있습니다. 나는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편지에는 아들이 아빠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과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헤스콕은 아내에게 답장을 쓰고 있었다.

그동안 단순히 저격교관으로만 근무한 것이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죽인 저격수였다는 것을 숨긴 것에대해 고백하고 사과하는 편지였다.

신문에 남편의 저격에관한 기사를보고 분명히 분노했을 아내를 달래려했던 것이다.

헤스콕은 "나는 단지 당신이 걱정하는 것이 싫어서" 라는 변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헤스콕은 제대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사랑하는 죠에게. 나는 해병대에서 제대할 결심을 하였고,

새로운 직업을 얻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나는 몇 주 내로 당신과 만나게 될겁니다"

 

그의 아내 죠는 처음부터 해병대라는 조직을 좋아하지 않았고

헤스콕이 해병대에 몸담고있는 것 자체가 불만스러웠다.

그러나 1962년 헤스콕과 결혼한 후부터는 그러한 마음을 바꾸려 무척 노력했다.
결혼한 직후부터 그녀는 헤스콕이 자주 집을비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헤스콕은 지방을 비롯하여 미국의 각 주(州)들에서 개최되는 크고작은 사격대회에

참가하기위해 매주 목요일에 출발하여 일요일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는 오전5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격장에서 근무했다.

집에돌아와서도 TV앞에서 엎드리거나 쪼그리고앉아 사격자세만 취했다.

3월과 4월에는 오직 사격만하느라 집을비웠다.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미세스 헤스콕은 이모든 것을 감내해내기로 결심하였다.

헤스콕은 아내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직장과 집을가진 사람과 결혼했을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숨기고있었다.

남편이 무척 위험한 일을하고있다는 것을 알게된

그녀는 전쟁 미망인이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헤스콕의 제대를 간곡히 원하는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그가 편지를 쓰고 있을 때 저격학교 책임자인 제임스 윌슨중사가 벙커로 들어왔다.

 

"편지를 쓰고 있군. 근데 자네 무슨일이 있나?"

헤스콕의 어두운 표정을 읽은 중사가 물었다.

 

"아내가 신문기사를 읽고 몹시 화가나있습니다.

아예 제대하라고 하는군요.

사람들은 나를 오직 죽이기만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여길겁니다.

나는 사격과 사냥을 좋아합니다.

이것은 나의 직업입니다.

나는 결코 사람을 죽이는 일을 즐겨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최고의 저격수가 되기위해 이일을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그들을 죽이지 않으면 많은 해병이 죽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죽인것입니다."

 

윌슨 중사가 말했다.

 

"헤스콕. 자네는 자신의 임무를 다했을 뿐이다.

자네가 아파치 소대장을 죽이고나서 무척 기뻐했던 모습이 생각나네.

랜드대위가 자네를 55고지로 데려오기 위해 츄라이로 나를 보낸 것을 기억하는가?

그리고 자네는 결국 최고의 저격수가되었고 북베트남군이 벌벌떠는 하얀깃털이 되었네.

지금 자네는 모자에 하얀깃털을 꽂고 사람을 죽이러다니고 있네.

그런모습을 봐왔던 나로서는 자네가 이일을 즐기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결코 동의할 수 없어. 또한 자네가 이일을 즐기지 않는 것도

군인으로서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네."

 

헤스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내가 그녀를 죽였을 땐 무척 기뻤습니다.

그녀는 정말로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녀를 잡기 전에 많은 해병들과 남베트남군이 고문당하고 죽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위해, 명령에따라 그녀를 죽인 것이지

그것을 즐겼던 것은 아니라고 말씀 드립니다.

나는 나의 직업을 잘 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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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당한 여자 베트콩 저격수

헤스콕은 50구경 M-2 브라우닝 중 기관총에 8배율 스코프로

2천미터 전방의 어느 소년을 겨냥했던 적이있었다.

소년은 자전거에 베트콩 군수물자를싣고 가던 중이었다.

그는 이소년이 그저 평범한 소년이  아님을 알지만 결코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전거의 핸들을 겨냥하여 한발을 쏘았다.

소년은 땅바닥에 먼지를 일으키며 뒹굴었다.

헤스콕은 미소를 지으며 소년이 도망가는 모습을 지켜보려했으나

그 기대는 바로 깨어져 버렸다.

소년이 바로 기관총을 잡고 사격자세를 취하자

헤스콕은 어쩔 수 없이 죽여 버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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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밤, 헤스콕은 본부에 호출되었다.

본부건물앞에는 미식축구 선수처럼 덩치가크고 매우 건장한

해병대위 하나가 헤스콕과 버크 상병을 기다리고있었다.

 

"헤스콕, 나는 당신의 소문을 들어 잘알고 있습니다.

나는 오직 당신을 만나기위해 이 곳으로 출장왔고

지금 당신에게 극히 위험한 임무를 부탁하려합니다.  

물론 머지 않아 당신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잘알고 있으며

당신이 거절해도 나는 어쩔도리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오직 당신만이 유일하게 이 임무를 수행하고

살아돌아올 수 있는 적임자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으로선 매우 시급한 일이라는 것만 말해줄 수 있습니다."

 

극히 위험한일이라... 내가 유일한 적임자라구?

헤스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이 일을 거절하면 이 사람은 또 다른 저격수를 찾아내어 임무를 맡길 것이다.

어쩌면 경험이 많지않고 서툴러 생존 가능성이 낮은사람이 지목될 수 도있을 것이다.

헤스콕의 양심은 다른사람에게 이 일을 떠넘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헤스콕은 팔짱을 끼면서 대위에게 물었다.

 

"당신의 소속과 직책이 무엇인지 내게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대위는 대답하였다.

 

"나는 그것을 말해줄 수 없습니다.

당신은 이 극단적으로 위험한 일에대하여 전적으로

수락하거나 또는 거절할 수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나도 단지 물어볼 수있는 권한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수락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때부터 나는 모든 정보와 계획을 당신에게 설명할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당신이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수립해도 무방합니다.

물론 우리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요."

 

헤스콕은 땅바닥을 군화로 짖이기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버크 상병과 대위는 달빛 속에서 그 모습을 긴장되게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안간다면 본부에서는 과연 누구를 추천할까? 주임상사? 윌슨? 버크?..."

헤스콕은 숨을 크게 한번 내어쉰 다음 대위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가겠소."

 

대위는 환하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쳤다.

어둠 속으로 함께사라지는 헤스콕과 대위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버크는 경악했다.

버크상병은 자신도 함께 가길 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제 두번다시는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 저격활동을할 수

없음을 잘알고있는 그는 비로소 외롭다는 생각이들었다.

알라바마 출신의 버크는 헤스콕과 다낭 북쪽의 코끼리 계곡으로

일주일가량 파견되었었다. 그곳 계곡에서 M-14소총을들고 헤스콕의

관측병 역할을 맡았던 버크는 헤스콕의 사격솜씨에 감탄했었다.

그는 일개 중대병력에 가까운 NVA병사들을 거의 이틀동안이나 붙잡아두었던 것이다.

그 어떠한 엄폐물도없이 개방된 논지역을 가로질러가야했던 NVA병사들은

헤스콕의 총알을 피해가기힘들었다. 중대장이 저격당하고 도망가던

동료들이 쓰러지자 도저히 뛰쳐나갈 엄두를내지 못한 채 묶여있어야했다.

헤스콕과 버크는 치즈 크래커와 물을 마시며 조명탄 사격을 요청하여

밤을 대낮처럼만들어놓고 총을쏘아댔다.

NVA병사들은 갈증에 시달리면서도 감히 탈출을 하지 못한 채 꽁꽁 묶여있다가

추적해온 제26해병연대에게 당하게되어 버렸다.

그곳에서 헤스콕은 버크에게 윔블든 우승컵 수상얘기를 들려주었다.

버크는 소문은 들었지만 당사자에게 그때 상황을 직접 듣고 싶어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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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계곡에 투입되고있는 해병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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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로 돌아온 헤스콕은 합판으로 이어진 바닥에

지도를 펼쳐놓은 뒤 나무상자에 걸터앉았다.

버크는 한숨을 쉬고 있는 헤스콕을 힐끗 쳐다보고는

바닥에놓인 항공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 이 지도를 보세요. 이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당신은 죽으러 가는겁니다!"

 

헤스콕은 묵묵히 지도를 싼 방수비닐 위에 빨간 선을 그어나갔다.

그 선은 자신의 잠입경로였으며 아주 신중히 결정되어야했다.

헤스콕이 목표물에 접근하기위해서는 1.8km에 달하는 개활지를 가로질러야했다.

그는 지도상의 한 지역을 둥글게 표시하며 말했다.

 

"나는 북베트남군 본부 부근까지 접근해서 장군을 단 한방에 죽여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최소한 730m 거리까지는 접근해야만한다.

그 이상의 거리에서는 실패할 확률이높기 때문이지.

그러자면 결국 숲이 전혀없는 1.4km정도의 개활지를 들키지 않고 가야하는구먼"

 

버크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건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아니야. 나는 알고 있어."

 

서로 걱정스런 얼굴로 마주보던 헤스콕이 말했다.

 

"나는 벌레처럼 기어가야만하고 적순찰병이 나를 밟지 않기만을 기도해야해!"

 

낙심한 버크는 자신의 자리로돌아가 총을 손질했다.

헤스콕은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하였다.

 

8부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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