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햄버거

kormani 작성일 08.07.13 16: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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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전방사단 쪽에서 의무병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구요, 어제 상병휴가 나왔는데 할게 없어서;;

 

글 한번 써봅니다. ..

 

저희부대는 다른 부대 타 부대보다 유독 부대창설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룹니다. 부대 창설기념일 한달 전

 

부터 각 중대 마다 준비를  합니다. 말이 준비인데 완전 스파르타죠... 일과시간 내내 합니다 ;;;

 

그리고 예선 및 본선경기는 부대 창설기념일 전 주에 하고 결승은 창설일 당일날 외부인들 초청한 가운데 합니다.

 

종목은 축구, 농구, 족구 하고 씨름 줄다리기 등등 ... 있습니다. 군대 행사가 그렇듯이 하나같이 형식적이고 준비하고

 

뒷처리 할라믄 짜증나잖아요,,,그런데 저희가 대대창설일에 열광하는 이유가  딱~한가지 있는데 면회객이 오면 행사 끝나고 바로 외박을 나갈수 있다는 거죠.  그날 면회객 없어서 못나가고  부대에 남아있으면

 

뒷정리란 뒷정리는 다하고 근무란 근무는 다서서 저는 필사적으로  중대장한테  대대창설기념일날  부모님 오신다고 말씀드

 

려서  외박 허락을 맡았습니다. 허락을 맡은후에 들뜬 마음에 창설기념일 몇일전부터 부모님께 전화해서 그날 몇시에 어딜

 

로 오시면된다.. 뭐 먹고 싶다.. 등등...1주일에 많아봐야 한번 한 전화를 그때는 한 5번도 넘게 한것 같네요.

 

외박 허락을 맡고 난 이후 부터는 대대창설 기념일 준비작업을 의욕적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행사를 2틀정도 앞둔 날..

 

중대장이 갑자기 중대원들 집합시키더니...저희에게 "상부에서 방금 연락이 왔는데 유감스럽게 올해에는 부대창설기념 특박은 못 나간다. 그리고 그 당일날 면회도 안된다. 너무 실망하지 말고 맡은바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다하도록."

 

라고 말하더군요. 그말을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괜히 불만있다고 개기다간 왠지 군기교육대 갈것같아어쩔수 없어서 담담하게 받아 들였죠.

 

 그런데 다 괜찮은데...몇일전부터 부모님께  들뜬기분으로 전화를 자주 했는데 ... 갑자기 못 못오신다고 말하기가 쫌 그렇더군요. 차라리  진작에 말을 해주던지..

 

 하는 수 없이 그날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부대창설기념일날 면회 하고 외박 오시면 안된다고 말을 하고...

 

 그 이후에 저는 별일 없이 대대창설 기념일 준비를 했습니다.

 

 창설기념일 하루전엔 제가 당직을 스고 행사 당일엔 근무끝나고 작업을 해서 근무취침을 늦게 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그 날 신경이 날카로웠죠...

 

  날씨는 어찌나 덥던지..또 응원소리 때문에 오랫동안 잠을 못자다가 간신히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30분 지났을까...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제 후임이 저를 깨우는 것 입니다.

 

 후임: 임XX 상병님 행보관님이 지금 당장 줄다리기 시합한다고 나오랍니다.

 

 나: 아 ㅆㅂ 짜증나네.. 그래 알았다.

 

 저는 서둘러서 튀어 나간다음에 줄다리기 경기에 참석하고 경기가 끝나고 바로 막사로 복귀해서 잠을 청했죠..

 

 힘을쓰니깐 땀도 많이나고 ... 잠도 다 깨서 잠도  안왔습니다. 또 계속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는데

 

 얼마 안있다가 방금전에 절 깨운  후임이 저를 깨우는 것이였습니다.

 

후임: 임상민 상병님 .....

 

저는 순간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서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나: 아 ㅆㅂ!!!! 또 뭐야,,, ㅈㄴ 짜증나네 또 뭔일이야!!!!!!!!?

 

후임: 죄송합니다.';;다름이 아니라 임상민 상병님 아버지 께서 면회를 오셨는데 말입니다. 지금 위병소 옆에 계십니다.

 

나: 뭐?? 아버지께서?

 

전 순간 꿈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꿈이 아니더군요 ㅡ,,ㅡ ;; 저는 얼른 위병소로 달려 나가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지 께서 왠일 이시지.. 분명히 오지 말라고 말했는데...아!! 서..설마 술드셨나?'

 

 그순간 학교다닐때 기억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제가 학교다닐때 아버지 께서 술드시고 학교에 찾아와서 난감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에이... 설마..

 

 그런데 혹시나가 역시나.. 위병소 옆에 아버지 친구분께서 저를 맞아주시더군요.. 순간 직감 했습니다.

 

 술취하셨구나..

 

아버지 친구: 야 상민아 오랜만이다.

 

나: 아 네..  아버지는 어디계시죠.?

 

아버지 친구:응 차에 계신다..

 

저는 정색을 하면서 아버지께 갔습니다. 어렸을때 아버지 께서 술을 드시고 저에게 상처를 준 적이 몇번 있어서

 

저는 아버지 술 취한 모습만 보면 늘 아버지께 못마땅 하게 대했습니다.

 

그때도 저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짜증 섞인 말투로 아버지께 말을했습니다.

 

나: 아버지 또 술드셨어요?        

 

... 지금생각해도 제가 못난놈 이었죠. 인사도 안하고 닷자곳자...

 

아버지: 술이야 늘 먹는거구 ...

 

.........

 

나: 아버지 .. 오면 안된다고 했잖아요. 왜 오셨어요?

 

아버지:.........

 

나: 아버지 술에 많이 취하셨으니깐 빨리 집에가서 주무세요.

 

 

 

아버지: ........미안하다 막내(저)가 보고 싶어서 왔다. 이럴때 안보면 군대 언제보겠냐..?

 

.평소때는 내색한번 안하셨던 분인데 갑자기 그런말을 하니.. 한편으론 당황스럽고.. 가슴이 복바쳐 올라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아버지: 보니깐 면회객들 없어서 먹을것도 없을텐데 자 이거나 가지고 가서 먹어라 ..

 

그러면서 햄버거를 담은 쇼핑팩을 저에게 겉내 주시더군요..

 

그리곤 저에게 악수를 청하시고 차를 돌리더니 갑자기 가는 것이였습니다. 그때 차를 막았어야 했는데 참;;;

 

어쨌든 전 내무실로 복귀하고 후임들에게 햄버거를 나눠준뒤 화장실에 갔는데

 

갑자기 억수 같은 눈물이 나더군요. 후임들 때문에 쪽팔려서 마음껏 울지도 못하고 계속 흐느꼈습니다.;;

 

 그날 이후 전느꼈죠. 저에대한 아버지에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단지 겉으론 표현을 안하셔서 그렇지..

 

  아무튼 그때 아버지께 차갑게 대한거 정말 죄송하고 저도 아버지 사랑한다는 이말 꼭 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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