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야만존중 작성일 08.09.19 0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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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이야기.

가족과 저녁 식사 도중 tv에서 도토리묵 요리가 나왔다.

묵이 요즘에 제철이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도토리는 밤과(?)라서 요즘이 제철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도토리는 밤과라는 어머님 이야기를 듣는 도중 문득 군인들이 생각났다.

여성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현역을 나온 사람이라면 가을에 잣, 혹은 밤을 따다가 전깃줄 건드려 일반 병사들이 감전사를 당했다는 

사건사례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거다.

실제로 내가 군역(?)살이 하던 부대는 아니었지만, 우리 부대에 근접한 지역의 사건 사례에 2년동안 위와 같은

감전사고를 매년마다 확인 할 수 있었다.

나라지키러 온 병사들이 왜 밤, 잣을 따다가 죽었을까...

난 그때마다 개만도 취급 못 당하는 일반 병의 신세가 기억난다.

내가 아마 상병이였을 때이다.

여름에 전력소모가 너무 컷는지. 부대내 있는 커다란 변압기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내가 전공(電工)은 아니었지만,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부대내 있는 전공이 변압기를 어떻게 만져서 

고쳐야 하는상황이 되었다.  

변압기가 터지고 딱 봐서 그걸 직접적으로 만져야 한다는 견적을 일찌감치 뽑아놓은 전공들은

부들부들 떨며 자신의 중대만 걸리지 말아라... 하며 중대에 대기했고

결국에는 타 중대가 그 보수를 맡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

이를 안전하게 고치려면 부대내 전력을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만약 전기를 끊지 않으면 작업중인 전공이 감전사 당할 확률이 70%이상.

(평소에도 변압기가 달려있는 전신주는 주위에 철책을 둘러 접근을 아예 막아놓고 관리를 하는 상태였다.
 이는 평소에도 접근하면 사고가 일어날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온 지시는 그냥 작업하라는 지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보통 부대에는 무조건 적으로 돌려야하는 기기들이 있다. (통신기기든 뭐든)

2.비상상황시 그것들을 돌리기 위한 예비전력이 마련되어 있겠지만,

3.그런것을 사용하면 돈은 돈대로 나가고 사용시 상부 부대로 예비전력을 왜 썼는지 보고를 해야한다.

4.예비전력을 돌리면 돈은 둘째치고 상부 부대로 보고하면 괜시리 일 꼬이고 짜증난다.

5.부대내에는 시급 80원의(04년도 이등병 시절 가격으로 계산) 개값만큼도 안 나가는 병사가 있다.

6.사고 확률은 70%... 우왕 안 죽을 확률이 30%나 된다.

7.뭔 병사가 말이 많냐... 개만도 못한 일반병 10알놈아 까라면 까.


보통 까라면 까는 군인이지만, 자신의 목숨이 걸려있을땐 정말 몸을 사린다.

스타가 오던 육참이 오던... 10알... 살아서 전역을 해야할거 아닌가...

안 된다는 전공과 무조건 하라는 상부...

사관이든 부사관이든 모두 일반병을 윽박지르며 작업을 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결국에는 3개중대의 전공들이 단체로 가서 전기를 죽이지 않고는 못한다는 말을 했고

반나절을 그렇게 말 다툼해서 전기를 끊고 작업할 수 있었다.

반나절동안 전공들은 최소한의 생존권을 요구했고 상부는 그 생존권을 묵살했다.

과연 그들에게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했던 것이 무었이였을까...


어머니께선 '왜 일반 병사가 밤 따다가 전깃줄을 건드려 죽었니?' 라고 물어보셨다.

난 '어머니. 누가 맨정신인 사람이 작대기를 들고 전선 옆 밤나무, 잣나무에서 휘두르겠습니까?
     위에서 억지로 시키니까 잣이고 밤이고 따다가 건드려서 죽는거죠...'

군을 나오시지 않은 어머닌 왜 그들이 전신주 옆의 잣, 밤나무를 따야했는지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다.

개고기 한근에 4천원... 부대에 있는 우리 후배들은 아직 개만도 못한 몸값을 가지고 있고

개도 위험한건 알아보고 피하는데...

부대에 있는 우리 후배들은 간부들에게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사지로 몰리고 있다.



아... 묵으로 시작해서 군인으로 맺으며 눈물을 흘리는구나.

이제 정말 가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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