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미 육군 헬리콥터 조종사에 칼로 베일러 대위가

있다. 

칼로는 삼년 전 미 육군 헬리콥터 항공학교를 졸업하고 신참 

중위로 한국에 왔는데 그 사이 밤을 낮으로 삼아 노력해서 어느새

대위도 되고 부조종사에서 정조종사로 승격하더니 얼마 전에

휘하에 다섯 기의 블랙 호크 헬리콥터를 지휘하는 소대장이 되었다.

ROTC출신으로서 미 군 항공병과의 조종사 되기가 쉽지가 않다.

병과의 경쟁이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다.

아는 미국 모 대학 항공 운항과 출신이 ROTC훈련을 받고

항공병과를 신청했으나 항공병과에서 거절당했다.

이미 민간 조종 자격증까지 있는 그였으나 낮은 학교 성적이

그의 발목을 잡았었다 .

타병과로 보내진 그는 항상 항공 병과로의 전과를 시도해봤지만

여의치가 않은 모양이었다.

칼로 대위는 새까만 중위 때 한국에 와서 미 8군에서 제일 엄하다는

서울 모 항공기지 부사령관 보든 중령을 모시게 되었다.

불안 해 하는 그에게 내가 "네가 여기서 그 분에게서 인정받으면

미 육군에서 인정받는 것이니 최선을 다해봐라" 했더니 어린 나이에도

다부지게 “한번 해보겠습니다!” 하던 때가 어제 같더니 벌써 삼년이

되어간다. 

그는 본토로 휴가도 안가고 여자도 안 사귀고 세계 미군 기지의 변방인

한국에서 노력하여 고참 준위들도 설설 기는 보든 중령의 인정을 받아

군 초기 경력의 기반을 탄탄히 갖추었다.

할아버지도 한국 전선에서 싸웠고 아버지도 한국에서 근무한 그는
한국음식이면 된장찌개에서 해물탕까지 못 먹는 것이 없는 한국식
입맛을 가졌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한국식 베이컨 - 삼겹살이다.

그에게서 헬리콥터 비행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그가 들려준 비행 중에 한국 야간 비행 때 황홀한 야경 이야기라던가

부산까지의 장거리 비행 이야기도 재미가 있었지만 미군 조종사들은

날씨 좋은 날 목시(目視) 비행을 할 때 한국 밭에 덮인 검은 비닐이

항상 남쪽을 향해 있어서 그것으로 비행 방향에 참고 한다는

말이 제일 인상 깊었다.

(물론 헬리콥터도 야간에도 비행할 수 있는 첨단 장비도 있다)

보니 인삼밭의 차광막을 말하는 것이었다.

차광막은 정확히 남쪽을 향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번은 그와 강화도에 같이 가서 인삼밭을 직접 보여주었더니

상당히 신기해했다.

나중에 그에게서 인삼이 미군들에게 한국판 비아그라로

인기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했었다.

나중에야 나는 체질에 따라 인삼 엑기스를 먹은 미군 중에 그런

효과를 본 사람이 정말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바 있었다.

그가 비행하며 찍은 한국 산야의 경치와 인삼 차광막 사진을 올린다.

그와 그의 부대 노련한 고참 조종사들이 말하는 한국의
주야 비행 경관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최고의 것이라 한다.

그리고 수도권의 조명이 너무 밝아서 야간에도 수도권에서는
복잡한 계기비행보다 불빛을 보고 목시비행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말들도 한다.

그에게 비행 나가면 그 인삼 밭좀 찍어오라고 했더니 성실한
이 친구가 너무 많이 찍어와서 화질이 좋은 것만 올린다.

야전 정비 점검 -  런닝 차림이 칼로 대위-소박 근면한 Mr.성실

요거이 차광막은 썼으되 인삼 밭은 아닌 것 같은디----

떴다 -! 산기슭의 인삼 밭. 비행은 지금 동쪽으로 진행중---

보아하니 한강 상류로 행하고 있구만 ---

여기도 인삼밭인가 ? 어? 헬리콥터가 서남방으로 가고 있네---
아니여 -- 옆 창문으로 찍어서 그려. 산 슨상!-Cpt .Carlo 

와 ! 큰 밭이다 !너무 큰데 -- 과수원? 지금 북북동으로 진로 변경중  --

카이오아 정찰 헬기가 선도 하는 것을 보니 대여섯대의 이상의
헬기가 뜬듯 -

목적지 도착 - 중간의 너무 많은 인삼 밭 사진들은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