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매뉴얼, 땡보특집

행동반경1m 작성일 09.06.12 03:24:00
댓글 45조회 16,151추천 28

124482660617369.jpg

웹서핑 하다가 재밋게 볼 수 있을만한 게시물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혹시나 미연시님..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이라면.. 이동 시켜주셔도 괜찮습니다..

 

출처 : 다음 - 무한의 노멀로그 블로그 _ by 무한님

 

 

 

 

땡보특집 1부

 

 

 

사진병, 의무병, 운전병... 아직 군에 가지 않은 많은 가이들이 도대체 정말 편한 보직, 즉, 땡보는 도대체 무어냐고 묻는다. 그에 대해 예비역들은 '딴 거 없어, 짬 먹으면 편해' 라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군생활 경험중 자신이 본 정말 편해 보이는 보직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나는 4월 중순부터 군생활 매뉴얼을 연재하며 '땡보' 이야기를 모집했다.

수 많은 분들이 메일과 댓글을 통해 자신이 아는 '땡보' 이야기를 해 주셨다. 나는 그 글들을 읽으며 라면국물이 눈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군생활이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이 글을 읽는 수 많은 예비역들은 자신들의 군생활에 대해 깊은 한숨만 내쉴 수도 있다. 앞으로 소개할 보직들은 그동안 이야기로만 듣던 '꿈의 군생활, 혹은 환상의 군생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2년 머물다 온 곳, 억울하다고 다시 가겠는가.

땡보특집편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앞으로 이야기 할 모든 보직들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경험을 담고 있기에 전체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으며, '부대'에 따라서 다르고 '장소'와 '시기'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 친구가 그 부대 나왔는데, 힘들었다는데?" 혹은 "나 거기 나왔는데, 절대 안 편하다 이거 엉터리다."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소갈비가 매일 나오는 부대가 있다고 해도, 소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옥같을테니, 그러한 점을 염두해가며 읽어주길 바라고, 편한 것은 순번이 아닌 무작위로 설정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너무 많은 분량의 체험담(?)을 보내주셔서 한꺼번에 정리할 수가 없다. 자, 그럼 달려보자.


1. 연대(여단)급 이하 알려진 땡보병들

명색이 땡보 특집인데, "px병이 편해요", "운전병이 편해요" 이따위 소리나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기엔 주특기를 받지 않고 일반 보병으로 갈 가이들에겐 희망이 없다는 소리 아닌가.

군종병이 편하다는 의견을 보내주신 분도 있는데, 혹 편하다는 이유로 지원한 것이라면 병장을 달아도 그 종교활동에 가야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군다나, 연대(여단)급 이하 군종병은 훈련열외 같은거 없다. 남들 할 때 다하고, 남들이 쉴때도 종교활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연대(여단)이상의 부대, 사단급의 부대등은 군종병 모든 훈련 열외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부분은 사단 군종병 등의 경험이 있는 예비역독자분들께서 댓글로 피드백 두시리라 믿는다)

px병, 사단급 정도에서는 편할지 몰라도 그 이하에서는 대부분 훈련은 거의 다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과가 빠지기는 하지만, 남들 다 쉬는 토.일.공휴일에 px는 열려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더군다나 px는 대부분 돈이 빵꾸(?)나는 일이 많은데, 그 돈을 px병도 함께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부대에서는 150만원인가 비어서 보급관과 px병 둘이 힘을 합쳐셔(?)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작은 부대의 px병은 땡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정병(보급계,교육계,인사계,총포계 등등)의 경우는 이전 댓글에서도 알 수 있듯, 의견이 분분하다. 훈련시 식사추진이나 기타 여러가지 작업등으로 설렁설렁 보낼 수 있겠지만, 검열이라도 나오면 잠을 못잔다. 일반 병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부대 간부의 능력여하에 따라서 편한 정도가 달라진다. 사교적일 수록 편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짬이 안될때 너무 사교성이 좋은것은 '날 좀 갈궈 주세요' 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행정병이면서 포상휴가를 한 번도 못 나간 분이 지난 글에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엄청 특이한 케이스고, 대부분 포상휴가.외박.외출 등이 많다.

<행정병 최악의 케이스>
저는 행정병이었지만 너무나 빡세게 생활해서..ㅜㅜ
(3개처부 선임의 영창행 및 전출)
혼자서 다했거든요..ㅎㅎ
아무리 그래도 군대는 남자의 추억이죠.ㅎㅎ
참고로 유격하다말고 행정업무보는놈은 저밖에 없었을겁니다
화생방교장 > 컴퓨터 있는 처부까지 30분 > 다시 화생방...
이건 뭐...ㅇ;ㅣ겸ㅍ3ㅈ덜쟈ㅓㅎ;ㅁ개ㅑ덯ㅁㄷ홈ㄷ

-슈리님이 남겨주신 댓글


운전병이 땡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이것도 걸리는 차에 따라서 다르다. 나중에 운전병 이야기가 또 나오니, 여기서는 일반 운전병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자동차나 장갑차를 만지는 보직 중에 편한 보직은 없다. 특히 짬이 안될 때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고민중에, 상병을 달았는데 운전 잘 못한다고 정비만 시켜 군생활이 힘들다는 고민도 보인다. 차와 운전이 좋다면 행복할지 모르지만, 사회에서의 운전과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의무병, 그나마 연대(여단)급 이하의 부대에서는 의무병을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한다. 의무병으로 전역한 예비역들이 보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의무병은 이상하게 이등병때부터 '빠져' 있다. 뭐가? 군기가. 일병만 달아도 일반 상병들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인다. 배가 아프다고 하니 배에다 빨간약 발라줬다는 것은 옛날 개그고, 보고하기 때문에 많이 묻는지 몰라도 엄청 물어봐 놓고는 결국 '일단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체해도, 휴식. 감기도, 휴식, 머리가 아파도, 휴식, 근데 신기한 것은 쉬고 나면 낫는다.

<의무병 최고 케이스>
다른 전투중대 파견을 나가면 '아저씨' 대접 받으면서 타중대 일,이등병이 밥까지 타서 줍니다..ㅡ,.ㅡ;; 5분 대기 파견나가면 통신병과 함께 작업열외.(이건 전투중대 소대장에 따라서 다른데 제가 한참 5대기 뛰던 일병, 상병때에는 90% 열외시켜줬습니다. 상 말 때 부터 떠라이들이 소대장을 하는 바람에..제 후임들부터 개피보고 피똥쌌습니요.ㅡ,.ㅡ)
진지공사 파견 나가면 일병 물 뽕 짬인데도 불구하고 낙엽치웁니다. 이것도 무지 힘든일(?)한 겁니다. 원래는 노터치 에요.

-블루크라운님이 남겨주신 댓글

대대급 의무병이라고 절대 실망할 필요는 없다. '파견'이야 말로 대대급 의무병을 진정 땡보로 만들어 줄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자신과 별 관계 없는 사람들의 집단에 들어서 느끼는 편안한 군생활. 단, 해당 부대 지휘관이나 간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2. 사진병

의견을 주신 코프님에 따르면, 사진병은 한 번 행사 때마다 적어도 500장 정도의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연사로 놓고 셔터를 꾹 누르는 것은 아닐 것이고, 각기 다른 각도와 상황에서 500장 정도의 촬영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거나, 나중에 사진가가 될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솔직히 나도 부대에서 여러가지(?)일을 하며 사진병도 했었다. 대대 사진병이었는데, 대대급 이상의 행사가 있을 경우 다른 부대의 사진병들도 온다. 내 경우 미군 사진병과 사단 사진병, 여단 사진병이 왔었고, 그리고 나까지 넷이 사진을 찍으러 참석했다. 미군 투스타가 코인을 나눠주고 대대장과 사단장도 와서 악수하고 그러는데 미군은 d2h(니콘 dslr)를 쓰고 있었고, 사단 사진병은 d80(니콘 dslr)을 쓰고 있었다. 여단 사진병은 쿨픽스 5700(니콘 하이엔드)을 사용하고, 난 니콘의 컴팩트 카메라(똑딱이)를 가지고 있었는데, 위치 싸움이 대단했다. 지금도 궁금한 것은, 왜 그때 d100(니콘 dslr)을 꺼내지 말라고 했을까가 궁금하다. 상급 부대보다 사진기가 좋으면 안되니까? 가슴아프다.

요즘은 dslr이 워낙 많이 보급된 추세라, 부대마다 dslr 한대씩은 다 있을 것이다. 물론, 허가 받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간부 개인 물품일 수도 있다. 사진병이 되면 만질 수 있고, 이론적인 부분은 책을 사서 공부할 수도 있다. 듣기로는 사진병 주특기를 받으면 dslr보다 slr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다. 더군다나 현상과 인화도 직접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들 열병이나 사열 연습하며 연병장에서 하루 종일 시달리고 있을 때, 어디 조용한데 짱박혀서 대기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다만 윗 사람들은 50미리 표준렌즈만으로도 연병장에 서 있는 모든 병사와 사열대에 있는 자신들 한장에 다 담아줄 것을 요구할 때가 있다. 무슨 예술사진 하겠다고 사진병으로 가는게 아니라는 것은 꼭 명심해야 한다. 말 그대로 '사진병' 이다.


3. 엠블런스 운전병

앞서 연대(여단)이하의 운정병을 힘들다고 했지만, 엠블런스 운전병은 좀 다른 것 같다. 임섭님께서 알려주신 정보에 의하면, 

일과는 아침에 환자들이 대대에서 올라 오면 진료후 증상에 따라 사단병원이나 군단 병원으로 이송 하는게 주 업무인데 사단병원과 군단 병원에 내려 주면 저녁 시간 까지 시내 당구장이나 커피숍에서 비둥 거리다 들어 가는게 일과의 전부 입니다,
엠블런스 특성상 응급 환자 발생 할수 있어서 야간 불침번이나 외곽근무 절대 없습니다,
유격이나 모든 훈련 교육 없습니다,

환자들 외진 없는날은 차량 정비가 고작인데 엠블런스는 항상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정비병들이 바로 바로 해줍니다,
전방 예비사단 특성상 훈련이 많은데 훈련시 보병뒤에 따라다니는 차량들은 리더찦 이라 해서 소형 엠블런스들이 따라 다니고 연대 엠블런스는 미리 숙영지 가서 대기 하는게 전부 입니다,,
다른 편한 보직들이 많이 있다고 하지만 간부들 관섭 없이 편하게 지낼수 있는 보직 이 엠블런스 운전병 이였건것 같습니다,

땡보 인정. 유격이나 모든 훈련, 교육 없고, 외곽근무나 불침번 없고, 당구장이나 커피숍 (지금은 pc방일듯)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일과. 아마 1부에서는 엠블런스 운전병이 최고의 보직이 될 듯 싶다. 보내주신 글에서의 이야기 처럼 "훈련시 따라다니는 소형엠블, 연대 엠블런스는 숙영지가서 대기" 에 해답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임섭님께서 밝혀주신대로 20년 전 일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연대(여단)급 이상 엠블런스 운전병을 하신 예비역이 계시다면 댓글로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4. 정훈병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정훈병이 하고 싶었다. 사진도 찍고, 글도 많이 쓸 것이고, 적성에는 딱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군대다. 정훈병은 대부분 교육자료를 만들고 배포할 자료를 만드는 등의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훈병에 대해서는 땡보였었지님께서 설명해주신 댓글이 있다. 

전 정훈병이었습니다. 2군지역 정훈병 기상나팔로 시작해 취침나팔로 끝나는 생활 덕분에 2년동안 점호열외되는 훌륭한 보직이죠 맨날 교육자료만들고 훈시문쓰고 대학/대원원 다니는 간부들 리포터 대신 써주고 살았죠. 사진인화하러, 비디오교육자료편집하러, 리포터자료찾으러 심지어 신문대금수납하러 등등의 이유로 1주일 2-3회 업무외출해서 다방과 비디오방 만화방을 전전했던 굉장히 편했지만 쩐이 많이 들어갔던 땡보였지요 ㅋㅋㅋ 그래도 하늘은 공평하시더군요. 제게 편한 보직을 허락하셨지만 *같은 부사수를 주셔서 제대하기 전날까지 연대장훈시문 만들었습니다. 부사수*가 자살소동을 두번이나 벌인 꼴통이라 ㅋㅋㅋ

훈련이나 근무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서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이정도 땡보직이면 인정할만 하다. 다방과 비디오방 이야기가 있는 걸로 봐서 땡보였었지님은 전역하신지가 꽤 되신 것 같다. 좀 더 최신화 된 정훈병의 이야기를 에헴님이 남겨주셨다. 

저도 정훈병이라 국직부대 공보실에서 근무했습니다.
기본 소령3명 중령 3명 대령 1명이랑 같이 근무해서 뭐 영관급은 그냥 친구나 마찬가지였죠 중령급이상은 경례도 안하고 뭐 짬좀 있어보이는 준장은되야지 경례를.소장쯤되야지 경례를 했습니다. 항상 일조점호 일석점호는 열외.불침번 열외. 경계열외. 잠을 많이 못잔다는 단점이 있지만 무한 인터넷의 자유로움으로 남들의 부러움을 샀었죠. 뭐 인트라넷 한번 해보는게 평생 소원이었습니다면 결국 인트라넷은 접속조차 해본적이 없습니다. 하는일이야 신문보고 뉴스보고 커피타고 이런일들. 식사도 간부들이 사주는 치킨 피자 족발 떡볶이 김밥 뭐 이런것은 지겨워서 잘 안먹습니다. 군데리아가 그리워서 군데리아 먹고싶다고 피자 치킨 족발을 피한적도 있다는.. 유격 혹한기는 단 하루만. 훈련이 있을시 버스타고 이동. 땡보라면 땡보지만 잠을 잘 못잔다는것이 저에게는 고통이었습니다ㅠ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자면 잘잔것이었으니. 

에헴님의 이 댓글로 땡보 인정. 군데리아가 그리워서 군데리아가 먹고 싶을 정도라니, 면회객이 오면 px를 어슬렁거리며 닭다리라도 하나 주워먹으려 했던 많은 군인들이 눈 앞을 지나간다.


사실, 보내주신 메일의 내용은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소개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부분도 있다. (검색해도 안나오는 처음 들어보는 보직도 있음) 그래도 땡보특집편이 많이 길어지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대부분의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메일과 댓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윗 글을 읽으셨으면 아시겠지만 이건 나 혼자 작성할 수 있는 메뉴얼이 아니다. 여러 예비역분들께서 조금씩 들려주시고, 곰신분들이 제보를 주시고, 79년에 군생활을 하신 분 마저도 댓글을 남겨주시며 동참해 주신, 함께 쓰고 있는 글이라 생각한다.

이것으로 1부는 마무리 할 생각이다. 2부의 내용을 살짝 공개하자면,

전 소령, 중령, 대령이랑 같은 방 써서 그 분들 그냥 아저씬 줄 알았는 데 그 계급이면 아래부대들에선 신같은 존재였더군요.. 다들 제게 차 한잔도 부탁(!)하고 눈치보던 착한 분들이었는 데 말이죠...

벌써부터 다리가 덜덜덜 떨?읒?않는가? 내가 부대에 있을 때에는 중령이 이름만 불러도 목청이 터질 정도로 관등성명을 댔다.

24개월군복무중 21번을 나왔습니다.. 외박 휴가 포함..ㅋ

도대체 무슨 부대 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언제나 풀가동되고 있던 위닝일레븐9..
위닝을 모르고 살았던 tod 사수는 3달여만에 gp내 위닝의 괴고수로 이름을 떨치게되고..

이건 힌트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벌서 눈치 채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땡보특집 2부

 

지난 회에 적어주신 예비역들의 엄청난 댓글에 놀랐다. 군생활 매뉴얼 사상 최고의 조회수와 댓글, 그리고 추천수를 가지며 '땡보'에 대한 각양각색의 견해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신 많은 예비역, 그리고 독자 분들과 메일을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실, '땡보'에 대해서는 전 편에 이야기 했듯,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혹자는 군생활 내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고, 집에 있을 때 보다 인터넷을 더 많이 한 것을 부러워 하지만, 당사자는 오히려 다른 부대원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컴퓨터 앞에만 있었던 것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attuner님 말대로 방공포병(공군) 갔다가 산꼭대기에서 30개월 동안 도만 닦다가 내??수도 있는 것이고, 누구는 차라리 이러한 것을 부러워 하기도 할 것이다.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댓글에서 몇 몇 분들이 이야기 해 주신대로, 편하다면 편할 수 있는 그 부대가 공개되 혹시 관계자가 보기라도 하면 그 편한 보직을 계속 유지 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기도 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부대라고 콕 찝어 이야기 하지 않으니 어느정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게다가 해당 간부에 따라서, 또 같이 생활하는 인원에 따라서 그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예비역 아니겠는가. 떠도는 이야기들을 한 곳으로 집약했다고 생각해 주시면, 조금 더 재미있게 남의 군생활을 들여다 보는 것에 반감은 없을 것 같다.  

자, 그럼 1부에 이어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계속 살펴보자. 2부 부터는 조금 전문화된, 그리고 생소한 부대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니, 유의하며 읽으시길 부탁드린다.


1. 팩스병

어떻게 선발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많은 분들이 땡보라며 사연을 주셨다. 하지만 정작 해당 보직을 맡았서 근무하셨던 티니님의 경우 유격 혹한기를 전부 받고, 훈련 열외는 없었다고 한다. 그저 널리 알려진 대로라면 다른 인원들이 연병장에서 훈련등을 대비해 교육을 받고 있을 때, 팩스병은 지통실에서 팩스대기(?)를 하고 있으니 편하게 보였으리라 생각된다. 티니님이 남겨주신 댓글대로라면, 팩스병도 근무를 서는 인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작업에 시달리는 듯 하다. (역시 군대는 작업)

오히려 티니님께서는 '암호병'이나 '전령병' 또는, '부관부 문서수발병'이 땡보가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 주셨다. 티니님이 남겨주신 글 중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소개한다.

연대예하 해안아저씨들한테 미안한 일인데요, 이등병 한녀석이 졸면서 전문을 대충 받아서 지통실에 안넘겨주고(작전처꺼로 오인하고 휴일이니 당연히 그냥 둔건데) 그게 그다음날 저에게 발견되었죠... 내용이.. 그러니까

호우주의보인가 경보로인해 너무 많은 비가 오기 때문에 장병들 사기가 떨어질것을 염려한 군사령관이었나 군단장이 해안부대 경계근무를 c형에서 b형으로 바꾸라고 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그때가 취약시기였던가, c형이 매복일거고 b형이 소초근무인가요? 아 저는 경계근무는 안서봤기때문에...)

그게 전달이 연대로 안내려간거죠, 이등병 한놈이 일처리 안해서 말이죠

결국 그날밤 연대 해안경계서는 아저씨들은 바닷가에서 비 쫄딱 맞으면서 근무 서셨을건데, 물론 그다음날 그 이등병 열심히 혼나고 기타등등 다같이 작전참모한테 깨지고 그랬네요...

아무튼 정말 죄송합니다 167 168 169연대 해안대대아저씨.. ㅠ.ㅠ


<덧> 잠이 부족한 것이 단점. 24시간 내내 졸다가 졸음병 걸린다고 한다.


2. 토끼장(닭포함) 관리병

이건 아마 대대급에서 임의로 만든 보직일 거란 생각이 든다. 우리부대에서는 이와 같은 일을 '보일러관리병'이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기를 배정받고 간 병사가 아닌 까닭에 길게 할 말은 없지만, 96년1월군번님께서 남겨주신 댓글에 의하면

대대최고땡보1 : 토끼장(닭도몇마리)관리병=> 일과는 산에서 풀뜯기
대대최고땡보2 : 보일러관리병=> 대대보일러 및 뒷산중턱의 저수탑관리
뭐하는지 안보이고 모든훈련,점호 열외
주로 보일러실이나 산에서 토끼장관리병과 놀고있음


개인적으로, 토끼장관리병과 놀고있다는 부분에서 뿜었다.


3. 공군파견(육군통신) 병

사실 '파견'은 99.23%의 병사가 '땡보'로 생각한다. 사실 내 경우도 상병을 달고나서 부터는 대대에 홈페이지제작 및 사진촬영 등 기타 등등 업무를 수행하러 파견을 나가 있었다. 해당 부대의 피돌이(px병)와 친하다면 사실 천국이 따로 없을 정도다. 특히 내 경우는 병사였지만 인터넷 사용 문제 때문에 boq에서 간부들과 생활을 한 관계로 7시에 브리핑 하는 것만 빼 놓고는 천국이 따로 없었다.

97년7월군번님이 남겨주신 육군의 '공군파견'에 대한 이야기도 같은 내용이다. 모든 훈련, 점호 열외, 공군에서 하는 모든 것에 열외되는 것 같다. 6개월간 파견을 한다고 하는데 파견전 위로휴가 3박4일, 파견복귀후 위로휴가 3박4일까지 더하면, 군새활 1/4은 날로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그 6개월간은 휴가를 나갈 수 없다는 사실. 물론,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으니 나중에 쓰면 된다.

가서 하도 할일이 없어서 '음어'를 공부한 97년7월군번 님의 경우, 음어대회에서 연대포상, 사단포상을 받아 도합 10일의 휴가를 또 받으셨다고 하니, 이쯤되면 땡보 인정.


4. 기무x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댓글과 메일로 정보를 주신 분들께서 절대로 전체이름을 말씀 안하시고 위와 같이 적어서 보내주셨다. 사회에 나와서도 뭔가 누설하면 안되는 비밀이 있는 듯 하다. 참고로 이 부대에 대해서는 많은 예비역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군복 안 입고, 머리 길러도 되는 그런 부대다. 지금도 위와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오래전 복무 하셨던 분들이 보내주신 이야기를 좀 옮기자면,

● 한달에 한번씩 꼬박 외박을 사복입고 나오고, 부대에서 너무 할게 없어서 가끔 작업 나가고 하루에 스포츠 신문만 수십종을 보고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사회생활 할때보다 더 번창

● 사무실에서 스포츠신문읽고 싸이하고 내무실 들어가서 위닝하고

머리가 하도 길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세면한후 머리에 스프레이 및 젤 바릅니다.

● 혼자 사무실에서 워3

● 눈 많이 와서 눈 쌓이면 공병대에 연락해서 트랙터로 한번 밀어달라고 합니다.

보안상(?) 여기까지만 소개합니다.


여기까지만 소개해도, 상대 될만한 부대가 별로 없다.


5. 암호병 (사단이상급)

암호병을 하신 분이 별로 없는지 아무도 이야기를 안 남겨 주셨지만, black.mantidae님께서 약간의 힌트를 주고 가셨다. 들어보니, 암호병이 땡보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암호병이 복무하는 곳은 암호가 있어 출입금지지역이라 사단장,대대장,암호담당관 이렇게 셋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입금지. 게다가 암호담당관의 지위가 준위인 까닭에 보급관(행보관)의 시야에서도 제외.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해당 보직을 맡았던 예비역께서 댓글로 피드백 해 주시리라 믿는다.


6. 휴양소 관리병

이 보직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알고 있다. 나도 갈뻔(?)한 곳이기 때문에. 전설의 땡보로 알려져있다. 모든 훈련에 열외되며, 군인이라기 보다는 여행지 관리인에 가깝다. 물론, 군복을 입고 점호와 비슷한 상황보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passion님의 댓글을 잠시 인용하자면

저같은 경우는 사병 두명이 있었고요. 취사병 및 px병이 없어서 모두 알아서 합니다... 밥도 해먹고 청소도 하고 ...둘이서..쭈우욱.... 보급품이나..근처 장교들이 방문시에는 청소를 빡시게 하긴하지만 커피도 근처 다방에서 시켜 먹기도 하고 바닷가인 관계로 근처에 먹거리들이 많습니다.^^ 물론 심심하긴 합니다. 두명밖에 없어서......병장때는 자원해서 본부로 복귀했습니다. 넘 무료하고 심심해서.


이정도다. 역사박물관 내지 휴양소 연못담당 (일명 '피시 피더')에 대해 글을 남겨주신 고무신꿀님과 저기요님의 댓글도 잠시 인용하자면

 어항 담당이 있었다는... 아침에 일어나서 어항 모이 주고, 한참 놀다가, 일주일에 한 번 물갈고. 그거말고는 할 꺼 없어서 오히려 죽을만큼 심심했었다고.



개인 시간이 많은 까닭에 내가 아는 병사의 경우 수능공부를 해서 제대 후 수능을 다시 볼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어느 부대나 그렇듯 높은 사람들이 주로 오는 곳은 항상 청결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나 그곳의 책임 간부가 까칠한 성격일 경우, 몇 번이고 다시 청소를 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작용이 있다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것 정도.


7. 당번병

이 보직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땡보'일 확률 99.9%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회에서는 '비서'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며, 대대장 이상급 부터 당번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대장 이상급 당번병만 해도 일반 병사들에 비해 '땡보'로 인식이 되겠지만, 그보다 높은 분들의 당번병은 말할 것이 없다. 살짝씩만 들여다 보자.

고무신님이 남겨주신 댓글

일과는 커피타기와 전화받기, 남는 시간 공부하거나 책읽기. 휴일보다 평일이 더 좋대요.
모든 작업은 열외. 강원도에 있는데 눈 한번 안 쓸어봤다고 합니다. 유격 가서도 남들 훈련받고 행군할때 천막 안에 앉아서 커피 타마시며 놀았답니다. 군대 안의 서비스직(?)이라 정신적으론 힘들다고 하지만 몸은 제일 편하지 않나 싶어요.



많은 예비역들은 저 굵은 글자가 무슨 뜻인 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felix님이 남겨주신 댓글

카펫깔린 사무실에서 하루 열 시간 이상 cm(지금은 fm으로 바뀐 전설의 폐인 게임)을 주 일과로 하였습니다.훈련 열외, 일조 점호 열외, 일석점호 수시로 열외(업무가 늦게 끝나는 지라)
전 소령, 중령, 대령이랑 같은 방 써서 그 분들 그냥 아저씬 줄 알았는 데 그 계급이면 아래부대들에선 신같은 존재였더군요.. 다들 제게 차 한잔도 부탁(!)하고 눈치보던 착한 분들이었는 데 말이죠...


그냥 아저씨와 착한 분들의 2단 콤보.

felix님이 휴가에 대해 써 주신 글

......(생략) 이렇게 나가다보니 한 후배는 휴가나와있던 어느 봄 날 학교에서 만나 이런 인사를 하더군요.

형~수업들으러 가세요?



이쯤되면 땡보중에서도 '본좌'라 할 수 있다.



땡보이야기만 계속 하니, 사회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군대가 저렇게 편한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땡보특집에서 소개하는 것은 그만큼 상상할 수 없는 군생활이며, 꿈도 꾸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들이기에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땡보의 요건은 '보직' 이라기 보다는 간부-상황-보직 의 삼위일체가 되어야 '꿀 좀 빨았군' 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시간에도 어느 병사는 총을 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을 것이다. tv에서 무슨 날 새벽이면 보여주던, 그 순찰이나 경계근무는 그날만 하는 것이 아니고 매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새벽에만 서는 것이 아니고 교대로 하루 종일 근무를 선다. 저녁에는 불침번, 상황근무 까지 말이다. 험상궂은 군인 아저씨가 아닌 스무살 초반의 형, 동생, 오빠, 아들 이다. 주변에 국군아저씨가 있다면 오늘은 시간내어 편지를 한 통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너무 과격하거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상세한 정보등은 적지 않을 생각이다. 특히 지난 글에 달린 '여군'과 관련된 댓글의 경우, 19세 미만에게 공개하기 어??내용을 담고 있기에 아무래도 소개는 못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며,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의 경우, 빠른 소개를 약속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댓글의 내용이 너무 많아진 까닭에 아직 한분도 소개를 못 해드렸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2부에서 모두 소개하고 마무리를 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내용이 길어지다 보니 tod에 대한 이야기나 철도관리병등에 대한 이야기는 3부로 미뤄야 할 것 같다. 2부에서 생소한 보직이나 군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겠지만, 3부는 더욱 흥미진진하고 믿기 힘든 이야기들을 소개하리라 약속드린다.

 

 

땡보특집 3부

 

땡보특집을 진행하며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어느 수준까지를 '땡보'라고 부르냐는 것이다. 지난글을 읽고 카추샤 예비역분들과 해양경찰 예비역 분들, 그리고 전.의경공군 예비역들께서 메일을 많이 보내주셨다. 모두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한가지 공통된 이야기는, 땡보특집에서 다루는 '육군의 땡보' 따위는 위에서 언급한 부대들의 땡보의 발목도 못 잡는 다는 말이었다.

사실, 좀 의아한 것은 힘들다고 이야기 할 때에는 '우리 부대가 진짜 힘들지' 라고 이야기 하시던 분들이, 땡보특집이 찾아오자, '우리부대 누구누구 보다 편한 보직은 없지' 이렇게 변한다는 것이다. 땡보특집에서 최대한 넣지 않으려는 것은 '소문' 이다. 그렇기에 메일과 댓글로 예비역들의 경험담을 받아 정리하고 있으며, '소문'까지 끼어들었을 경우 '이등병때부터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고, 머리는 기르며, 주말마다 술을 마시고, 싸이월드는 번창하며, 전역하기 싫을 정도'의 군생활도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렇기에 '들은 얘기'는 최대한 옮기지 않는 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그리고 하나 더, 카추샤라고 해도 분명 군생활이 힘든 부대는 있고, 어??보직은 있으며, 고생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카추샤는 땡보입니다.' 라고 단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뿐만아니라 19세 미만이 읽기는 아무래도 부적절한 이야기는 삼가 주시길 부탁드린다. 입대할땐 혼자 들어갔는데, 나올 땐 셋이 나왔다는 이야기라던지, 1부에 댓글로 들려주신 여군학교(?)에서의 일이라든지, 아, 다방 종업원과 연애담까지는 괜찮다.

자, 그럼 드디어 3부를 시작해 보자. 2부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땡보였지만, 3부는 좀 더 강하리라 생각하며, 앞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이 모든 부대, 모든 병사에 적용되지 않는 다는 사실은 꼭 인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군대가 아무리 편해져도 이등병이 '군생활이 즐거워요~' 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비역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 아닌가.


1. 당번병 (업그레이드 -> 공관병)

당번병에 대해서는 지난 이야기에 다뤘지만 대부분 부대에서 높은 분들의 비서역할로 일하는 케이스로 알려져있다. 자세한 사항은 지난 이야기를 보시면 될 것 같고, 약간 첨부하자면 ebadac님의 댓글을 참고 하시면 될 것 같다.

cp병이 빠질 수 없겠죠. 무궁화 하나는 앉은 채로 맞이한다능. 대대장 이상은 되어야 의자에서 일어나는 정도? 그거 아세요? cp병은 뽑을 때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보지요. 다른 부대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저희 부대는 혹시 모를 지휘관과의 상성때문에 아예 전라도,경상도 출신은 cp병으로 뽑지 않았었습니다. 최소한 충청,경기,서울출신은 되어야 하고 학벌우수에 가정환경도 좋아야 하고, 비취인가를 위한 신원조회도 통과되어야 하지요. 사투리를 쓰면 안되고, 흉터 등이 없어야 하며, 비만이 아니어야 합니다.
쓰고보니 왠지 호빠의 호스트 느낌?
사단이상의 cp병은 단독생활도 아니고, 부관이 위에 버티고 있어서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고, 대대급 cp병은 권력이 보잘 것 없고... 역시 연대급 cp병이 혼자 무한권력을 누릴 수 있으니 최고인 듯. 뭐, 일단 점호열외이니 그것만으로도... :) 저도 휴가라기보다는 1박2일 외출정도는 매월 나왔음. r짱이 본가 가시는 날 꼭 저도 서울로 데려가주셔서. 비슷한 급의 땡보로는 연대 1호차가 아닐지?


그러나, 지난 이야기에 다뤘던 당번병을 다시 다루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 '당번병'이 업그레이드 된 '공관병'이라는 보직이 있기 때문이다. 소위 이야기하는 '스타'정도는 되어야 공관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은 주로 스타(장군)이 생활하는 '집'에서 복무를 하게 된다.

당번병도 땡보라 할 수 있겠지만, 공관병은 차원이 다르다. 그 집의 '식모' 살이를 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일단 고참이 없고 사제밥을 먹는다. 훈련은 모시는 스타(장군)에 따라서 다르기는 한데, 대부분 훈련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까칠한 사모님이 있는 집이라면 차라리 부대생활이 나을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하지만 메일로 보내주신 사연들에는 15kg정도 살이쪄서 제대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뭐,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공관병 중에서도 최고의 케이스가 있었으니, 바로 모시는 높은분이 자신의 '아버지' 일 경우다. (응? 뭥미?) 그렇다. 바로 자기 '집'에서 군복무를 하는 것. 지금도 그런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위와 같은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한다. 이정도라면 '신의아들' 이라는 '면제'보다 훌륭한 땡보가 아닐까?


2. 해외파병

사실 이건 보직이라기보다 지원해서 선발이 되어야 하니,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만 해외 파병을 다녀오신 cromel78님께서 사연을 보내주셨다.

최고의 좋은 보직은....
해외 파병 나가있는 병사입니다... ^^
물론 .. 힘든곳에 가면 상당히 힘이 들수도 있습니다..^^
(한국군 끼리 따로 모여서 있는 경우 .. 이라크 같은 대단위 부대의 경우는 힘듭니다..)
전 위에 있는 편하다는 의무병이였고..
아프칸 파병을 신청했는데 아프카니스탄은 안가고.. 키르기즈스탄에 있는
마나스기지에서 6개월을 보냈습니다...
최고의 천국입니다.. 개인 소지품으로 xbox^^ 일과중엔 퀘이크랜파티와 플스를 마음끗 할수있습니다...^^
물론 공항에 나가면 맥주와 보드카두 마실수 있습니다..^^
기지 안에서는 맥주 몇병 정도랑 .. 맛난 외국음식두 마음껏 먹을수 있고요^^
6개월 다녀오면 24박 25일 휴가두 줍니다..


이렇듯 쉽게 접할 수 없는 경우이니 말씀해주신 것 처럼 '땡보' 로 일단 분류를 하겠다. 참고로 우리 부대에도 '이라크'에 다녀온 장갑차 조종수가 있었는데, 가장 부러웠던 것은 레어아이템이라고 불리는 고어텍스 옷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그 병사도 24박 25일의 휴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24박 25일 휴가를 나가게 되면 마치 전역한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며, 휴가 복귀 이후에는 엄청난 혼란이 생긴다고 한다.

하나 더 첨부하는 것은 taimatsu님이 보내주신 이라크 파병사연이다.

제가 이라크에서 맡았던 보직은 대대장 당번병입니다. 원래 배정된 보직은 대대내 무선통신병이었는데 생긴 게 똘똘-_-하다고 당번병으로 넣어버리더군요. 첨에는 이라크까지 와서 내가 차나 타야되나...하고 실망했었는데 세상에 이런 땡보가-_-

일단 생활공간은, 대대장 컨테이너가 따로 있어서(숙소 포함) 거기서 문 하나로 연결된 공간에 개인실이 있었습니다. 차라던가 음식을 만들어야했기 때문에 냉장고나 각종 조리도구가 준비되어있었고, 지역 특성상 재료 조달이 바로바로 안되기 때문에 항상 냉장고에 먹을 것들이 가득가득-_-(예를 들면 삼겹살이나 과일등으로 냉장고가 항상 미어터졌었습니다)안주용으로 받았던 말린 오징어 한박스를 허구헌날 씹어대다가 질려서 갖다 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일과는 아침에 대대장님 일과 확인하고(점호는 빠졌었습니다) 마중해드리고 전화대기...라고 쓰고 tv시청과 플스놀이라고 읽습니다; 위성tv가 달려있어서 유럽쪽 방송이나 kbs월드가 나왔기 때문에(심지어 유럽쪽엔 **노 방송까지 나오더군요. 중간에 간부가 막아놨었는데 제가 통신쪽에 있다보니; 풀어버렸음) 대대장실 청소하면서 인터넷도 좀 하고...; 넋놓고 있다보면 저녁시간...-_-;

부식으로 나오는 컵라면이나 과자 먹으면서 청소 좀 하고, 티비하고 플스하다보면 대대장님 손님 데리고 돌아오고 차타드리고 과일 줏어먹고 뭐 그러다보면 하루 지나고 그랬었네요; 개인실이다보니 취침시간도 자유; (중대장이 점호하러 혼자서 컨테이너에 들리긴 했었네요 ㅋㅋㅋ) 개인실에 전화기 놓여있으니 전화통화도 자유...(해외지만 일단 군회선을 통해서 자대교환병에 전화걸고, 수신자부담 부탁하거나 했었죠 ㅎㅎ)

게다가 한달에 200이 넘는 월급을 받고-_-; 너무 편해서 도의적으로 이래도 되나 싶었습니다만 자대에서 개고생한 거 생각하면 신이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할 일은 열심히 하자는 마인드로 있었습니다.ㅎㅎ  다들 다른부대에서 차출되 온 집단이다보니 군기가 빡세지 않아서 자대처럼 선임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절대 없었고, 얼레벌레하다보니 병장달고 자대에 복귀..ㅎㅎ 딱 하나 단점이었다면, 역시 대대내 유일한 개인생활 이다보니 행보관 간섭이 심했다는 거네요.

물론 저는 특수한 경우였고, 다른 부대원들은 진짜 고생했던...-_-


'한달에 200이 넘는 월급'에서 마우스를 꽉 움켜진 독자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3. 검색병

나도 처음들어보는 보직이며, 이 글을 보시는 많은 예비역 분들도 생소한 보직이라 생각된다. 비밀댓글로 남겨주신 까닭에 사연을 공개하지는 못한다. 그저 한 줄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다.

기본적으로 부대 자체가 훈련이 없는데,


사연을 읽고는, 바로 땡보로 인정해 드렸다. 아, 검색병이란 지뢰나 뭐 기타등등의 검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터넷 검색'을 한다는 것이다. 편재는 4명. 자세한 이야기는 비밀댓글로 남겨주신 까닭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4. 테니스병

테니스병에 대해서는 비슷한류의 병사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를테면 골프병이나, 주로 간부를 상대로 스포츠교육(?)을 할 수 있는 그런 병사들 말이다. 이들이 훈련을 받는지, 그리고 점호나 내무생활도 하는지는 아직 정확한 사실을 알수가 없기에 쉽게 '땡보'로 분류하긴 힘들다는 말씀을 드린다. 졸려님께서 남겨주신 테니스병에 대한 사연을 보자.

저는 취사병으로 나왔는데 취사장 바로 아래에 테니스장이 있었습니다
거진 1년정도 지켜본 결과
그 아저씨의 하루 일과는..테니스장 청소->간부들과 테니스 쳐주기->휴식
근데 사자성어로 호가호위[狐假虎威]라고 하던가요..
간부들이랑만 노니 자기도 간부라고 착각을 하는건지
어처구니없는 요구들엔 정말 질렸던..

ex)
아저씨 건빵 좀 튀겨주지?
군대리아에 계란후라이+패티 두장 치즈 두장 부탁해 등등

마침 저 전역하기 한달전에 단장이 바뀌더니
예비 전역자들 앞두고 면담(?) 요런걸 하더군요
부대가 발전할수 있게 의견을 내달라 이런걸 요구하길래
a4 두장정도로 테니스병 얘기를 쓰고 나온적이..
그후 소식을 알수없어서 안타깝네요..

부대가 발전할 수 있게 의견을 내달라는 '전역자 설문', 이것이 남아있기에 노장은 죽지 않는 것이다. 예비군 훈련차수가 끝나고 민방위로 접어들 때, 어느 예비역 선배님이 쓰셨다는 문구가 기억난다.

"실전과 같은 예비군 훈련이 필요합니다."


5. 기무x 암호병 (땡보*2)

왜 기무x라고 쓰는지는 지난 글에서 설명했으니 이미 아시리라 생각하며, 지는 글에 '기무x'를 땡보로 꼽았고, '암호병'을 땡보로 꼽았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땡보직을 한몸에 가지고 있는 자웅동체(응?) 같은 보직은 어떨까. 자신의 신분을 절대 밝히지 말라고 요청하셨던 익명의 제보자의 댓글 중 한 부분만 옮겨 적도록 하겠다.

못 건들지요.. 2가지 땡보의 장정만 추려서 재탄생되는 느낌...



하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위에서 등장했던 '우리집에서 공관병'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아마, 땡보중 가장 최고의 보직이 아니었을까. (군대를 갔다는 느낌이나 났을까?)


6. 오폐수처리병

메일로 보내 주신 사연인데, 실명을 써주신듯 해서 약간 모자이크 처리 하자면, 이광*님 께서는 공군이셨고, '발전.변전특기'를 받으신 듯 하다. 원래는 공군비행장의 시설물 유지, 관리, 보수 를 하는 아주 중요한 특기로, 보수공사와 겨울철 보일러 관리, 기름 배달도 하는 특기라고 한다.

발전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수처리장, 급수가압장'에 배치된 사연이다.

처음배치되었을 때의 느낌은 음산한 건물에 이상한 악취~~~보통 4 ~ 5명정도가 건물에서 숙식을 하면서 생활합니다(직감생활이라고함) 하수도 냄새아시지요? 건물주위에는 일반 하수도 냄새의 5배정도 지하에 기계실이 있는데 그 냄새는 상상도 못합니다. 온갖 오수가 여기는 거쳐,정화돼서 나갑니다.

인분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비온뒤에는 거북이도 떠내려 오고, 어떨때는 돈도 떠내?

 

 

땡보특집 총정리

드디어 땡보특집 마지막 편이다. 오늘도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가이들은 도대체 어떤 특수한 '땡보직'으로 군생활을 할 수 있는가를 알고 싶어 이 글을 읽을 것이고, 가장 힘든 군생활을 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일부 예비역들은 "내가 사실 땡보" 라며 커밍아웃을 할 지도 모른다.

"땡보가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김공익.. 조공익에게는..."

-디씨인사이드 밀갤러가 단 댓글중



'차라리 현역 갈걸 그랬다'라고 이야기 하는 연예인들마다 댓글로 밟히는 이유는 우리끼리니까 까놓고 이야기 해서, 크리스마스에 눈 치우는 상큼한 기분을 모르고 하는 소리며, 고참이 시키면 군견이나 tv에도 경례를 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며, 다 뜯어진 맥심잡지라도 감사히 화장실로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는 거다.

"그래서, 현역 갔다 오니까 좋아?"

바로 이런 물음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내무실에서 먹다 들키지 않으려고 화장실에서 까 먹던 초코파이, 수통에 물을 안채웠다고 두시간동안 탄약고 초소에서 당하던 갈굼, 전투화 안 닦은 날은 대역 죄인이 되어 똥줄 타던 점호, 해 졌는데 커튼 안쳤다고 금방이라도 때릴듯이 화를 내던 고참, 이런 것들을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으니 남자 둘만 모여도 군대 얘기를 하며 밤을 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편한 보직을 맡아 널럴한 군생활을 했다고 자랑하더라도 밖에 나가서 때려주고 싶은 미운 놈은 꼭 하나 있고, 전에 이야기 한 것 처럼 이등병이 "군생활 너무 즐거워요~" 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사실, 이번 땡보특집 총정리에서는 tod와 레이더병, 이글라와 스타 운전병, 기상관층병, 철도관리병 등등의 이야기를 소개하기로 했었지만, 이미 '아버지가 스타인 아들 공관병'을 당할 땡보직이 없다. 다시 말해, 자기 집에서 2년 군생활 한 녀석은 신의 아들이라는 '군 면제'와 비교를 해도 오히려 우위를 점한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위의 보직들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까닭에 땡보로 분류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일반 군생활보다 편할 가능성은 엄청 높다)

그래서, 여러가지 상황들을 모두 종합해 주로 어떤 상황이 군대에서는 '편하다'고 할 수 있는지, 그 상황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총정리답게, 어느 보직을 콕 찝는 것이 아니라, 큰 흐름으로 분류를 나눠보고자 한다. 이름하여, 땡보의 특징 이다.  


1. 소수정예

인원이 적을 수록 유리하다. 특히 자신이 맡고 있는 일을 혼자 하는 경우, 앞서 나왔던 당번병이나 공관병, 그리고 스타운전병 등 까지 혼자 하는 일일 수록 편한 경우가 많다. 의무병의 경우, 일반 대대 의무병은 그닥 땡보가 아닌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다른 부대로 혼자 파견을 갈 경우, 이등병이라 하더라도 상대 부대의 병장과 맞먹는 레벨까지 올라가게 된다.

또 하나, 병원 입실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 의견엔 나도 백배 공감한다. 군대에서 아픈 것은 정말 서러운 일이지만, 크게 다치거나 생명이 위독하지 않은 이상 (예를들어 치질로 장기입원)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 도서관에는 책 있고, 365일 면회되고, 전화 언제든 마음껏 할 수 있고, 아무도 갈구지 않는 침대에 누워 군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인원이 어중간 할 경우 오히려 더 고달퍼 질 수도 있다. 근무를 서다보니 군생활이 끝났다는 j군(29세,무직)의 이야기처럼 사람이 부족한 곳은 늘 근무인원이 모자란 경우가 많다. 어중간한 숫자 보다는 차라리 많은 것이 나은 경우도 있는 것이다.


2. 풀린군번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가이들이라면, '꼬인군번'과 '풀린군번'의 개념이 부족하리라 생각된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학교에서 1학년이 파워가 있을까? 6학년이 파워가 있을까? 그렇다. 상명하복을 충실히 시행하는 군대에선 계급이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서열을 구성하는 인원들의 분포도 중요하다. 위에 12명 있고, 아래 15명 있는 병장과, 위에 4명 있고, 아래 23명 있는 상병 이라면, 상병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풀린군번' 이란 얘기다.

참고로 지난 이야기에 댓글로 달아주신 분은 제대하기 몇 달 전까지 앞에 9명의 고참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병장인데 뭐가 힘드냐고? 위에 고참이 많을 수록, 청소시간 걸레를 잡는 기간은 늘어날 것이고, 근무지원 등의 열외없이 훈련 참석해야 하며, 유격을 왕고가 될 수 있는 비극적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처음 자대에 배치받고 병장이 많고 이등병 쪽이 적다면 '풀린군번', 병장이 적고 이등병이 많다면 '꼬인군번'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수한 보직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수인계를 해주는 고참(사수)이 본인(부사수)과 차이가 많이 날 수록 좋다. 그 고참이 전역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책임져야 하는 일들도 많아지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병사들 위에는 간부가 있다.


3. 간부와 멀거나, 가깝거나

파견근무나 근무지원, 또는 tod나 gop등 독립되어 다른 간부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 때, 그 군생활은 편해지기도 한다. 비록 군대에서 느끼는 해방감이나 자유감은 사회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융통성 있는 군생활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마음이 힘든 것과 몸이 힘드 것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때, 대부분 차라리 몸이 힘든게 낫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그 '고립감' 마저도 '편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반대로, 스타(장군)운전병이나 공관병, 당번병등 높은 지위의 간부와 가까울 경우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보안(?)상 사연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참모총장과 가까운 곳에서 군생활을 했던 한 예비역의 댓글에는 일반 병사가 꿈도 못 꿀 생활들이 담겨있다. 중령만 지나가도 "대대장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렇게 외쳐야 했던 나 같은 예비역이 있는 반면, 대령을 '맘씨 좋고 착한 아저씨들'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예비역이 있다는 말이다.

몰디브 해변에서 썬텐이나 하는 군생활이라도, 싸이코패스와 함께라면 지옥같을 것이다. 하지만 콧물까지 얼어붙는 북극 같은 곳에서도 훈훈한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한 것, 그것이 진정한 '축복받은 군생활' 이라 하는 것이다.


4. 빽(인맥,혈연,지연)

이 부분을 쓸까 말까 상당히 고민했다. 세상은 항상 따뜻하게 자신을 감싸줄거라 생각하는 병아리 같은 가이들이 실질적으로 시궁창인 현실을 알았을 때, 가이들이 받을 데미지를 피하기 위해 적지 않을까 했지만 솔직해지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 부분도 적기로 한다.

빽이 있으면 군생활이 편하다는 것은 99.98%의 예비역들이 알고 있다. 왜, 현실에서도 이효리와 문자를 주고 받는 사이라고 하면 괜히 으쓱해 지는 것이고, 아는 형이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소위 '짱' 이라 불리는 존재라면 어깨에 힘 들어가지 않는가.

군대도 마찬가지다. 한 예비역의 댓글에 의하면 꽤 쓰리스타의 아들이 자신과 동기였는데 그 별의 아들이 복무하는 부대에 갑자기 '미니홈피 관리병' 이라는 것이 생기더니, 2년간 미니홈피를 관리하다가 그 병사가 전역한 후에는 그 보직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는 사람이 군 고위 관계자라고 무조건 편한 군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편하게 군생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도 해당된다. 나는 탤런트 연모씨와 훈련소까지 동기로 훈련 받았는데, 보충대에서 그 씹기도 힘든 밥을 수저로 먹고 있을때, 연모씨는 높은분들(?)과 젓가락짓을 해가며 따로 밥먹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유명 축구선수의 경우는 3박 4일간 축구공에 싸인만 하다가 훈련소로 갔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굳이 특정 보직으로 빠지지 않더라도, 일반 군생활을 하다 사고(?)를 쳐서 영창을 갈 경우, 찬란한 인맥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거나, 반성문을 쓰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같은 동네이거나 학교 선배거나 이런 사람들이 고참급일 경우 그들이 있는 동안 어느정도 보호를 받는 특혜를 누릴 수도 있다.

편법이나 편파적인 꼼수(?)를 쓰지 않더라도, 인맥이 찬란한 병사의 경우 주변에서 '알아서 모시는' 경향이 있다. 사단장과 아버지가 동창이라 종종 사단으로 불려가 양주를 마셨다는 댓글도 있었고, 정말 높은 분(?)의 아들이 자대에 가자 중대장이 자기 몸보다 더 소중하게 모셨(?)다는 댓글도 있었다.

일반 병사의 경우 자기 누나가 예쁘거나, 주변 친구들이 김태희 뺨치는 미모를 가진 경우, 편파와 편애적인 고참들의 보호로 편한 군생활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소개팅 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참과 그 여자분의 통화 정도는 시켜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참이 앙심을 품어 군생활이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


앞선 땡보특집편에 "뭐라도 좋으니, 제발 편한 보직을 알려달라." 라는 입대 준비중인 가이의 댓글이 있었다. 그 댓글을 읽은 예비역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넌 어딜가도 힘들 것이다."

저주의 말이 아니라, '편하고 싶다'라는 밑 빠진 독은 채울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이등병 때 제발 부대에 '난 알아요' 말고 최신곡을 부를 수 있는 노래방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병 때 콘테이너에 노래방기계가 들어왔지만, 막상 생기고 나니 인터넷도 하고 싶었다. 병장 때 부대 내 '사이버지식정보방' 이라는 pc방이 생겼다. 며칠 좋다가, 다 필요 없으니 집에 가고 싶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게 사람이라 '편한 군생활'을 추구하다보면 결국 어디서 뭘 하든지 그 밑 뚫린 마음을 충족할 순 없다는 얘기다.

또한, 편한 군생활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2년간 파리만 잡은 추억밖에 없는 당번병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제대 후 남들은 훈련 얘기에 팀을 튀며 이야기 하는데 자신은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할 이야기가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다 떠나서라도 함께 힘든 시기를 겪은 소중한 전우들, 사회에 나와서도 종종 연락하며 '그땐 그랬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형과 동생, 친구들. 그런 사람들도 없이 그저 몸은 편한 2년을 보냈다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지 않을까.

어디를 가도 마음먹기 마련이고, 처음만 어렵지 하다보면 다 할 수 있다. 군생활이 부담되거나 무섭거나 막연하거나 어??것 같다고 겁이 든다면, 내 친구 덕칠이도 하고 왔다는 걸 떠올리기 바란다. 덕칠이는 중학교 시절 만인이 사랑하던 퀸카 여학우에게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야, 잠깐 복도로 나와봐 할 말 있어"

라고 이야기 했다가,

"뭐야. 꺼져. 재수없어"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친구다. 그 후엔 급식소를 짓고 있던 관계로 도시락을 싸오거나 집이 가까운 친구들은 집에가서 밥을 먹고 오던 점심시간, 밥을 먹고 tv에서 해주던 피구왕 통키 재방송을 보다가 잠이들어 본의 아니게 무단 조퇴가 되기도 하고, 비오는 날 버스에서 덜컹거림에 우산을 휘둘렀다가 옆에 서있던 여학생 머리를 쳐서 기절 시키기도 한, 전설의 사나이다.

행동반경1m의 최근 게시물

밀리터리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