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작전을 수행할 의사가 있음을 암시할만한 북한군 동향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규모 병력 이동을 포함해 특정국가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은 없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매우 예측 불허이기 때문에 (보복 위협을) 상투적 수사로 치부하는 것도 현명한 태도는 아닐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행동을 간과할 수 없고 예의주시해야 한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11일(현지시간) NATO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브뤼셀을 찾은 자리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 답이다.
지금 당장 전쟁이 발발할 것 같지는 않으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6.25 발발 58년만에 또다시 '제2의 한국전' 발발 가능성이 국제사회에서 공개리에 언급되기 시작한 심각한 상황전개다.
재계에 나도는 '겁나는 음모론'
요즘 재계 사람들을 만나보면 "뒤숭숭하다"고 한다. 국내 정치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남북관계도 그렇고, 모든 게 불안하다는 거다. 특히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남북관계'다. 공개석상에서는 까놓고 얘기 못한다. 그러나 사석에서는 걱정들을 정말 많이 한다.
한 대그룹 산하 경제연구소의 고위관계자는 "남북간 긴장이 이렇게 높아지다가 정말 무력충돌이 발생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그러다 잘못되면 외국계 바람대로 한국경제가 초토화될 수도 있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재계 등지에 나돌아온 하나의 '음모론'을 소개했다.
지금 세계경제는 준공황 상태다. 각국이 엄청난 재정을 쏟아붓고 제로금리 정책을 취해 간신히 공황적 붕괴 상황은 막았으나, '과잉공급' 문제는 거의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GM, 크라이슬러 등 간판기업들이 속속 쓰러지고, 일본의 IT기업 등도 극한 위기를 겪고 있다. 문제는 '과잉공급'이 빠른 시간내 해소될 가능성은 전무하며, 해소 과정도 대단히 고통스러울 것이란 점이다. 경제전문가들이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으나 U자형 또는 L자형 장기불황을 전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준공황 상태에서 하루바삐 벗어날 수 있는 '절묘한 해법'이 나타나기를 갈망한다. 가장 좋은 해법은 '전쟁'이다. 30년대 세계대공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다름아닌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루스벨트의 뉴딜은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을뿐, 2차 대전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공황 탈출은 힘들었을 것이란 게 경제사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같은 세계대전은 꿈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강대국끼리 붙었다간 곧바로 핵전쟁으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한반도'가 위험하다는 게 경제연구소 관계자의 지적이었다.
한국은 세계의 주요 '생산기지'중 하나다. 반도체는 세계최대 생산국이고, 조선도 그렇고, 자동차도 세계 빅5에 속한다. 만약 이들 한국 기간산업이 전쟁 발발로 초토화되거나 생산시설이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면, 그날부터 세계경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세계주가 역시 수직폭등할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월가를 비롯한 전세계가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칠 것"이란 비유까지 썼다.
재계 "전쟁은 공멸"
또다른 대기업의 임원도 마찬가지 우려를 했다.
그는 "한 예로 경기도 기흥의 삼성전자 공장은 북한의 장사포 사정권 안에 놓여 있다"며 "장치 고장으로 생산라인이 잠시 멈춰도 반도체값이 폭등하는 마당에 전쟁이 발발해 삼성전자 공장이 타격을 입는다면 세계 반도체값은 수직폭등하며 미국,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한순간에 벌떡 일어설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재계가 평소 보수적인 것으로 보이나, 남북관계에 관한 한 기본생각은 절대 '전쟁 불가'"라며 "이는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지난 수십년간 일궈온 기업과 국가의 모든 부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프렌들리'의 위험한 '전쟁 통일론'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발하면 즉시 북을 격퇴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도발하면 북한은 망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호전적 주장을 펴, 민주당으로부터 "웬 북침통일 주장이냐"고 융단폭격을 받은 바 있다.
김 지사는 평소 기업활동에 저해가 되는 모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자타가 공인하는 '기업 프렌들리'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접한 대기업들은 펄쩍 뛰었다. 앞에서 말한 이유에서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친기업적 입장을 표명해온 김 지사답지 않은 너무 위험한 발상"이라며 "그런 식으로 한번 붙자는 식으로 나가다간 전쟁 발발 며칠 사이에 수많은 인명 피해가 나는 것은 물론, 기간산업이 치명타를 입으면서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방후 항간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아무도 믿지 말라는 얘기가 나돌았듯, 지금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북한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라며 "자칫 아차 실수했다간 주변강국들의 이해관계에 휘말리면서 우리 기업과 민족의 존망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 원로 외교관의 경고
수십년간 외교관 생활을 해온 한 외교전문가는 "남북 모두 오바마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취임초부터 최우선 외교순위를 아프가니스탄에 두고 있다. 전투병력을 증파하고 있고, 한국 등 우방들에게도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맨해튼 쌍둥이빌딩을 공격한 빈 라덴이 아프간에 숨어있기 때문일까. 한 요인은 되겠으나, 단순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 아프간은 탈레반이 80~90%를 장악한 상태다. 그냥 두면 곧 탈레반 수중에 들어갈 판이다. 아프간이 무너지면 다음 위험한 나라가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 내에 탈레반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키스탄에 핵무기 200개가 있다는 점이다. 파키스탄이 무너지면 200개의 핵무기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게 된다. 미국으로선 생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악몽이다. 오바마가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아프간 방어를 설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은 이처럼 핵무기에 관한 한, '관용은 없다'이다"라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대미협상용이라면 대화를 할 것이나, '핵 보유국'을 지향하는 게 분명하다면 아무리 대화를 중시하는 오바마라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벼랑끝 전술을 쓰는 북한은 이런 오바마의 생각을 잘 읽어야 하고, 전쟁이 나면 모든 게 잿더미가 될 우리도 감성에 흐르지 말고 전쟁을 막기 위한 고도의 이성적 외교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험악해지는 상황...'핫라인' 부재
지금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 임금을 4배 올리고 토지사용료는 31배를 올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의 공단 폐쇄 위기다. 마지막 남북 평화지대의 소멸이다.
특히 큰 위기는 남북간 대화 창구가 꽉 막혀있다는 점이다. 서해교전때는 양측 모두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나, 양국 지도자간 '핫라인'이 있어 전쟁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그 무렵 자주 방북했던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회장은 얼마 전 사석에서 "당시 우리군도 6명이 사망했지만 북한군은 200여명이나 죽어, 북한군부가 보복을 가하자고 강력주장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를 막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핫라인'도 없어, 자그마한 충돌도 걷잡을 수 없는 위기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남북 지도자 모두 민족적 관점, 역사적 관점에서 한반도의 위기를 관리하며, 특단의 '대화 결단'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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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이제 예비군 1년차인데...
요즘 돌아가는 남북한 정세가..전역를해도 불안불안하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