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명 광복군 출신의 이야기.

미연시다운족 작성일 09.08.10 17: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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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종묘 언저리의 한 허름한 사무실에서 광복군 3지대 출신의 K 장군을 뵈었습니다.
K장군은 김학규 장군(열린우리당 모 의원의 족보문제로 시끄러운 바로 그 분)의 부하로 1943년부터 1945년까지 광복군으로 활동한 애국지사입니다.

K장군은 광복이후에는 국군에 입대, 중대장과 대대장으로 6.25전장터를 누비면서 미아리방어전/다부동전투/운산전투 등에 참가, 북한군과 격전을 벌였고, 휴전후에는 36사단장/1군지사 사령관/1군 부사령관을 역임 했던 분입니다.

K장군은 이제는 채 다섯명도 남지 않은 광복군 출신 국군 예비역 장성(예 소장) 중의 한 명입니다. 김구선생의 아들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과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춘생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은 이제 거의 사회생활이 힘드실만큼 건강이 않좋은 상태입니다. 또다른 K장군과 함께 대담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광복군 출신 국군 예비역 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복군 출신 국군 장성을 다시 만나는 것은 어.려.운 기회라고 생각해서 꼭 필요한 말 이외에도 싱겁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질문을 드렸습니다. 여러가지 말이 오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의 한 토막


1.나의 우문

 

광복군 출신 중에서 초대 국방부장관과 국방부차관, 공군 참모총장 2명이 배출됐습니다. 하지만 유독 육군에서만 광복군 출신 참모총장이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적어도 김홍일 장군 같은 분은 참모총장을 하실만한 분이셨는데 말입니다. 광복군 출신으로서 일군이나 만군, 학병, 지원병 출신의 득세에 대해 울분 같은 것은 없으셨습니까?

2.K장군의 답변

 

나를 포함한 광복군들이 자리를 탐해서 국군에 입대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명예를 바래서 광복군에 투신한 것도 아닙니다. (장군의 답변은 짧지만 단호했다)

3. 나의 우문

 

이제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인생을 되돌아볼만한 연세이신데 어떠신지요?

4.K장군의 답변

 

광복군에서 활동한 것이나 국군에서 복무한 것이나 둘다 경제적 안정이나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자식들한테 민망할 때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한 일들이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고 믿습니다.
다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습니다. 광복군으로서는 자력으로 조국을 되찾지 못했고, 국군의 전투지휘관으로 6.25 당시 수많은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글출처: DEFENCE KOREA 우문현답님.

사진출처: 네이버검색.

 

사진은 광복군 창설초기 사열한 광복군 대원들의 모습입니다. 중국군 복장이 물씬 풍기지만.. 엄연한 광복군 사진입니다.

김학규 장군 당시 광복군 제3지대 지대장이셨던 분의 부하로서 광복군으로 계신분과의 대화를 언급하신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글을 보면.. 누구신지는 알수 없지만.. 결국 저렇기 때문에 독립운동도 할수 있고 나라를 위해 싸울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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