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1월 말에 입대해서 09.10월 말에 전역한 새내기에영,
폭파병이었는뎅, 어쩌다보니 취사병이 되어서 자대복구기간동안 취사병으로 살아왔는데
이것저것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등병때는 하루에 몇번이고 나를 죽이고 참으로 살고 어쩔땐 너무 힘들면
울기까기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시간을 흘려보내니, 이렇게 전역해 글을 쓰네욘..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2년 버텼지?' 라고 생각하며, 쓴웃음 짓네용
뭐 사실 2년도 채 안되는 시간이라 형님들에 비해 별거 아닌 시간이었지만,
군대가 저에게 소소한걸 변화시킨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뭔가를 얻었다기 보다는 깨달았다고 할까요?
원래 제가 가지고 있던 것이었는데, 철없어 잊고 살다가 '나도 이런 걸 할 줄 알았지...'
라고 생각이 드는게 있었습니다.
참는법이라든지, 한번 더 생각해보는거라든지, 상대와 대치할땐 먼저 한걸음 물러서는 거라든지..
그러다보니, 오히려 인생을 살면서 요령같은게 생긴거 같네요.
내가 대단해 보이려고 발악하지 않아도 인간관계에선 좀 더 성숙해졌다고 할까..
이렇게 있다보니, '오~ 너 내일 전역이네?' 라는 소대장 얘기에 정신이 번쩍! 하는 겁니다.
아~ 나도 집에가네...이런 날 안 올줄 알았는데..
그리고 전역당일날 아침에 중대원들이 도열해주고 친한사람들 한태 인사하고
혼자서 천천히 버스정류장까지 걸어나오는데,
그 화창하고 시원한날 눈물이 나더군요.
일부러 울려하지 않았는데 한두방을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겁니다.
그리곤 정류장에서 몇몇 군인들이 내 예비역마크를 보며,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는데
하나도 안기쁜거있죠?
언젠가 당당하게 개구리달고 함뿍 쪼개면서 우월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오히려 제가 그 군인들보다 작아지게 느껴지더군요.
너무 변해버린 세상과 곁에 남은 사람이라곤 가족과 17년부랄친구 하나뿐이네요.
솔직히 말해서 조금 그립기는 합니다.
제 인생에 그렇게 한 분야에 정상으로 우뚝서는 그런 날이 언제 있을까요?
언제 그렇게 뭔가에 최선을 다해보고, 언제 한번 진짜 내가 문 담배가 '쓰다' 라고 느껴질까요?
얻은게 없다보니,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공허함만 남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고,,,
자신이 없어졌다보다, 왠지 몸속에 균열이 일어난 기분이라고 하나요..?
그래도 저 보면서 제 존재를 익식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그 균열 조금식 다시 마춰나갈까 합니다.
만약 일그러진게 아니라면 좀 더 완벽하게 쌓아보려합니다.
구걸이라고 하셔도 좋아요.
제가 다시 시작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끔, 힘내라는 한마디만 해주세요.
그럼 저 평생 형님들 말씀 가슴속에 새기며, 싸워나가보겠습니다.
겨울이내요. 몸 건강하시고 이르지만 올해 못이룬 목표 내년에는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