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등학생들이 두발자율화를 외치던 시절,,
나도 그 속에서 함께 외치고 싶었다.
행군도, 혹한도, 온갖 작업도 다 참아낼 수 있다 생각했지만...
절대 포기가 쉽지 않았던 나의 상징 머리카락.....흑흑.. ㅠ.ㅠ
입대일이 다가오는 것은 곧 나의 머리카락과 이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 추운 겨울이었지만 내 머리는 금세 벌거숭이가 되어
찬바람을 맞아야만 했다.
머리카락과 이별의 시간을 갖지도 못한 채 쓸쓸히 훈련소로 뛰어 들어갔다.
벌거숭이 머리와 친숙해 질 즈음,
어느 날 선임이 나를 급히 부르며 이렇게 얘기했다.
김 이병!! 너 여기 좀 앉아 봐!! 우리 소대 잔재주 많기로 소문난 박 일병님
무슨 영문인지 바리캉을 들고선 나에게 썩소를 날리시는 게 아닌가..
내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왱~~ 하고 어디선가 위협적인 전기톱 진동 소리가
들려오더니만 그 소리는 나를 향해 점점 다가오고
기어코 나의 머리를 뜯기(?) 시작했다.;;
그제 서야 다른 선임들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나에게 얘기했다.
박 일병의 첫 작품이다.!!ㅋㅋ 뜨악!!
정말이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들었던 머리카락들이 바리캉에 의해 한 줌,
한 줌 뜯길 때 마다 내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했다.
그날 난 일명 교보재(?)가 되었던 것!!
듬성듬성 뜯겨진 부분들, 그 이외에는 3cm의 짧은 머리카락.. 머리 자르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다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함없을 우리 군인들의 벌거숭이 반삭..
매우 정감이 간다.
다들 저의 얘기에 동감 하실지 모르겠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