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해병대 대령이 운전병을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해 보직해임됐다.
해병대 2사단 운전병 이모(22) 상병은 사단 참모장인 오모 대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13일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이씨는 진정서에서 지난 10일 0시 40분쯤부터 2시간 동안 해병대 2사단 부근과 부대 안에서 오 대령으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 대령은 10일 새벽 부대 인근 회관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이씨가 모는 관용차를 타고 사단본부 관사로 돌아가던 중 네 차례 차를 세우게 한 뒤 이씨를 힘으로 제압하며 입술을 깨물어 입을 벌리게 하고 혀를 집어넣고, 이씨 바지를 벗겨 성기와 항문 등을 만지고 이씨 손을 자기 바지 속으로 강제로 집어넣어 성기를 만지게 했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오 대령이 자신을 강제로 성폭행하며 "가만히 안 있어" "명령이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오 대령은 날이 밝은 10일 오전에도 "어제 너랑 했던 거 생각해보니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껴 부대 뒷산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하려고 했으나 가지가 부러져 실패했고, 오 대령과 함께 자살하려고 차량 전선을 끊기도 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12일 대대장(소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지만, 대대장은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없었던 일로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씨 친척 안모(57)씨는 "13일 가족들이 부대를 찾아갔지만 부사단장(대령)은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참모장뿐만 아니라 이 상병도 사회에서 매장된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현재 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인권위와 함께 오 대령에 대한 감찰을 실시했다"며 "오 대령이 (이씨의 주장을)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인정하는 부분만 보더라도 계급과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를 했기 때문에 보직해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