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재미는 업ㅂ는얘기임.
예비군 갔다가 야전화장실(?)에서 거사를 치르니 옛 추억이 떠올랐다.
우리 예비군 선뱀들, 첫 훈련소 입소때 변비로 고생해본경험 있지않던가.
본인도 그중 하나였음. 밤에 술퍼먹고 낮에 자고 끼니도 제대로 안챙겨먹다가 입대해서 제시간에 자고 제시간에 일어나고 제시간에 밥챙겨먹는 생활에 적응이 안됬던게 똥이었다.
입소 이틀짜까지 죽도록 생지부?작성하고 인성검사하다가
사흘부터 각개전투 예비훈련인가 뭔가를 받았는데
평생 운동한번 안하던몸이 엄청나게 움직여대니 움직인만큼 엄청나게 먹었다.
그런데도 변소식이 없었다. 사흘째.
나흘째, 각개전투 교장으로 이동후 조교 통제 따라 훈련시작.
본인은 2007년 12월 겨울에 53사단 신교대에 입소를 했는데 정확히 24일, 크리스마스이브였다.
53사단 각개교장은 언덕과 산의 경계쯤 되는 고지를 점령하는코스로 되어있는데
6~7명으로 교번순으로 분대를 이루어 '분대~약진앞으로~'따위를 했던거같다.
목소리나 동작이 조교 맘에 안들면 백시키고 그런 상황.
한참 올라가는데 급똥이 마려웠다.
순간 하늘이 노랗다못해 점점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 조금만 힘에 부치면 비집고 나올 기세.
산등성이를 중간쯤 타고있어 내려갈수도없고, 다시 올라가기엔 너무 힘겨웠다.
다음코스로 동기들이 약진으로 돌격하는데 본인은 좌측 끝사로에서 이탈하였다. 조교고 뭐고 안보였다. 어차피 200명쯤되는 훈련병들이 거기를 돌아다니기때문에 나하나 빠진다고 잘 눈에띄지도 않는다.
수풀을 헤집고 뛰어나가서
쌌다.
미친듯이 쌌다.
4일만에 용변인데 비하여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짧은시간에 모든걸 쏟아냈다.
싸다가 똥산이 항문을 찌르는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 3보 전진해서 또쌌다.
지금생각하면 나즈막한 산등성이고, 나무로 최대한 은폐엄폐를 했다고 생각은 했지만 똥싸는 나를 본놈이 있을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주변에 마땅히 닦을것도 없었다. 마른 잎 몇가지를 주운뒤 대충 뒷처리를 하고 일어났다. 제대로 닦였을리 없지만 그때만한 쾌변이 없었던거같다.
당시 22세의 나이로 입대했는데, 스무살평생 그만한 똥은 못싸본것같다. 그 위엄 넘치는 압도적인 양이란...
수풀에 숨어 눈치를 보다가 '훈련은 전투다~' 하는 구호가 들려올대쯤 슬그머니 나가서 다른분대에 끼어서 아무일도없었던듯 올라갔다.
고지에는 민간인 사진기사 아저씨가 고지를 점령한 훈련병들의 사진을 찍어주고있었는데
때문에 당시 찍은 사진에는 분대원들 다 40~50번 교번인데 나만 186번이다.ㅋㅋ
그 사건은 그렇게 묻혀가나 했는데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다음날(크리스마스) 휴일이랍시고 종교활동으로 교회를 보내주던데, 문제는 교회를 갔다가 막사로 복귀했을때
우리생활관 조교가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얼차려를 시작했다
'어제 각개교장에 똥싼* 누구냐'
헐...걸렸구나...
첨에 한 10분정도는 모른척 버티다가
얼차려 강도가 점점 심해지니까 동기들한테 미안해서 자수를 하게 되더라...
'186번 훈련병! 제가 그랬슴다 너무 급해서그랬슴다 죄승함다'
조교왈 '한놈밖에 없나?'
훈련병들 '예그렇슴다'
'전부 막사앞에 5열종대 헤쳐모여
훈련병들 일제히 런
막사앞에서 시작된 얼차려
조교왈
'절대 한놈이 싼게 아니다. 빨리 자수해라.'
양이 좀 심하게 많았다 싶었는데...
2인이상의 범행이라고 단정지으셨나보다.
그렇게 밤새 공범은 나오지않은채 달밤에 체조만 하다가 크리스마스를 마쳤다.
조교님..
저혼자 싼거 맞심더.....
미안했다 동기*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