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좀 깁니다만, 제가 직접겪은 경험담입니다. 법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현재 나이는 30살이고, 2002년 군번입니다. 눈팅만 하다가 짱공에 능력자분들이 많아서 글을 써 봅니다.
이런 내용까지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통합병원 가기 전까진 군복무를 경남 진해에서 했습니다. 육군이에요.
그 부대가 아직까지 있는지 없는진 모르겠지만 정확한 위치를 밝히기가 꺼림칙하네요.
대략 위치는 해안가에 밀접해있고 작전시 미 항공모함이나 군수물자를 싣은 배가 부대 내 방파제로 들어오면,
부대 내의 유압크레인을 이용하여 컨테이너박스를 부대 내에 들어온 열차에 싣는 임무를 맡은 중대에요.
국군수송사령부 예하부대 그러니까 직할중대에요. 독립중대였죠. 상급부대는 부산에 있었구요. 바로 위 상급부대는 국수사였구요.
때는 2002년 12월 말 100일 휴가를 복귀하는 순간부터 일어났습니다.
저 포함 동기 두명과 함께 복귀를 했죠.
복귀하자마자 중대장이 호출을 하더군요. 저희는 중대장실로 불려갔죠.
중대장이 육사 출신에다 계급을 악이용해서 사병들이랑 부사관을 함께 굴리기로 유명한 상또 라이여서 왠지 두려웠드랬죠.
중대장 왈,
"너희가 휴가 간 사이에 누군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접속을 해서 우리 부대 내 가혹행위에 대해서 글을 올렸다."
그 독립중대는 특성상 인트라넷이 깔려있지 않은 중대였죠.
그러니 저희가 의심받는게 당연한 거였고,
적응을 못한 누군가가(즉, 이등병들) 외부에서 국방부 홈페이지에 소원수리를 썼다는 말인 거죠.
행보관까지
"크게 걸고 넘어질 일은 아니지만, 헌병대가 다녀갔고 내무실 분위기도 좋지않아. 빨리 말하고 끝내자."
잠시 후,
저희 셋에게 타이르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했는데 아무도 자기가 그런거라고 하지 않았죠.
그러다가 중대장이 행보관에게 밖에 나가서 소주를 사오라고 했죠.
독립중대 특성상 최고 지휘권자가 중대장이니 부대 내 술 반입금지에도 불구하고 행보관의 말은 먹혀들지도 않았어요.
"중대장이 사오라면 사오면 되는거지~ 무슨 말이 많아?!"
중대장은 남자들끼린 술먹고 그러다보면 다 풀린다고... 거기서부터가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술을 잘 못 마실 뿐더러 취하면 개가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술을 못한다 했더니 이 중대장 ㅅㅂㄹㅁ가
"그럼 니가 쓴거네?" "아닙니다!" "그럼 마셔!" 대충 이런 분위기로 술을 먹기 시작했죠.
안주도 없이 글라스 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서 원 샷을 하는 진풍경이 반복됬습니다.
그러다 필름이 끊기고 눈을 떠보니 제가 교보재실에 포박되어 있었고 옆에는 행보관이 의자에 앉아서 꿈벅꿈벅
저를 지켜보고 있었구요. 행보관이 포승줄을 풀어주며 거울을 보라고 그러는거에요.
거울을 보니 얼굴이 누구에게 얻어맞은듯 퉁퉁 부어있더라구요.
필름이 끊기면서 얼핏얼핏 어제 제가 개처럼 행동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중대장실 테이블을 군홧발로 뛰어넘어 "나 술 못 먹는다고 ㅆㅂㄹㅁ!!" 중대장 턱주가리를 날려버린 것이죠 -_-;
그리고 술김에 지휘관(중대장) 허리춤에 있는 권총을 빼서 창 밖으로 쏘고 정신을 잃었어요.
행보관 말로는 제 고참들이 총소리를 듣고 중대장실로 들어와서 저를 포박했고
구타한 것은 중대장이라고 하더군요. 정신을 잃은 저를 밟아버렸다고 했어요.
그 날 아버지만 진해로 오셨고, 아버지는 제 몰골을 보시곤 말을 잇지 못하시더라구요.
아버지는 다른 가족들에겐 함구하고 연락받자마자 오셨다고 했어요.
(아버지는 학생 시절, 씨름을 하시다 잘 못 넘어지셔서 나무 뿌리에 아킬레스 건이 박혀버려서 현역으로 복무를 못하시고 방위로 대체 복무를 하셔서 군대에 대해서 잘 모르십니다.)
그런데 중대장 이놈 설명이 더 가관인겁니다.
누군가 외부에서 우리 중대를 욕하는 글을 썼고 그 글을 쓴 사람이 저라는 겁니다.
저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미 어제의 사건으로 제 몰골은 엉망이고 증명할 방법도 없고
아버지는 일단 제가 상처가 너무 심하니 사설 병원으로 가서 치료하자는 말씀을 하셨고,
중대장은 부산에 있는 육군통합병원에 친분이 있는 군의관에게 연락을 해뒀으니 더블백을 싸서 그리로 가라고 했죠.
아버지는 군대에 대해서 모르시니 중대장이 하자는 대로 하자고 하셨구요.
저는 그 추운 겨울에 두돈 반 짐깐에 짐짝처럼 실려서 부산에 있는 육군통합병원으로 갔습니다.
아버지는 차로 뒤에서 따라오셨구요.
군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고 통합병원에 처음 가보는 저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 통합병원에 가는데 더블백을 싸라고 했을까요?
요즘도 아버지가 가끔 얼큰하게 약주하시고 들어오셔서 말씀하시는데 당시엔 중대장실 내의 분위기가 너무 고압적이어서 저를 데리고 나가지 못한게 후회하신다고 하시더라구요.
통합병원에 가니 정신과로 가라는 겁니다.
아버지와 저는 왜일까 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군의관을 만나는 즉시 풀려버렸죠.
중대장이 군의관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아버지도 저도 모릅니다.
정신에 문제가 있으니 입원을 하라는 말과 모든 서류상의 절차를 거쳤다는 거였죠.
면회는 한 달에 한번만 가능하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불문으로 하라고 했구요.
왠지 분위기가 멀쩡한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는 분위기랄까요?
그래서 아버지도 군의관이 하라는대로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때 통합병원에도 정신병동이 있다는 걸 첨 알았어요.
별의 별 *들이 다 오더라구요.
심지어는 중령 대령도 옵니다. 거의 대부분이 심한 훈련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입원을 한거죠.
치매에 걸린 노인처럼 가끔 제 정신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그건 빵상아줌마의 단골소재처럼 정말 가끔씩~
늘 제 정신이라면 정신병동으로 올 일도 없겠죠.
가장 기가 막힌 일이 화장실을 갈 때도 훈련병 시절처럼 전우조를 만들어서 같이 가게 만듭니다.
사고를 미연에 예방한다는 것이겠지만 멀쩡한 제가 봐도 전부 제 정신이 아닌데 왜 같이 가게 한건지 ㅡㅡ
정신병동은 운동을 빙자한 가혹행위가 매일같이 발생합니다.
아마도 저 빼고는 모두 * 것 같았어요.
정신병동 내에선 환자들 계급이 아무리 높아도 메딕이 통솔하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예외없이
운동을 빙자한 가혹행위가 발생합니다. 유격가면 받는 pt훈련을 매일같이 받곤 했지요.
매일매일이 지옥이었지요.
한 달에 한 번씩 면회시간이 찾아옵니다.
저는 실제로 그랬어요. 여기 계속 있다보면 진짜로 미쳐버릴 것 같다고.
군의관에게 말해서 의가사 제대 시켜 달라고 말해 달라고 했어요.
진짜로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환자를 학대하는 곳이라고.
근데 이게 또 웃기는 게 가족이 면회하면 환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군의관이 확인해서 문서로 남긴다더군요.
예외없이 면회가 끝나면 지옥이 시작되곤 했습니다.
아마 '쇼생크 탈출' 에서 모건 프리만이 심사위원인가(?)에게 적대적으로 말하다가
진심으로 말을 하니 석방을 시켜주는 장면이 있었죠.
하지만 저는 그저 그 곳을 벗어나고만 싶었습니다.
"이제 정신적인 충격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자대에 가면 누구보다 열심히 군생활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곤, 퇴원... 퇴원이었지만 저에겐 석방과도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다섯날 넘게 창 밖은 쇠철창살로 막아놨지, 유일한 통행로인 문들은 항상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지,
심지어는 그 문도 강철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자대 배치를 받은 진해의 그 독립중대로 갔습니다.
정신병동에 갔다왔더니 후임병들이 생겨 있었고, 중대 내의 선, 후임병들은 저를 무슨 정신병자 보듯이 대했고
중대장이 부산에 있는 상급부대로 전출가라는 명령을 내리더군요.
부산에 있는 상급부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정신병이 있다느니, 성격이 이상한 애라느니...
본부 중대로 전출을 갔습니다.
중대 내, 모든 사병들은 행정병이거나 운전병이었습니다.
말이 본부 중대지 저는 전출을 왔단 이유로 작업병이었습니다. 궂은 일은 제가 도맡아서 했죠.
다행히 거기서는 큰 문제없이 군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 와중에도 그 부대 지휘권자인 단장놈이 너는 정신병이 있으니 매 주 목요일마다 통합병원에 가라고해서
매 주마다 그 지긋지긋했던 정신병동으로 가서 군의관에게 상담을 받고 멀쩡한 저에게 신경안정제를 처방하고...
그러다 상병을 달고 2호봉 때쯤이었나, 부산 통합병원도 더 좋은 건물을 지어서 이사를 했더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진해에서 동기가 전출을 왔습니다.
저는 행정병들에게 부탁을 해서 왜 전출을 온 건지 알아 봐 달라고 했습니다.
전출을 보내면 공문이 오는데 그 공문을 행정과에 행정병들이 받으니까요.
진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죠. 그 동기놈 그 ㄱㅅㄲ가 소원수리를 썼던 놈이었어요.
제가 전출 와있는 동안 행보관과 소대장이 그 ㅅㄲ를 계속 관찰했다고 합니다.
그 ㅅㄲ 말투나 글을 쓰는 내용이 소원수리 내용과 너무 비슷해서 캐물으니 지가 그랬다고 했고,
그 땐 너무 힘들어서 자기를 합리화 시켰답니다.
그리고 제가 '왕따' 를 당했던 것처럼 그 놈도 '왕따' 를 당하고 전출을 왔던 것이지요.
제가 겪어도 되지 않을 일, 아버지가 느끼시지 않아도 됬을 위압감, 그 ㅅㄲ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최소한 사람이라면 사과 정도는 할 줄 알았건만, 일언반구도 하지 않기에
담배 한 대 피자고 소각장 뒤로 오라해서 죽빵을 날렸죠.
"니가 사람 ㅅㄲ 냐? 내가 너 땜에 어떤 고생을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니가 운이 나쁜 걸 왜 나한테 분풀이하는데?"
하 ㅡㅡ 이건 뭐 직접 안 겪어보신 분들은 답이 안나옵니다.
사회였으면 살인이라도 냈을 건데 군대라 어케 답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더 황당했던 건 그 중대장 ㄱㅅㄲ 한테도 아무런 연락이 안 오더라구요.
다행이었던 건 저에 대한 오해가 풀려서 중대에서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 거와 풀린 군번이라 견장을 찼다는 거?
근데 그건 의미없잖아요. 제가 그 동안 겪었던 일에 비하면 보상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한참 후에 그 중대장이 진급을 해서 저희 부대로 전출을 왔었어요.
저를 보더니 그저 "군 생활 잘하지?" 이게 끝입니다.
제가 말년 때 전출을 왔어요. 그리고 자이툰으로 파병에서 한국을 떴죠.
군생활 끝나고 사회에서 만난 100일 휴가 같이 갔던 동기를 일하다가 거래처에서 우연히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며 소원수리 썼던 그 ㅅㄲ는 요새 뭐하냐고 물어봤드랬죠.
"아~ 그 ㅅㄲ? 그 놈 집이 부산에서 알아주는 부자라던데 그 놈 제대하자마자 결혼하고 미국으로 이민갔어~ 몰랐냐?"
원인을 제공한 부산 살았던 최영관 그 ㄱㅅㄲ 를 고소해야할지
군부대 내에서 술을 먹여서 멀쩡한 사람 정신병자 만든 그 중대장 ㄱㅅㄲ를 고소해야할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제 이야기의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