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전작권 전환에 신중한 이유
written by. 김성만
전시작전통제권은 국방자주권이 아님은 군사 분야 門外漢도 아는 사실, 그래서 이들이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나선 것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2013년 5월 17일(현지시간) 2015년 말까지 한국 측에 전작권을 전환(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현재의 계획에 변함이 없지만 이를 위해서는 마지막 날까지 “확신이 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행은 이날 미국 하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전작권 전환 시기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 “현재의 계획은 2015년까지 전작권을 한국에 넘겨준다는 것”이라면서 “준비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작권 전환의) 시간표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마지막 날에 우리는 (전작권을 전환해도) 안전한지에 대해 확신을 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일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성 김 주한미국대사는 2013년 2월 20일 한국 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 전작권 전환 문제와 관련, “양국 정부는 한국군 역량이 개선됨에 따라 한국군에 더 많은 책임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따라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면서 “만약 한국 측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전작권을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작권 전환 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2015년에 한국이 과연 (전작권 전환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은 양국 정부 모두 한국군이 전작권을 받을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판단을 내릴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는 2006년부터 수차례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의 위험성을 말해왔다.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는 불가분(不可分)이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은 2012년 6월 14일에 한미연합사를 해체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한국군 장성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는 방안까지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12년 9월 21일 김희범 애틀랜타총영사 초청 만찬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안보상황 변화를 들어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미국이 동맹관계에 따라 자동 개입해야 하지만 그것(전작권 전환)이 된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며 “미군이 다시 개입하려고 하면 북한과 중국이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벨 사령관은 2013년 4월 20일 북한이 핵무장을 한 이상 한국은 앞으로 북한과의 전투나 협상에서 심각하게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전작권 전환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는 이런 권고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간다는 계획이다. 한미 정상(박근혜-오바마)은 2013년 5월 7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재확인했다. 미국 국방부는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너무 실망한 나머지 더 이상 권고를 하지 않을 것 같다. 미국 국무부가 이런 권고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미연합사가 전쟁 시에 반드시 필요한 기구임은 전쟁의 원칙과 전사(戰史)의 교훈이다. 6.25전쟁 시에도 연합사가 있었다. 한미연합사가 평시에 한국에 있는 것은 유엔군사령부에 군사력을 지원하여 정전협정을 관리하면서 전쟁재발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은 안보 자살행위다. 만약 2015년 12월 1일에 그대로 진행되면 한미 군사동맹은 크게 약화되고 한국은 외부의 위협에 의해 멸망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은 국방자주권이 아님은 군사 분야 문외한(門外漢)도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이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나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정부는 미국(국방부, 국무부)의 권고를 더 이상 간과(看過)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연합사를 해체하고 단독방위를 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 영국, 독일은 1949년 나토(NATO) 창설 시부터 나토연합사에 전작권을 위임해두고 연합방위를 추구하고 있다. 단독방위를 해오던 프랑스는 2009년에 나토연합사에 가입했다. 북한은 2013년 5월 1일 노동신문을 통해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의 연기 움직임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정부 간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아집(我執)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우리 국민은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 언론이 이를 알려야 한다. 전환 작업 진도가 70%에 달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konas.net)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