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구한 남자 - 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아르키포프(잠수함 이야기)

babyARA 작성일 13.06.10 06: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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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emil.chosun.com/nbrd/gallery/view.html?b_bbs_id=10044&pn=3&num=179209]

 

밑에 일본성공청년!!님이 올려주신 에드 해리스(옹)주연의 소련 잠수함 영화가 개봉한다길래, 소련 잠수함의 위험한 임무에 대한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아는 분은 아는 이야기고 재탕, 삼탕이지만요.


 

1962년 10월 14일~28일, 쿠바핵미사일위기: 쿠바에 만들어지는 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에 대해서, 미국과 소련간에 핵전쟁위기가 찾아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9월 20일 쿠바로 들어가는 소련 선박에 대해 검문을 실시하는 사실상의 해상봉쇄라는 강경책을 선언하고, 소련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핵미사일을 싣은 호송 선단을 쿠바로 파견합니다. 만약 미해군이 소련선박을 검색하게 되면 호위를 맡은 소련해군함정이 발포하게 되고 또는 정선에 불응하는 소련선박을 향해 미해군함정이 발포할 수 있었죠. 어느 한쪽이라도 발포하게 되면 핵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의 물밑접촉으로 쿠바의 소련 미사일과 이탈리아, 터키의 미국 미사일을 서로 철수하기로 합의하여 위기는 극적으로 해소됩니다.

 

그러나...소련 해군 소속 Foxtrot급 디젤잠수함 B-59호는 다른 소련 잠수함 몇 척과 함께 1962년 10월 소련의 호송 선단에 대한 엄호 임무를 부여받고 쿠바해역으로 떠납니다. 긴장감이 극에 달하던 10월 27일, 항공모함 USS 란돌프 호와 7척의 미해군 구축함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은 쿠바인근 해역에서 B-59호를 발견하고 강제로 부상시키기 위해 공해상임에도 연습용 폭뢰를 투하합니다. 계속되는 폭뢰폭발로 인해 강제 부상을 강요받던 B-59호는 미해군 구축함들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매우 깊이 잠수합니다. 몇일동안 모스크바로부터 아무런 지령을 받지 못했지만 미국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어서 아직 전쟁이 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던 B-59호는 깊이 잠수하자 어떤 외부 소식도 들을 수 없게 됩니다.

 

B-59호는 극지용 방한 장비를 장착한 상태에서 공기순환장치에 과부하가 걸려 함내 온도가 110도를 넘겨버렸고, 미국 구축함들은 "해머를 든 5명의 일꾼"처럼 B-59호의 선체에 액티브 소나를 쏘아댔습니다. 이런 지옥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사전경고없이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함장은 핵어뢰를 조립하여 미해군 구축함 중 하나를 조준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B-59호에는 3명의 고위장교가 타고 있었는데 함장 Valentin Grigorievitch Savitsky와 정치장교 Ivan Semonovich Maslennikov는 이미 전쟁이 발발하여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납득하고 B-59호에 탑재된 대함용 핵어뢰를 발사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부함장 Vasili Alexandrovich Arkhipov(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아르키포프)는 아직 전쟁이 발발한지 확신할 수 없다며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주장하죠. 3명의 고위장교가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않아 3명 모두 동의해야만 발사될 수 있는 핵어뢰 공격은 보류됩니다. 비록 아르키포프는 부함장이지만 같이 작전중이던 B-4, B-36, B-130을 포함한 잠수함 전대의 사령관이었기 때문에 함장과 동일한 계급이었습니다.

 

마침내 아르키포프는 수면으로 부상한다음 모스크바로부터 명령을 기다리자고 함장 Savitsky를 설득하는데 성공합니다. B-59호의 배터리는 거의다 방전되었고 공기를 순환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잠수함은 항모전단 한가운데 떠올라야만 했으며 모항으로 귀환을 시작합니다. 연습용 폭뢰를 통해 잠수함을 부상시키려는 워싱턴의 메세지는 B-59호에 전달되지 않았고, 소련 또한 사전경고를 받지 않았다며 항의하였습니다.

(부상한채 미해군에게 추적받으며 천천히 러시아 모항으로 향하는 B-59호) 

B-59호는 미해군 항모전단에게 치욕스런 항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살아남아 무사히 귀항했지만 별다른 환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당시 소련측 잠수함대 사령관이었던 어느 제독은 B-59호 승무원들에게 미 해군에게 항복하느니 차라리 침몰하지 그랬느냐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KCX님에게 감사) 그 후, 아르키포프는 소련 해군에서 복무를 계속해서 1981년에 해군중장까지 진급하였으며 1980년대 중반 퇴역합니다. 그는 1961년에 있었던 K-19호 방사능 유출 사고(영화 K-19 위도우 메이커에서 부함장으로 나온 사람이 이 글의 주인공인 아르키포프)의 후유증으로 인해 1998년 72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이러한 핵전쟁 일촉즉발의 위기는 그동안 비밀로 유지되다가 쿠바 핵미사일위기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마나라가 2002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 핵전쟁에 매우 근접했었다며 이런 내용을 털어놓아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다룬 The Man Who Saved The World -- Secrets of The Dead라는 다큐멘터리가 미국 공영방송 PBS에 의해 제작되어 2012년 10월에 방영되었습니다.

 

(추가 내용)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2차세계대전 말기였던 1945년에 아르키코프가 폭뢰투하병으로 근무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연습용 폭뢰와 진짜 폭뢰를 구분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추측하는 내용도 있더군요. 만약 연습용 폭뢰임을 간파하지 못했다면 토론에서 졌을테고 핵어뢰는 발사되었겠지요. 진짜 운이 좋았던 셈입니다. 

 

 

http://www.latinamericanstudies.org/cold-war/sovietsbomb.htm

http://en.wikipedia.org/wiki/Vasili_Arkhipov

http://www.examiner.com/review/the-man-who-saved-the-world-from-nuclear-armageddon-coming-to-pbs-october-23

http://www.thesun.co.uk/sol/homepage/features/4555032/Secret-hero-the-man-who-saved-the-world-from-World-War-III.html

http://www.kuriositas.com/2010/10/man-who-save-world.html



'유용원의 군사세계' 펌 화력터널님

http://bemil.chosun.com/nbrd/gallery/view.html?b_bbs_id=10044&pn=0&num=179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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