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군시절 기억이 하도 흉흉하고 해서 심심풀이로 글 올립니다.

지난 시절의 고충토로이나 혹은 자랑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으니 양해 바랍니다. 내용이 좀 길어요.

저는 최후방 ㅇㅇ 학교에서 중대 행정병으로 군 복무를 한 인원인데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중에

행정병 출신들도 많으시겠죠. 행정병의 많은 일 중에 이 시간에는 특별히 경계근무 편성 만을 놓고

조져볼까 합니다. 경계근무 편성하면서 하도 구역질을 많이 해서 저와 같은 상황에 있으셨던

또 다른 행정병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먼저 모든 행정병, 경계근무 편성간 동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려요소를 적어봅니다.

 1. 각 병사의 월간 경계 근무 횟수는 동일해야 할 것 (1~2회 정도의 차이는 가볍게 패스)

 2. 휴가자들과 외박자들을 사전에 파악해서 제외시킬 것

 3. 기타 경계근무 제외 인원을 숙지할 것 (취사병, 운전병 기타등등)

 4. 번초별 형평성 고려하여 편중되게 편성하지 말 것

 이 정도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전해들은 바로는 전방의 경계근무를 짤 때 이렇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엑셀로 함수값을 만들어서 짜는 곳도 있고, 더 단순한 방법은, 각번초에 순번을 매기고, 모든 병사에게 번호를 매긴 후

순차적으로 1번 부터 집어 넣는 것입니다. 주간 1번초에 1, 2번 병사 / 2번초에는 3, 4번 병사  이런 순으로 계속 매기다

보면 월간 투입횟수도 고르면서 번초별 형평성도 어느정도는 맞춰지겠지요. 제가 있던 부대는 하도 변칙요소가 많아서

소개!?좀 해 볼까 합니다.

 저희 중대는 인원이 120명 가량이었는데 이중 대부분인 100명 가량의 인원이 조교였습니다. 문제는 최후방이다 보니

경계근무보다 각 조교로서의 교육임무 수행이 더 중요하다는 부대 내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각 조교는 소속된 반이

있습니다. 반은 약 13개 정도 되는데 반별로 많게는 10명에서 적게는 2~3명의 인원이 편성되어 있지요. 각 반은 주특기

자체가 다르므로 교육내용도 완전히 다릅니다. 따라서 각 반의 교육일정이 모두 다르지요. 짐작하시겠지만

교육이 잡혀있는 반의 조교인원은 주간 경계근무에 투입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13개 반의 교육일정을 알고 있어야만

하죠. 교육있는 반의 경우에 불규칙하게 목요일 저녁에 야간교육이, 토요일 오전에 주말교육이 있습니다. 당연히

이 불규칙한 일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기본적인것 뿐만 아니라 저희 중대에 있었던

특별한 변칙 요소를 모두 적어 봅니다. 아래의 모든 사항이 고려 되어야 하죠.

1. 13개 반의 교육일정을 모두 알고 고려해야 함. (당연히 100명 조교 각 1인이 어느 반 소속인지도 알아야 함)

  => 이게 정말 미침

2. 각 반마다 목요일날 야간교육, 토요일에 주말교육이 있는지 확인해야 함

3. 120명의 휴가와 외출 외박을 고려해야 함

4. 위 사항과 동시에 번초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함 (최소 7회 근무 이내 같은 번초 투입 안됨 - 중대장 지시사항)

5. 당연히 동시에 월간 근무 투입횟수를 고르게 해야 함

6. 병기본 훈련은 1회 있을 때 마다 4개조로 나누어 편성 -  병기본 훈련자는 근무 편성 안됨

7. 전입신병은 전입 2주 이후 투입 가능

8. 취사병과 운전병, 예초병은 근무 열외

이 정도네요. 중대장 지시사항 이기도 했고 저 환경을 제가 바꿀수는 없었는데 제가 경계근무 편성 인수인계 받고

위 사항 고려해서 손수 수동으로 편성해 보니 1일치 근무 짜는데 40분이 걸리더군요.  하도 힘들어서

인트라넷 찾아서 경계근무 편성 프로그램도 찾아보곤 했는데 위 고려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들은

없더라고요. 정말 개고생 이었습니다. 상병초에 물려 받았는데 제 위로 모든 상병장들이 달려들어서 야간근무는

빼 달라고 하고 당직근무 투입자는 투입전 2주동안 경계근무 안 선다는 썩은 관습이 남아있어서 그거 뜯어 고치느라

욕좀 먹었고 위에서는 중대장님이 하도 편성실태 꼼꼼히 체크하셔서 말출 3~4일 전이 아니고서는 근무 들어감.

위에선 왜 안 넣냐고 욕하고 병사들은 넣었다고 인정머리 없는 놈이라 하고ㅋㅋㅋㅋ 지금이니깐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는 애기들이네요.

대한민국 병장 만기전역 한 모든 분들, 고생하지 않은 분이 어디있겠냐만은 여튼 하도 그때의 악몽이 뚜렷하게 떠올라서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다른 행정병 전우님들은 어떻하셧나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