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신' 제작 영상 내보내자 中 '젠-20' 신형 공개하며 맞불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언론을 통해 각각 자국의 신형기를 선보이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 한편에서 미국은 무려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조용히 스텔스 전략폭격기 개량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중국 일본이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해 스텔스기 개발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중국 관영 환구망(環球網)은 16일 중국이 독자 개발하는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의 새로운 원형기가 활주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2012호’라는 일련번호가 붙은 이 원형기가 공개된 것은 지난 3월 기존 2011호 원형기의 시험비행 장면이 포착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중국 당국은 2015년 말까지 10여 종의 시험 비행용 젠-20 원형기 제작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환구망은 젠-20의 잇따른 시험 비행은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개발이 일본에 한참 앞서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꼽히는 젠-20은 지난 2011년 첫 시험 비행을 실시했고 2017년께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젠-2-의 기체는 러시아 수호이 T-50이나 미국의 현 주력 스텔스 전투기 F-22보다 다소 큰 편이다. 엔진은 첫 시험비행한 1호기의 경우 러시아 새턴사의 117S 터보팬 엔진 2기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젠-20용 새 터보팬엔진인 WS-10G를 개발해 이후에는 이를 탑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 22.4m로 전투기로는 대형기에 속하는 젠-20은 공중전과 공대지, 공대함 공격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전투폭격기 등의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한 멀티기로 분류된다. 장착 무기는 각종 미사일을 비롯해 레이저 유도폭탄, GPS 유도폭탄, 위성공격 무기 등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전투행동반경도 1,800㎞ 정도로 상당히 넓다. 스텔스는 X밴드 레이더를 피하기 위한 기능을 중시하고 있으며 그 성능이 F-35나 T-50을 능가한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 전투기는 러시아의 미완성 스텔스 전투기인 미그 1.44나 미국 F-35 기술을 베꼈다는 지적이 적잖게 나왔다.
이에 앞서 일본은 지난 12일 민영방송 TBS 특집보도를 통해 자체 기술로 시험제작하는 스텔스 전투기 ‘신신’(心神ㆍATD-X)의 영상을 공개했다. 방위성이 발주해 미쓰비시중공업이 제작 중인 이 전투기는 올해 안에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제2차 세계대전 때 가미카제 특공대에서도 사용한 일본 주력 전투기 제로센(零戰)을 만든 회사. 게다가 신신은 바로 제로센을 만들었던 나고야 항공우주시스템제작소의 고마키미나미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쌍발 엔진인 신신은 미국이 연구장소 제공을 거부해 프랑스 시설을 빌려 적용한 스텔스 기능 외에도 민첩한 기동 능력이 눈에 띈다. 엔진은 IHI가 만든 애프터버너를 갖춘 트윈 터보 팬 방식(XF5-1)을 채용했으며 출력은 각각 5톤으로 총 10톤이다. 엔진마다 출력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엔진 추력편향 패트롤을 후방에 3장씩 붙여 놨다. 이 같은 엔진 조정과 비행 제어를 통합한 IFPC(합비행추진력제어) 기술을 이용해 기동력을 높인 신신은 비행체와 바람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각도(영각)가 50도를 넘어 속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기체 제어가 가능하도록 해 공중전 전투력을 높였다. 신신은 젠-20보다 작은 크기다.
신신은 일본이 2030년대에 들어 전력 배치를 목표로 잡고 있는 차세대(6세대) 전투기 F-3 생산을 위한 연구용 시험기 성격이 강하다. 신신에 적용해 시험한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은 자력 또는 국제개발 형태로 수년 안에 차세대 주력 전투기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