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일상들.

오트밀쿠키 작성일 14.12.04 02: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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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께 명함이라도 내밀수 있겠습니까만 저는 05군번 입니다.

파주에 있는 자주포 부대 본부 무전병 출신이고

군대 갔다온 남자는 누구나 그렇듯 예전 추억들을 떠올리죠.

제가 생활하던 막사는 아주 노후된 막사인데다가 한 내무실에 총 인원이 100명정도 상주하는

통합 막사 형태의 내무실이었습니다. 마치 훈련소와 같은...

(예전 쌍팔년도에 빼치카 때우던 내무실을 그대로 개조해서 사용했었죠. 심지어 관물대도 

일렬로 나무로 만들어진 그것이었습니다...)

어쨋거나....

특별한 작업이 없는 주말은 사회와 마찬가지로 아주 평화롭습니다.

무리를 지어 축구를 즐기기도 하고 내무실에서 빈둥대며 잡지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매주 꼭 해야할 일중 하나는 모포,포단,메트리스,베게등을 일광 건조 시키는 일인데

판초우의 여러개를 넓게 펼쳐서 깔개를 만든뒤 

(여기서도 선임병들의 a급 판초우의는 나오지 않죠. 정리하기도 귀찮고 판초우의가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그 기능이 상실되거든요.)

매트리스를 삼각형 모양으로 접어 마치 피자한판을 만들듯 모아두고 그 위에는 멋대로 포단과 

모포등을 덮어놓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군대는 참 위생적인 공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 사이 오손도손 모여 보급나온 연초를 태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휴게실에서 당구를 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당구다이는 아마도 행정보급관이 어디 망한 당구장에서 싼값에 가져온 물건이 아니었나 싶네요.

수평도 엉망이었고 쿠션도 제대로 안들어갔었죠.. ^^;)

px가서 짬뽕면과 각종 냉동 돌려서 회식도 하고....

가끔 좋은 당직사령이 있으면 전투복 대신 활동복에 야상만 걸치고 근무나가게 해줬던 기억도 나네요.

시간 날때마다 그림을 정말 많이 그렸습니다.

지금도 그림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전역날까지 하루하루 참고 견디게 해준게 그림이 아니었나 싶네요.

문득 옛날 생각나 두서없이 몇글자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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