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원제가 War of the World 인데 우리말 제목이 "우주전쟁" 이라서 좀 황당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그 유명한 고전 War of the World 라는걸 모르고 그냥 스필버그의 또 다른 새로운 SF 영화쯤으로 생각해서 조지루카스의 "스타워즈" 에 대한 기대감과 별반 다를것 없는 그런 종류의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지만, 이내 "문어발"들의 등장과 함께, 아 이거였구나 했습니다. ㅋㅋㅋ (각설하고) 여러 관람평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실망했다라고 표현한 부분들에 대해서 다분히 개인적인 반론을 해봅니다.
1. 가족애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물론 가족애가 담겨져 있는 영화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주전쟁에서의 가족애는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단지 가족간의 유대감일 뿐입니다. 분명한 점은 가족애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그 무시무시한 외계인을 등장시켜 엄청난 살육을 해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외계인들 앞에서 톰크루즈가 끝까지 자식들을 보호하려고 하는것은 "사랑" 이라는 것이 지배적이겠지만, 그러한 패닉 상태에서 인간은 본능적인 행동을 할 뿐입니다. 인간은 적 앞에서 그저 도망치는거 이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자동차를 얻기 위해서 서로 죽이고, 후반부에 생존을 위해서 톰크루즈 역시 살인을 하는....그런것들은 이성적이 아닌 본능적인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톰크루즈의 그런 무모하리만큼 절실한 자식들에 대한 보호본능은 말 그대로 본능적인 행동일 뿐이라는 상각입니다. 만약 이 영화가 가족애가 중심이 되었다면, "이벤트 호라이즌" 정도의 영화가 되어야 가족애가 중심이다 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결말이 허무하다 허무한 결말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외계인의 허무한 죽음을 말씀하시는데,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외계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이 대항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였다고 해도, 우주전쟁에서 보여지는 외계생물체의 과학문명에는 절대 따라갈 수 없다는것을 영화 초반부부터 알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상태에서 지구인들이 외계인에 대항할 만한 무기를 발견하게 되고, 외계인에 대한 응징이 시작되었다면, 우리가 최악의 SF 로 꼽는 "인디펜던스데이" 와 다를게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이런 결말도 생각해 볼 수 있죠, 톰크루즈에 의해서 발견된 "외계인 퇴치 방법" 으로 인해 영화 마지막 장면에 지구인들이 수류탄을 대량 생산하고, 다들 입에 안전핀을 몇개씩 물고 있고, 뒤에서는 문어발들이 뻥뻥 터지고 있는 장면....이건 아닐 겁니다. ㅋㅋㅋ ...(오히려 외계인 퇴치방법 장면이 이영화에서는 주제에 가장 어긋나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단순히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추가된듯한...흥행도 중요하긴 하겠으니...쩝)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 갑작스런 외계인들의 모습에 오히려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 이외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영화의 결말, 또는 해피앤딩을 위해서 약간은 조작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외계인의 자멸" 이라는것은 스필버그가 말하고 싶은 또다른 메세지가 느껴집니다. (인간의 노력도 아닌, 가족애로 인함도 아닌 말그대로 "자멸"... 자멸 직전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비춰졌으면 논란이 덜 일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인디펜던스데이에서의 미국덕에 살았다에 비해서...운이 좋아서 인류는 살았다...신의 축복은 인류에게...쩝...
3. 시리즈물로 제작되어야 한다. 우선 우주전쟁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점은 "미지의 적에 대한 공포" 입니다. 아직까지 외계인의 위력을 모르고 보다가, 외계인의 위력을 실감할때 왠지 모를 공포가 다가옵니다. 외계인에 대한 공포가 없다면, 영화는 너덜너덜해 질겁니다. 시리즈물로 제작된다면 속편에서는 그러한 공포에 이미 익숙해져 있어서, 제대로된 색깔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좀더 강력한 외계인이 출현한다고 해도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것입니다)
4. 에이리언 짝퉁??? 말도 안되서 반론하기도 싫네요...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주연배우들에게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것 같지만, 섬뜩하리만큼의 연기를 보여준 강력한 조연 "팀로빈스"의 연기가 너무나 강추입니다. 겉으로는 강한듯 하지만 한없이 약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너무도 리얼하게 연기해 주었습니다.
말재주가 없어서 제대로 못적은것 같지만, 기존의 리뷰를 보고 그저그런 영화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다시금 생각을 돌리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