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이 대작이라는 분들 왜 그러시는 건지?

ToRax 작성일 06.01.13 03: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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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킹콩은 확실히 최고수준의 cg기술을 보여줬고

스펙터클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상상초월이지만(스쿨 오브 락의 잭 블랙 씨던가? 그리고 피아니스트의 주인공, 이 두 분의 포스는 정말 최고구요, 나오미나 다른 조연들 한분 한분의 연기까지 모두 훌륭했어요)

내 인생 최고의 영화 베스트5나 대작 반열에 들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영화 중간중간 cg에 어색한 부분도 보였고(킹콩이 여주인공을 내려줄 때였나? 그리고 해골섬에서 배경처리..기타등등)
그리고 초반에 특수분장도 옥에티 원주민들의 피부가 처음엔 까맣더니 비가오니까 까만 분장이 다 지워지면서 살색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요새 cg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이런 수준의 cg를 보여주는 영화도 많잖아요? 많은 분들이 cg에서 점수를 주시던데, 물론 피터 잭슨 감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지만, 이제 자연스런 cg효과는 말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거죠.
이제 부자연스런 cg효과에 점수를 깎을 수는 있어도 자연스런 cg에 점수를 주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스토리나 배우들의 연기를 가지고 킹콩이라는 영화를 판단했는데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별 다섯개를 주고 싶네요. 캐스팅 자체가 연기력이 뛰어난 사람들만 캐스팅이 됐으니...
어떤 사람들은 잭 블랙(맞나?)씨가 코메디연기를 했다고 해서 감정 이입이 안된다고 하던데 저는 그런 분들 이해가 안되더군요. 캐릭터 자체가 조금 엉뚱한 캐릭터여서 그렇게 비춰졌나? 암튼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는 얘기는 몇번을 해도 부족하지 않군요.

하지만 스토리에서는 살짝 부족한 감이 있었죠. 저는 킹콩 죽을 때 울었다는 분들 솔직히 이해가 잘 안갑니다.
왜 슬프죠? 저는 킹콩이 죽을 때 아무런 생각도 안났습니다. 그냥 '죽었다' 이정도의 생각만 들더군요.
앤과의 로맨스 장면이 부족해서 콩의 죽음에 별다른 감정이입도 안됐고요. 세 시간 동안 앤하고 킹콩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과연 몇 십분이나 될까요. 피터 잭슨 감독은 벌레들이랑 싸우는 장면은 편집하거나 아예 촬영을 안하고 킹콩과 앤의 장면을 더 많이 넣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죽는 걸로는 조금도 슬프지 않는, 살짝 메마른 인간이거든요.. 저는 노트북이 오백배는 슬프더군요.(마지막에 잭 블랙의 대사에는 '뭉클'했지만...)

그리고 스토리가 너무 잘 알려져 있는 것도 재미 반감에 한 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문제는 반지의 제왕 때는 원작을 알고 있어서 오히려 재미있었던 반면에 킹콩은 그게 아니었다는 거죠.



그런데 왜 사람들이 '대작이다'라고 말하는 걸까요?
제 생각엔 사람들이 '이건 대작이야'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 잭슨 감독이 30년 동안 기다려온 영화. 사비를 털어(1억달러라 그런거 같은데..) 만든 영화. 그리고 여기저기서 '대작이다' 라고 말하고... 거기에 피터 잭슨이라는 브랜드 효과까지.
저는 이중에 피터 잭슨의 영화라는 브랜드 효과가 우리를 재미있게 '볼 수 밖에 없게 만든'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블리자드의 게임을 신봉하듯이, 피터잭슨의 영화=대작 이라는 방정식을 만들고 그 법칙에 맞추어 영화는 본 게 아닐까요..


한마디로 킹콩은 재미있는 영화고 볼만한 영화지만 꼭 봐야될 영화, 대작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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