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스크린쿼터에 대한 가정.

간큰토끼 작성일 06.02.18 16: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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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우선 이런 패러디게시판에 글올린건 죄송합니다. 지우라고 하시면 지우겠습니다

저는 스크린쿼터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중 하나 입니다
영화인들이 어쩌네 연기하는 꼬라지 봐라. 하는걸 떠나서 한국 영화 자체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쌀을 예로 스크린쿼터에 대해 설명해볼께요(끝까지 읽어보시고 리플 다세요)
1. 쌀개방을 합니다.
2. 미국의 값싸고 질 좋은 쌀(우리나라 쌀보다 질도 훨씬 좋답니다)들이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대하고 넓은 토양에서 전자동화 체제로 재배하기 때문이죠. 혹은 어마어마한 자본을 바탕으로 가격을 극히 낮춰 우리나라 농민들의 씨가 마를때까지 갈 수도 있구요)
3. 우리나라 농민들은 미국의 값싸고 질좋은 쌀에 대항할 수 없게 되자 쌀농사를 포기합니다(여러분들은 아무도 안사가는 쌀을 만드시겠어요?)
4. 이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면 미국의 쌀시장 점유율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게 됩니다.
5. 하지만 일반시민들은 예전보다 쌀의 질도 좋고 가격도 싸졌다고 만족해 하겠죠.
6. 그렇게 온국민이 미국의 값싸고 질좋은 쌀을 먹고 있을 있을 무렵부터 일이 시작되죠.
7. 이 때 미국이 쌀값을 마음대로 올리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혹은 다른일이 될 수도 있지요)
8. 우리나라 농부들이 다시 일 시작하면 된다구요...?
9. 몇년동안 퇴보한 우리나라 농업기술력으로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그동안 계속 쌀을 팔아온 미국의 기술력을 따라갈 수 있습니까? 그 때의 미국보다 더 맛있고 싸게 만들 자신 있습니까...?
10. 그 때 다시 쌀개방을 폐지한다고 해도 늦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쌀기술을 따라잡을 동안은 미국이 제멋대로 주무르는 쌀값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가서 밑바닥부터 다시 미국 쌀기술을 따라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15년" 이상이겠지요.

영화도 이것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릅니다.
1. 우선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합니다.
2. 미국의 훌륭한 영화들이 우리나라의 쓰레기 영화들을 해치우겠지요.
3. 시민들은 영화의 질이 높아졌다며 좋아합니다.
4. 우선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저도 쓰레기 영화는 싫어합니다.
5. 미국의 영화시장점유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6. 아니라구요? 한국영화도 훌륭한거 많은데 왜 그렇게 되냐구요?
7. 우리나라영화는 헐리우드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인걸 아셔야 합니다(몇몇 훌륭한 영화 빼고는...)
8. 위의 7번을 인정 못하는 바보와는 얘기하기 싫습니다.
9. 그렇게 미국의 영화시장 점유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도 시민들은 영화의 질이 좋아졌다고 좋아라 하겠지요.
10. 역시 또 지금부터 일이 시작됩니다.
11. 우리나라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접하는 문화 가운데 비중이 높은 게 바로 영화입니다.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미국의 영화들만을 보게되는 우리 청소년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12. 영화로 문화를 바꾸는 것은 가능한 일입니다.
13. 미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죽는다는 설정을 해봅시다.
14. 영화 중요부분에서 미국을 싫어하던 사람은 총맞아 죽었네요...? 하지만 비열한 사람이라 상관없군요. 또 미국을 싫어하던 사람이 칼로 난도질 당했네요. 하지만 이사람 역시 악당이라 상관없이 넘어갑니다. 미국을 싫어하던 사람이 비행기 추락으로 죽었네요. 이사람은 조금 착했지만 어쩔수 없네요 영화 설정이다 보니.
15. 이런식으로 강조는 안해도 어느정도 이런 설정이 무의식중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사람들의 인식은 "미국을 싫어하면 죽는다"로 각인될 수 있습니다.
16. 일종의 최면인데요. 미국의 모 유명영화들에 "배고픈가? 팝콘을 먹자~!"라는 문구를 넣으니 그 해 팝콘의 매출이 20%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것과 비슷한 원리지요.
17. 이렇게 대중적인 문화중 하나인 영화에서 미국이 우리나라 문화를 조종하게 된다면...
18. ......... 미국물에 들게 되겠지요. 질좋고 우수한 미국것만 입고 미국것만 먹고...
19. 상관 없다구요? 좋은 걸 쓰고 택하는 건 시민의 자유라구요? 좋습니다. 50년만 지나봅시다.
20. 50년이 지났습니다. 아버지세대부터 지금세대 까지 줄곧 미국것만 써온 집안도 생기는군요.
21. 그렇게 되면 태어날때부터 미국것만 쓰고 배운 사람들이 생기겠지요.
22. 그 세대들이 또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를 이끌겠지요.
23. 이 때 미국이 우리나라 물건 이거 좋은거 있는데 이거 써라. 저거 써라 합니다.
24.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게 당연 좋으니 미국것을 쓰겠지요.
25. 이렇게 어느 한쪽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위의 예를 든 쌀개방 했을 때와 같은 꼴 나겠지요.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명심해두세요.
질 좋고 우수한 미국영화들이 많이 들어오는게 어떻냐? 시민들에게 고를 권리를 달라. 등의 말씀을 하시는 분들! 조금 안좋더라도 우리나라 것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미국것이 좋고 훌륭하지만 그들은 여러분을 생각해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해꼬지 하고 사기도 치고 사람 칼로 찔러 죽이기도 하고 그래도... 같은나라 사람이잖습니까. 외국에 여행다녀오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외국에서 한국사람 만나면... 좀 싸가지 없어보이고 얼굴 못생기고 그래도 왠지... 정이 가지 않습니까...? 그게 한나라 사람이라는 인식입니다.
가까이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합니다만. 멀리 있을 때는 그리워지는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문화도 마찬가지 입니다. 항상 근처에 있을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막상 사라지고 나면 서러워질날이 올겁니다.
먼 훗날. 우리나라 사람 전체가 한국어 대신 영어를 더 많이 쓴다면...
아주 쬐...끔은 서럽지 않을까요...?
우리 문화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패. 스크린쿼터. 조금만 좋게 봐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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