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돈(2006) - 옥의 티가 이렇게 많아도 되나?

팬러브 작성일 06.08.02 21: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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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과거 포세이돈 영화에서는 볼수 없었던 화려한 특수효과는 대단한 볼거리였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짧아서일까? 주인공들간의 인간 관계는 단편적이고 감동이 없다.

하지만....무엇보다 내가 생각했던 이상의 옥의 티들...
나는 선박, 해양에 대해선 무뇌한이라 처음 영화를 볼 때만 해도 이상한 걸 못느꼈었다.
"원래, 저런 상황에선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 구나"하고 그냥 봤는데,


선박 관련 직종에 있거나 조선업 하는 분들은 영화보고 하도 기가 차서 거품물더라.
"거짓말을 해도 어느 정도로 해야지", "저런 것도 영화라도 만들었나?"...하면서 말이다.
그것도 국내는 물론 국제 초대형 화물선이나 크루즈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이라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어서 적어 보았다.

그들이 말하는 옥의 티인즉 이렇다. (나도 알고나서는 놀랐다.)
영화니까 그런거지 하고 넘어가도 되지만, 선박에 대한 지식은 알아두는게 좋으니까.


1. 배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폭발의 정체는?
대형 첨단 선박들은 주방용 가스가 아니면 폭발할 만한 물질이 없다. 더구나 호화여객선은 더더욱 그렇다.
근데 영화를 보면 주방이외도 배 전체 여기저기서 터지지 않는가?
테러가 나지 않는 이상 절대 불가능한 현상.

2. 휘발유 쓰는 여객선?
주인공들이 쓰러진 엘리베이터를 다리삼아 연회장을 건너갈 때 엔진이 천장에서 갑자기
떨어지고 곧이어 기름이 쏟아져 나온다. 바로 그후, 기름에 불이 확 붙어 폭발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선박에서 쓰는 기름은 디젤유 등으로 이 기름은 일부러 불을 붙이려 해도
잘 안붙는데 말이다. 감독은 크루즈에서 휘발유를 쓰는 줄 착각했었나 보다.

3. 환기구에 조여 있던 신비의(?) 나사
주인공들이 환기구로 빠져나가려다 끝에 창살이 단단하게 나사로 조여있던 장면을 기억할거다.

그런 나사는 나사용 기계를 써서 단단하게 죄는거라, 애는 커녕 어른남자조차도 기계없이는
절대 풀수 없다. 근데 어떻게 영화에서는 어린애가 손을 밖으로 빼서 목걸이를 드라이버삼아
그렇게 쉽게 돌린단 말인가? 그정도 괴력의 아이라면 출구찾아 헤멜 필요없이,
처음부터 배 철판을 주먹으로 뻥 뚫고 바로 탈출했을것이다.

그리고 나사가 박힌 위치를 보면, 원래는 통로 쪽이 아니라 환기구 안쪽에 박혀 있어야 하는데,
영화속에서는 배가 뒤집힌 상태란 걸 감독이 잠시 잊었는지, 나사가 주인공들과 반대인
바깥 통로쪽에 박혀있다. 즉, 환기구 밖으로 주인공들이 손을 내밀고 끙끙대는 쇼같은건
애초부터 할 필요가 없었던 거다.

4. 엔진이 꺼져도 돌아가는 프로펠러?
대형 선박은 뒤집히면 무조건 엔진이나 전원이 모두 자동적으로 꺼지게 되어있다.
근데 배가 거의 가라앉을 때까지도 돌아가는 프로펠러라니...
마지막에 프로펠러를 끄려고 조종실에 들어가 장렬하게 익사한 커트 러셀님의 장면은
쓸데없는 개죽음이었다.

5. 프로펠러와 통하는 통로가?
주인공들이 손잡이를 삑삑 돌려 작은 문을 열고는, 프로펠러가 있는 배 바깥으로 나가던 장면.

근데....대형 선박에는 애초부터 그런 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펠러로 통하는 구멍은
아예 없다는 얘기. 프로펠러는 물속에 잠기는 부분인데, 거기에 사람손으로 거뜬히 여는
구멍이 있으면 당장 타이타닉 꼴 난다.
즉, 프로펠러 구멍으로 탈출하다는 스토리 자체가 완전 거짓말.

6. 너무나 밝은 불빛들
엔진이 꺼지면 약한 비상등 이외에는 다 꺼지고 어둠에 싸이게 되어 있는데,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가는 곳은 모두 등이란 등은 다 켜진채로. 훤하다.
감독은 어쩌면 이 배 모든 시설이 건전지로 작동한다고 창의적인(?) 설정을 했는지도.

7. 알아서 척척 대기하는 구명 보트?
맨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배에서 뛰어내릴때, 바다 위에는 동그란 보트가 버젓이 떠 있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펴야만 펼쳐지는 보트가 어떻게 침몰하는 배옆에 곱게
저절로 펼쳐져 있단 말인가? 인공지능 보트도 아니고.

8. 너무나 길을 잘 찾는 주인공들?
대형 선박 내부는 복잡하고 미로같아서 그 배 설계자나 기능공조차도 지도를 보면서 겨우
찾아간다. 그런데 주인공들은 어떻게 벽에 붙어 있는 내부 구조 그림만 몇 번 보고
무엇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다 안단 말인가?
더구나 선박쪽과는 전혀 관련도 없는 캐릭터들이?

9. 주인공들은 모두 수영 국가대표들?
아무리 영화라지만 모두가 너무 수영을 잘하지 않는가?
잠수해서 그 먼거리도 거뜬히 지나가고, 짠 바닷물에서 말똥말똥 눈뜬채,
그 다급한 상황에서 숨을 저렇게 오래 참을 수 있다니...
수영선수나 선원들도 하기 힘든데 말이다.
차라리 '원피스' 캐릭터들을 캐스팅해서 영화 찍었으면 그러려니 하겠다.

10. 배 밑바닥으로 탈출이 가능한가?
천만에 말씀. 배 유리나 창문을 깨고 나가는 거라면 가능해도 두꺼운 철판으로
막힌 바닥쪽에는 아무것도 없음. 물이 조금도 새면 안되는 부분에다가 사람이
열수 있는 구멍을 왜 만들겠나?
차라리 옛날 포세이돈처럼 밑바닥을 절단해서 구멍을 뚫는 거는 가능하지.
즉, 이 영화가 실제 상황이었다면 주인공들은 모두 100% 죽었다.


알고 보는 거랑 모르고 보는 것은 이렇게 다르구나.

뭐....어차피 영화는 현실도 아니고... 배가 뒤집히는 장면이 너무 멋있게
만들어져서 그냥 눈감아 주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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