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서양요리를 조리하는 과정이 오프닝이었는데 "친절한 금자씨" 의 오프닝과 막연히 오버랩 되는건 나뿐이었나보다
미국의 80년대는 온통 소비의 여피문화로 점철된 시대였다. 로널드 레이건이라는 영화배우가 장기 집권하고 베트남전 전후의 상처는 이미 없다. 온통 호황인 경제 상황, 베이비붐, 여피문화에 의한 겉치레가 중시된 사치와 향락의 시대.
주인공 페트릭 베이트먼(크리스천 베일) 은 그 시대의 큰 선물을 한아름 받은 미국 상류층의 청년이다.
아버지가 CEO인 P&P(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론 P&G를 비꼰게 아닌가 싶다. 에린브로코비치의 그 기업이며 우리나라 인턴이 업무스트레스로 자살했다는 회사이며 외국계 회사중 입사하고 싶은 회사 1위)라는 대기업에 출근한다. 하버드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철없고 귀여운 약혼녀를 둔 그는 장폴고띠에, 아르마니, 베르사체, 리무진, 뉴욕 중심가의 맨션에서 살며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외모와 완벽한 육체를 끊임없이 가꾸며 나름대로 성실히(?)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것뿐 아무런 자극도 느끼지 못하는 여피적인 삻을 사는 그는 고작 같은 상류층 친구들과 가장 잘나가는 식당을 예약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멋진 명함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지, 가장 비싼 맨션에 사는 사람은 누구인지만을 경쟁의 대상으로 삼으며, 그에 대해 강렬한 적개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들먹이며 선의의 인간이라는 이미지를 내보이지만 권태로운 일상이 그에게 끊임없는 살인 충동을 부른다.
나르시즘, 아도니스 컴플렉스가 적절히 배합된 페트릭 베이트먼을 연기하는 크리스천베일은 완벽에 가깝다. 이퀄리브리엄, 레인오브파이어, 베트맨 그리고 최근 개봉한 프리스티지,
물론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 최고의 작품은 나에게는 역시
아메리칸 사이코다.
스타일리쉬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프닝, 레스토랑신 이후의 베이트먼의 생활 일부를 보여주는 샤워신 베이트먼의 그 표정과 말투는 역시 그 아니면 별로 생각나는 배우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영화는 잔인하다. 지극히 잔인하며 변태적인 성행위와 주인공의 위선은 소름이 돋을정도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강점은 사운드트랙에 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팝스타의 명곡들이 요소요소에 삽입되어있다.
난 엔딩 크레딧의 그 음악들을 전부 수집하여 지금 즐겨 듣고 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았기에 깊은 내용을 적진 않았다.
놓치고 싶지않은 최고의 영화이며 취향의 문제겠지만
추천하는 작품이다.
한번쯤 본다면 나와 같이 박수를 칠 사람과 구역질할 사람 무슨내용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