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천!볼까? 말까?( 리뷰있음 )

김희창 작성일 06.12.27 00: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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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오늘 저녁 강남 시티 극장에서 중천을 보았다. 친구는 로맨틱 할로데이를 보자고 했지만
나름대로 극장에서는 한국영화를 봐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억지로 친구를 이끌고
상영관을 들어왔다. 나름 시티극장을 자주 애용하는 편인데 극장 안이 이렇게 썰렁한적은 아마 조조 빼고 처음 본다. 그래도 기대를 하며 봤다...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다...

내가 맨 뒷자석 쪽에 앉아 있었기에 앞에 있는 사람들을 머릿수를 세어볼 수 있었는데 대략 40명 안팍의 사람들이 있었다. 영화끝나고 스크롤 올라가고,,, 사람들 웃으며 나왔다...그것이 어떤 웃움이라도 개인들의 취향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자신이 보기에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로맨틱 코미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천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제일 큰 것은 역시 시나리오였다. 장르가 무협판타지이기 때문에 웬만한건 관객들이 이해하며 넘어간다. 그러나 중간 중간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다고 느껴졌다. 물론 내가 이해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것이 감독이 의도적으로 함축했을 수 도 있다. 그래도 영화 30분 넘어갈 정도 되서는 컷이 몇 개 빠진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캐릭터가 생생하게 부각되지 못한 부분이다. 극중 허준호는 착한역에서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변신하지만 허준호가 그렇게 나쁜 놈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허준호가 영화 내내 욕탕에서 반신욕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재밌었다.)
오히려 몰입되지 않은 관객입장에서는 정우성과 허준호가 최후의 결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그냥 관찰자 입장에 취할 뿐인 것 같다.
또한 정우성과 김태희의 초월적인 사랑... 정우성이 김태희를 사랑한다라는것은 플래쉬백을 통해 잠깐 잠깐만 보여줄뿐 그 둘의 안타까운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결국 캐릭터 하나하나가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잊지 못한 채 따로 노는 수박겉핥기식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봤다.


하지만 놀란 부분도 많았다. 바로 C,G에 대해선 적어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도 비웃지 못할 것같다. 특히 마지막에 정우성이 오크들과의 결투 장면은 마지막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비쥬얼적인 미쟝센은 무협판타지라는 장르에 더욱더 힘을 보탠것 같이 보인다.개인적으로 한국영화중에 한국 사람손으로 이런 CG를 구현해 낸 영화는 보지 못했다.


내가 이 영화를 돈을 주고 보았음에도 비난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스텝들의 고생이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찍기가 얼마나 힘들던가,,,중국 올로케를 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컷한컷 C,G처리하며 얼마나 밤을 지새웠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누군가가 이영화를 추천하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써논 글처럼 딱히 모라고 얘기하기 곤란할것같다. 맛있는 음식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면, 굳이 영화를 보고 꼭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 사람이라면 추천에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를 공부하고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된 영화를 보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를 보며 하나하나 따져가며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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