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연대기, 초등학교때 소설책을 봤는데 그 세계관에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제가 책을 보면서 느꼈던 세계는 '루시가 간 세계'가 아니라 '동물들이 말을하고 아슬란이 있고 숲이 크고 비밀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작가 루이스는 책 맨 첫장에 이렇게 써놓았습니다
'루시에게.
사랑하는 루시, 이 이야기는 너를 위해 쓴거란다.'
왜 감독은 가장 중요한 이 부분을 잊은걸까요?
감독이 누군지 생각은 안나지만 아마도 이렇게 생각했을것같습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도 영화 몇편에 끝나는데 이 얇은 책 한권쯤이야.'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 달리 나니아 연대기는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동화입니다.
동화라는것이 어린이에게 재미와 교훈을 주는, 가장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동화에는 놓칠 말, 단어, 문장이 하나도 없는데 감독은 단지 소설인것으로 착각한겁니다.
영화 후반부에가서는 책을 본 저조차도 '저게 왜 지금 나오는거지?'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나니아 연대기 총 7권중 한권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만 최소한 영화 두편정도는 나와야 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부분은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는 부분입니다.
책에는 산타클로스가 비버 부인에게 선물로 재봉틀을, 비버에게는 새로운 댐을 만들어주었다고 나온걸로 기억하고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주고 그냥 떠나갔습니다.
여기서 영화와 소설이 동떨어지는 포인트가 생깁니다.
루이스는 종교인으로써 '예수와 만인 평등'을 '아슬란과 동물, 인간들'로 표현했는데, 루이스의 세계관인 인간과 동물이 평등한 세계를 무시하고 산타클로스는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준겁니다.
관객들로써는 '그렇구나'하겠지만 결국 그들은 루이스의 세계를 모르고 지나치는게 되어버립니다.
두번째는 아슬란
정말 실망했습니다. 그냥 '일반 사자'더군요. 엄숙함도 뭣도 없었습니다. 목소리도 너무 얇았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예수 대행자'인데 그정도로밖에 표현을 못한것은 정말 아쉽더군요. 예수를 안믿는 저조차도 이렇게 화나는데 책을 읽은 기독교인은 얼마나 실망할까요?
결국 결론은 '이 영화는 책을 표현하는 관점이 완전히 틀렸다'입니다.
'아, 나도 나니아에 살고싶어!'라는 마음을 전혀 갖게하지 못한점.
그저 반지의 제왕식 판타지로 성공하고싶은 감독의 욕심.
가장 아름답고 나니아다운것들을 모조리 빠뜨린 표현력.
판타지로써의 매력도, 동화로써의 매력도, 교훈도, 그래픽도 죄다 딸리는 영화입니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은 영화에 실망했어도 책을보면 장면이 떠오르곤 했는데
이건 뭐 워낙 책이랑 동떨어져있으니 책을 다시 읽어봐도 영화랑 같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들더군요.
차라리 다행이랄까요? 책이라도 즐길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