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그런지 원작을 보지 않으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원작을 보지 않아도 잘 알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름답게 향수의 모티프는 향수.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하는 향기. 냄새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에겐 5감이 있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이나 발로 느끼고, 맛보고, 코로 냄새를 맡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휘발성이 큰 감각이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이기에 이 영화의 모티프가 될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처음에는 설명해주지 않는 요소이지만,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에겐 냄새가 없었다. 이 책에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각인 냄새가 없는 것이다. 그 요인으로 인해 그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했다. 처음부터 어머니에게 받을 애정을 받지 못했고, 아이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또한 자신을 키워준 보모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 그에겐 자신이 온연히 가질 수 있는 것이 냄새였고, 또한 그에게는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 와중에 그는 사랑받는- 사랑스러운 여인들을 발견한다. 그 여자들에게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고유의 향기가 있었고, 그는 그것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것을 가질 수 있는 방법으로 향수제조인이 되고, 하나씩 하나씩 그녀들의 향기를 훔쳤다. 그리고 결국 그가 그녀들이 받는 사랑을 훔쳤지만, 자신의 사형대 위에서 자신이 원하던것은 그것이 아니란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는 온연히 자신을 향하는 애정을 받고싶었지 훔친 애정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 마지막의 결론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더 이상의 목적도 삶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 자신이 냄새가 없는 것을 그루누이는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고 그로인해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지 못하다는 것도 알고있었기에 그는 포기했다. 자신이 온 생을 지배한 그 사랑스러운 여인들의 향기와 함께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아마도 그의 사랑받음에 대한 열정이- 또한 재능이 그를 연쇄살인마로 만들었고 그는 결국 사랑받지 못하고 죽었다. 세상에는 이러한 사람이 많으리라(연쇄살인이나 냄새에 관련됨으로써가 아니라 사랑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고 결국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결국 사랑받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
나는 이 영화가 인간의 애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핍된 애정을 채우기위해 몸부림치는 그를 보면서, 당연히 받을 것을 받아왔다고 그렇게 느껴왔던 사랑이 세상의 어떤 사람들에게는 얻고싶어도 얻을 수 없는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영화 향수는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애정들이 과연 당연히 받아야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만들 수 있는 영화였다.
당신은 정말 당연히 받아야 할 사랑을 받고있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