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에서 그가 집어넣어 놓은 영화의 주제나 의미들을 모조리 찾아낸다는 것은,
쌀 한가마니를 엎어놓고 쌀알 갯수를 세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는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만드는
감독이니까요.
그가 숨겨놓은 모두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여러번 보고,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봐야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은 힘들겠지만, 단 한번 본 제 입장으로서 이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영화는 시대에 따른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와 그들과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과거 여성들을 의미하는 한 부류의 여성들과 현대사회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여성들 부류.
그렇게 2부류의 여성들이 나오죠.
그리고 마쵸의 상징인 커트러셀이 나옵니다. 그는 자기가 특별히 잘난것도 없는데 떠벌리면서 잘난체를 하고, 여성앞에서는
매우 신사적인 척을 하지만, 사실은 매우 난폭하고 여성을 무시하고 여성의 신체를 훼손시키면서 까지 자신의 성욕을 채우려
는 인간상입니다.
첫번째 부류의 여성들은 지방방송 라디오DJ를 제외하고는 모두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녀도 자신이 노력해
서 성공을 하기 보다는 영화감독에게 자신의 몸을 바치고 그 댓가로 성공하려고 하죠. 그녀들은 남자에 있어서 수동적입니다.
놀러가는 곳도 한 여성의 아버지에게 별장을 빌려서 놀러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무서워서 자신들의 남자친구들을
데려가지 못하죠.
그리고 그들이 놀때는 술과 마리화나, 남성이 꼭 필요합니다. 그녀들은 주체적으로 자신들(동성)끼리 놀지 못하죠. 겉으로는
남성들에게 강한척을 하지만(랩댄스를 추거나, 소파에서 관계를 안했다고 말하는 장면) 사실은 남성들의 노리개가 됩니다.
(결국 랩댄스를 추고, 또 남자친구가 관계를 갖자고 조르니까, 결국 차에 가서 관계를 갖는 장면)
또한 그들은 어리석죠. 마리화나를 피고 술까지 무진장 마셔놓고도 자동차를 몰고 갑니다.
그들앞에 바로 커트러셀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커트러셀의 생각대로 그녀들은 커트러셀의 성적 노리개가 되죠.
커트러셀은 무죄인 채로 살아남지만, 그녀들은 그의 희생양이 된채 죽어버리죠.
여기까지는 과거의 여성들이 마초적인 남성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서 노래를 들을때는 LP판으로 듣고,
영상도 70년대 영화를 보는 것처럼 화질이 안좋죠.(노이즈가 보이죠)
그 다음 장면에서 갑자기 영상이 흑백으로 바뀝니다. 바로 그장면에서 커트러셀이 등장하고 새로운 범행상대를 고르는 장면
이 나옵니다. 커트러셀의 행동이 현대의 여성들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 과거의 기록영화에서나 볼 구닥다리 행동이라는 것
을 보여주려고 흑백으로 영상을 처리한 것이지요.
그가 찾아낸 새로운 범행상대들은 그 전에 당했던 부류의 여성들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트러셀은 주저없이
그녀들을 범행대상으로 선택합니다.
하지만 그가 사라진 후에 영화는 다시 총천연색 영화가 됩니다. 이때의 화질은 아주 깨끗하죠.
바로 현대임을 나타내주는 것입니다.
시대는 변했습니다. 알파걸, 골드미스가 등장한 바로 21세기가 된 것이죠.(노래를 들을때 아이팟으로 듣는 세대죠)
그녀들은 당당하게 자신들만의 직업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몸을 버리는 술이나 마리화나를 피는 행동 대신에 몸에 좋은 쥬스
를 골라서마십니다. 또한 자신들의 일에 프라이드와 프로정신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여성들은 자기가 원하는 마리화나
를 얻기 위해서도 정당히 자신들이 사는게 아니라 얻어서 피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잡지가 있으면 당당
히 돈을 모아서 사는 행동을보이죠. 또 과거의 그녀는 영화감독과 사귀는 사이도 아님에도 자신의 몸을 주고, 또 그를 무작정
그리워하죠. 하지만 현대의 여성은 아무리 영화감독이라고 해도, 몸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관계를 갖지 않은 채 연애를 하고
싶어합니다.(자동차에서의 대화장면)
또 그녀들은 놀때도 남자들이 필요없죠. 단지 여성들끼리 놀면 되는 것입니다. 놀러가는 장소역시 아버지가 제공한 안전한
별장을 택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꿈을 직접 찾아내서, 새로운 모험의 장소(닷지 첼린지)로 향하게 됩니다.
이런 그녀들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커트러셀은 다가갑니다. 그녀들도 과거의 여성들처럼 당하기만 할꺼라 착각하고 말이죠.
물론 처음 당하는 일이라 그녀들은 당황하고 무서워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윽고 정신을 차린 그녀들은 커트러셀에게 당한
만큼, 아니 당한 것의 몇 배로 갚아주기 위해 그를 쫒아갑니다. 순순히 당해주는 순종적이고 어리석은 여성들이 아닌거죠.
그리고 커트러셀이 잘못을 빌지만, 결국 그녀들에게 잔인할정도로 맞으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들도 변하고 대하는 방법역시 변하기 마련입니다.
이제는 남녀평등시대, 아니 나아가서 여성상위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마초적인 무식한 방법으로 여성을
대해서는 안되죠.
주의!
아직도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여자에게 접근했다가는, 커트러셀처럼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