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동영상 [ Nesson Dorma & Paul Potts ]

사랑입니까 작성일 07.11.11 00: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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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이름으로 꽤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가 있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삽입돼 있는데, 파바로티를 세계 제일의 테너로 꼽는 데 큰 기여를 한 곡이라고 하죠. 그만큼 엄청난 음역대와 성량을 지닌 테너만이 맛깔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로 정평이 나 있는 곡이라고 합니다. 특히 맨 마지막의 'vincero' 부분은 테너가 낼 수 있는 최고(最高)의 음이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길게 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음처리 능력은 물론 발성과 호흡 또한 완벽해야 한다 하죠.

올초에 영화 <시 인사이드>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던 장면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nes* dorma'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스페인 서북부의 산악지대를 저공비행하며 대서양으로 날아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아리아의 내용은 그닥 상관없지만, 전신만비로 인해 반평생을 침대에 붙어 살던 주인공 라몬이 의지만은 자유로운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바다로 날아가가 다시 젊은 시절의 안식처였던 바다 속으로 들어가 보고픈 염원을 상징하는 듯싶었죠. 물론 그 바다는 자기에세 전신불수라는 치명적인 운명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죽음으로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종결하고픈 라몬의 염원이기도 합니다.

간만에 블로깅을 하다 재미있는 사연 하나를 발견했네요. 폴 포츠라고 하는 휴대폰 판매자로 평범하다기보다는 조금 불쌍해 보인다고 할 정도로 후줄근한 뚱뚱한 아저씨입니다. 죄민수를 연상케 하는 그는 재능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입니다. 그가 일반인이 출연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 오페라를 부른다고 하니 심사위원이 기도 안 찬다는 표정으로 어디 해 보시지 하는 눈빛으로 퉁명스레 시켜 봅니다. 하지만 이내 폴 포츠가 아리라의 첫 소절인 'nes* dorma nes* dorma'를 부르자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오페라 문외한 수준인 제게도 그런데 다른 이들의 귀에는 어떨까요.
 

 




이내 폴 포츠의 목에서 흘러나오는 'ma il mio mistero' 하는 부분에 이르면 관중들이 박수치며 환호하고, 삐딱하던 심사위원도 '저 인간 물건이었잖아' 하는 눈길로 조금 전의 편견을 머쓱해합니다. 특히 그 힘들다는 마지막 vincero vincero 부분까지 완벽히 소화해 내자, 모두가 환호하고 감격하고 난리가 납니다. 심사위원의 평도 칭찬 일색입니다. 저 또한 몇 차례 듣다 보니 이제는 김이 조금 빠졌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눈물 날 뻔했습니다. 물론 파바로티를 비롯한 전문 테너들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편집의 효과 때문인지 인지상정 때문인지 1990년에 열린 three tenor in rome 공연에서 다소 나이 먹은 파바로티가 부른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폴 포츠는 프로그램의 다음 라운드에서는 time to say goodbye를, 최종 라운드에서는 'nes* dorma'를 다시 불러 10만 파운드의 상금과 스타의 영예를 차지합니다. 말 그대로 인생대박이지요. 게다가 그가 그 자리에 서기까지 다한 갖은 노력은 그의 목소리를 더 빛내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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