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 - 미워요
날 다시 보고도, 그댄 아무렇지 않네요
참 편하겠어요, 그리 어른스런 사람이어서
*웃으라 하지 말아요,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
그 태연한 얼굴, 여태 예전 그대로군요
좋은 사람 만나, 그런 말을 자연스레 건네며
*
서로 품을 찾던 숱한 밤들도, 두근대던 새벽도
다 흩어졌나요, 내겐 살아있는데
살갗 깊숙이, 가슴 깊숙이
달라붙어 있는데, 지워지지 않는데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