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근로사업.나때 한창 IMF라 어수선하던 시절였다. 실업자가 너무 많아 그 대책으로 정부에서 기업에 일거리를 하청을 주면 기업은 그거 하청받는 대신에 실업자를 고용하고, 대신 정부에서 지원금으로 인건비의 일정액을 기업에 보조해 주는거다. 말이 그렇지 실업수당 그냥 주기는 뭐하니까 이렇게 나눠먹기가 된거다.
공공근로에도 여러가지가 있다.시청에서 일하는 것도 있고,쓰레기 치우는 것도 있고. 다만...이중에도 [정보화 공공근로사업] 이라하는 보직중의 보직이 있었다. 보통 이런일은 기업에서 개별적으로 공고를 내기에 재빠르게 구인공고를 보고 캐치를 해야 하는게 문제이기는 했다. 원래의 취지는 실업자 구제..였지만 심심한 백수나 제대후 복학자들이 무지하게 많았다.왜그런지 몰겠다.
대략 6개월을 일했다. 처음에 3개월은 어떤 엄청나게 큰 지하실에 컴터가 200대 정도 있는 곳에서 전자도서사업 뭐 어쩌고 하는 도서정보를 데이터로 입력을 하는 일였다. 근데 이미 정부에서 내준 일은 끝나 있었다.계약한 기간이 만료가 되질 않았는데 기업에서 어케 하다보니 벌써 일을 다 해버린거다. 근데 계약으로는 3개월을 더 하게 되어 있었으니 3개월을 더 고용을 할 수 밖에 없었던거다.그때 들어간 내가 한 일은...잤다.하루종일 그냥 잤다. 대신 아침 7시부터 오후2시까지다 .2시부턴 다른 사람들과 교대한다. 출근 시간이 좀 빡세긴 하지만 가서 자면 된다.다만 거기도 관리하는 넘이 있는지라 요령껏 자야된다.형식상으로는 남들이 이미 해놓은 일에 뭐 틀린게 있나 체크를 하는건데 암것도 모르고 교육도 안받은 사람들이 뭘 알겠나. 그냥 하는 척 하면서 시간만 때우는거지.관리쪽에서도 이거 알고 있지만 그냥 놔둔다.적당히 시간만 때우는거다. 당시 시급으로 계산하면 3500원 정도였다.월급으로 계산하면 얼마 안되지만 아침부터 잠을 쳐 자기 때문에 일 끝나고 다른 알바를 또 할 수가 있었다. 여기에 도 하나의 장점.여자가 졸라 많았다. 남:여 성비율이 2:8이다.게다가 아줌마들 없다.다 한창 무르익은 처녀들 밖에 읍었다.게다가 자리도 고정이 아니었다. 일하다 이쁜애 있음 바로 그 옆자리로 가서 작업 들어간다. '어빠가 짱깨 사줄게' 요거 졸라 구린데 막상 해보면 애들 좋아한다. 일하다 친해진 형이 있어서 그형이랑 애들 꼬셔서 노는 재미로 일했다. 요걸 3개월 하고나니 다른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 그래서 또 찾아봤다.정보화 공공근로.찾아보니 있더라.
이번일은 서적을 스캔해서 데이터화 하는건데 이것도 역시 일이 끝나있었다. 설상가상 내가 가서 일을 할 장소가 없었다.사람이 넘 많아서. 그래서 첫 출근날 디스켓 달랑 두장 들고 집으로 왔다. 집에서 해오랜다.한달 후에 디스켓 가지고 오고 확인하고 돈 준댄다.난 첨에 절라 쫄았다.을마나 빡세길래 한달이나 걸릴까.당시 집에 컴이 없어서 피씨방 가서 열어봤다. 달랑 텍스트 파일 20개다.그것도 파일 하나에 10페이지 짜리다. 요게 파일을 열면 위 아래로 구분이 되서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내 일은 위랑 아래랑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을 하는거다. 근데 요게 이미 다 해놓은 일이라 거의 틀릴 일이 읍다. 여기다 '복사+붙여넣기+맞춤법 검사' 요거면 대략 파일 하나 보는데 10분이면 땡이다.그렇다.4시간만에 다했다.한달치를. 요거하고 55만원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두달은 캐드로 지도 그리는 곳으로 들어갔다. 근데 여기 모인 사람들이 다들 쌩초보라 교육하는것만 한달이 걸렸다. 무신 교육이냐면...캐드 사용법.....ㅋㅋㅋ 여기다 컴맹들도 끼어 있어 한번 설명하고 질문을 1시간씩 받는 사태가 벌어진다. 컴좀 만져본 사람들은 그동안 할일이 없어 몰래 깔아논 스타로 점심내기나 벌인다.
교육 끝나고는 역시나...누가 그려놓은 지도보고 원본하고 틀린지 확인하는거다. 가끔 선이 삑사리 난게 있으면 확대해서 삑사리난거 조금씩 잘라주면 되는거다. 이게 정해진 분량이라는게 없어서 그냥 근무시간내에 하다가 못하면 그냥 가고 담날 또 하면 되는거다.이 맛에 사람들이 공무원을 하는가부다 했다. 요건 60만원씩 받았다. 근데 여긴 아줌마들이 넘 많았다.그냥 돈맛에 일했다.
마지막으로 ..요건 군입대전 한거다. 정부산하 kist 라는 조직이 있다.다 알거다 뭐하는건지.kaist가 아니다. 여기 서버실에서 일했다.당시 윈95가 막 들어오던 시절였다. 난 컴맹이라 암것도 몰랐다.내가 하는 일은 서버실에 사람들이 퇴근하고 난 후 저녁10시까지 5시간을 서버실에 앉아서 버티는거였다. 원래는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서버를 사용하는 연구기관이나 대학에서 전화가 오면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건데 내가 암것도 몰라서 그냥 '낼 아침에 직원오면 해드릴게요' 요게 다였다. 거기다 전화가 일주일에 3번 오면 많이 오는거다. 남는 시간에는 뭐했냐면 잠자기도 뭐하고 해서 나우누리로 채팅을 했다. 당시 요런 인터넷은 그렇게 널리 쓰이지 않던 시절이다. 나우누리도 물론 텔넷환경에서 썼다. 요렇게 3달을 일하다 너무 지겨워 관뒀다. 혼자 있으니 넘 심심하더라.여기는 밖에 나가면 안되서 밥은 자기가 준비를 해와야 했는데 난 이때 여기서 도시락 먹는 재미로 출근전 도시락 내가 만드는 재미에 3개월을 버텼었다. 여긴 65만원. 근무지에 여자 전무.그냥 여기도 돈맛에 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입대전까지는 ATM기계를 청소하는 일을 했다. 졸라 빡세게 보일거다.근데 그게 아니다. 다니다 보면 돈뽑는 기계가 전화박스처럼 부스에 들어 있는 것을 많이 봤을거다.난 이 곳을 청소만 해주면 되는거다. 그런데 알다시피 다들 돈만 뽑고 바로 나가는 곳이라 더러울 일이 없다. 스프레이로 찍찍 쏴주고 걸레로 쓱쓱 해주면 끝이다. 둘이서 한곳을 청소하는데 담배피우고 노가리 까고 대략 30분이면 끝이다. 요걸 하루에 3곳 정도를 돈다.직원이 차로 내려놓고 시간되면 온다. 다만 아침 7시까지 현지로 출근이라 아침잠은 못잤다. 대신 통근시간도 시급에 쳐줬다.시급은 당시로선 파격적인 5천원. 근무시간은 7시부터 12시까지였지만 2시간을 더 쳐줘서 7시간으로 계산하고 35000원씩 벌었다.실제 노동시간은 대략90분. 나머진 차타고 이동하고 노가리까는 시간들. 같이 일하는 애가 나보다 어린놈 였는데 죽이 잘맞아 맨날 같이 일 끝나면 놀러댕겼다.
이 외에 제대후 대박 알바도 했었지만 보안상 자세하게는 못쓰겠다. 대략...여긴 월급이 100만원에(주4일 근무)보너스까지 받았다.(6개월동안 100만원씩 두번) 일일 근무시간 12시간.식대무료. 일? 그냥 컴터가지고 노는거다.전문지식 필요없다. 컴터 킬줄만 알면 된다. 계속 이길로 나가볼까 했지만 내 장래를 위해 때려치고 학교댕겼다. 쫌만 더할꺼 가끔 후회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