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대학 1학년때였군요.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알바였는데 PC방 사장님이 나이도 젊고 저하고 말도 잘 통하고, 일단 아
주 착했습니다. 아주 잘 해주시더라구요. 첫 알바치곤 사장을 잘 만난거였죠.
근데... 신은 공평하지 않다라는 말도 있듯이 다른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알바 시작한지 4일 지났을때 왠 조폭같은 놈들이 오더군요. 근데 옷입은거 하며, 행새는 조폭 같던데 우람한 몸을 보니 비계살
이었습니다. 제가 헬스장을 좀 오래 다녀봐서 운동한 몸인지 아닌지 알아보거든요. 전혀 운동,싸움안하고 오직 배짱만 믿고
개기는 양아치였습니다. 허세만 가득찬...
첫날엔 3놈이 와서 그냥 세이클럽 좀 하다가 조용히 계산하고 갔는데 그 다음날 부턴 10명 이상씩
떼거지로 오는겁니다. 떼거지로 오는건 문제 없는데 이것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겁니다. 저보고 나가서 담배 사
오라고 하질 않나, 물떠오라고 하질 않나, 자판기가서 음료수 뽑아오라고 하질 않나, 것도 돈도 안주면서... 첨엔 일단 참았습
니다. 개겼다간 10명 넘는 넘들한테 다구리 쳐맞을께 뻔해서요. 사장도 몇일 지켜보면서 저보고 무조건 참으라고 하더군요.
이런 넘들 몇일 이러다 다신 안올거라고. 그렇게 꾹 참으며 일했는데 아예 계산도 안하고 외상으로 가더군요. 항상 그 중에 리
더같은 놈이 계산을 했는데 또 "외상 달아라"하고 연락처도 안주고 스윽 가는겁니다. 그게 3번째 외상이었는데 2번째 외상 하
더날 그날 돈 정산하던 사장한테 엄청 혼이 났거든요. 그래서 제가 따라나가면서 "계산 해주셔야 되는데요, 연락처라도 주세
요." 이러니깐 한넘이 절 벽에 밀치더니 "시벨넘이 약 처뭇나? 살기 싫나?" 협박하는겁니다.
그넘들 가고 나서 분한 마음에 입구 밖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마침 사장이 오더군요. 그래서 사장보고 다 좋은데 저것들 때
문에 도저히 일 못하겠다고 했죠. 그냥 때려치우고 싶다고... 그랬더니 사장이 남은 시간은 자기가 카운터 볼때니 가서 쉬라더
군요. 마음 풀라면서... 일단 집에가선 한번만 더 참아보자하고 담날 부터 다시 나갔죠.
이상하게 다음날 부터는 이것들이 코빼기도 안보이는겁니다. 그리고 일정시간마다 동네 지구대에서 순경들이 순찰을 오더군
요. 요즘 이상한 넘들 안오냐고 물어보면서... 아마도 사장이 신고한 모양입니다. 일단 전 살것같았죠. 그넘들 얼굴 보는것만
해도 먹은게 역류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조용히 일하던 어느날... 이것들이 또 온겁니다. 순경들이 막 순찰하고 간지, 한 30분도 안지났을 무렵이었죠. 마침 사
장도 은행갔다고 자리 비운 상태였는데 (그넘들은 그래도 사장이 같이 있을땐 좀 조용했습니다.) 좀 난감하데요. 한 6명이 왔
는데 2명 빼고는 첨 보는 놈들이었는데 그 중에 한넘이 앉자마자 야동을 보는겁니다. 근데 좋아요, 보는건 괜찮은데 스피커 볼
륨을 왕창 올려놓고 완전 대놓고 보는겁니다... 다른 손님들 다 쳐다보고 여자 손님들 계산하고 걍 나가버리고, 근데 전부 아
무얘기도 못하더군요. 지들도 무서우니까..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갔죠. "손님, 죄송한데 볼륨 소리 좀 줄여주시겠습니까?" 이랬더니 보는 넘 옆자리에 앉은 새끼
가 키보드를 엎고 제 멱살을 턱 잡더니 "니가 지금 돌았나? 이게 어디서..." 이러던 찰나에 보던 넘이 "야 됐다. 앉아라." 이러
면서 볼륨을 줄여줬습니다. 멱살 잡았던 넘은 "까불지마라." 이러면서 얌전해졌구요.
잠시 후에 사장이 오고 제가 좀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사장이 잠시 생각하더니 야동 보는 넘한테 가더군요.
둘이서 뭔 얘기를 하는데 첨엔 "우리 사장 쳐맞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웃으면서 얘길 하는거 보니 뭐 잘 끝났나 봅니다.
궁금해서 사장한테 무슨 얘기 했냐니깐 좀 자중해달란 식으로 얘길 하니깐 의외로 알았다고 했다네요....
그러고 나서 사장 볼일있다 사라지고 그넘들도 하나 둘씩 일어나면서 계산을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계산하던 넘 한말 땜에 저 그날로 그만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 낼 부터 내 친구들 많이 오니까 야동 좀 많이 깔아놔라."
밤에 사장한테 전화해서 진짜 못하겠다고 하고 담날 부턴 안나갔습니다.
사장도 좋고 집에서 먼 편도 아니고 돈도 잘 쳐주고 해서 참 좋았는데 거기가 하필 좀 우범지대 비스무리한 곳이라 불량배들땜에 첫 알바 단추를 잘 못끼웠던 경험입니다.
사실 위에 적은거 말고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세세하게 적을려면 너무나 큰 분량이라 그냥 이것만 하겠습니다.
요즘도 저런 넘들 있을지 모르겠지만 참 알바 처음 시작했던 2000년 7월... 그때는 제 기억에 오래 남을거 같습니다.
술자리에서 웃으면서 하는 얘기로 변모까지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