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인데 밝지가 않네요

tkden1 작성일 11.06.16 09: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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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9살이된 직장인입니다.

그러고 보니 짱공에 가입한지 꽤 오래되었는데 이렇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건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항상 즐거움만 있는 짱공에 제가 이런 글을 적게 될 줄은 몰랐네요.

오늘도 꿀꿀한 기분을 달래고자 짱공을 눈팅하다가 글을 써보네요.

제가 마땅히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사신 이글 쓰고 친구한테 고민을 털어보려고 해요)

짱공에 계신 인생 선배님들께 제 고민좀 말씀드려볼께요.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중학교때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가고 싶은 고등학교가 있어서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집안이 어려워서 진로상담을 할때 산업체 학교를 가라는 선생님의 조언으로 그곳에 간 후 제 인생은 좀 꼬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 원망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분도 제게 조언을 하시면서 마음 아프셨을태니까요.

그렇게 산업체를 간 후 그곳에서 일을 하다가 도저히 이건 내 길이 아니다 싶어 미달된 학교를 찾아서 원서를 넣고

버스를 2번 타고 학교를 가야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버스비도 못내고 방값도 제 나이로는 해결을 할 수가 없게되어

선생님의 우려처럼 학교를 관두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당장 생활비를 벌고 틈틈히 공부를 해서 대입검정고시 자격증도 따고 전문대도 가게되었습니다만

등록금도 비싸고 학업에 대한 의지도 줄어 졸업도 못하고 그만 다니게 되었어요.(휴학아닙니다)

이런저런 가정사 때문에 군대도 늦게가게되고 또 군대에서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일병전역을 하게 되었어요.

군대가기 전 사귄 여자친구 때문에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요

청담동이라는 엄청난 도시에 있는 고깃집에서 3년간 일했습니다.

사장님께서 제시해 주시는 비젼이 저의 현실과 맞고 해서 버텼는데 일이 틀어져버려 지금은 시골에 내려와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들께서는 위에 글만 읽으셔도 저란 놈이 어떤 놈이고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듯 싶네요.

맞습니다. 저를 합리화 하고 있어요. 저도 평범하게 남들처럼 학교다니고 공부했으면 이런 생활 안할태고

더 나은 생활을 하고 더 즐거운 일들이 있을꺼라 생각하고 있어요.

한편으론 막노동 뛰면서 서울대 가신분도 있고 동생들 뒷바라지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프신 부모님 뒷바리지 하시면서

성공하신 분들도 있으니 다 제 탓이라 생각도 드네요.

성격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생각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고 결심도 무너지고

의지가 약간게 바로 저랍니다.

요즘 시골에 내려와서 화학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이곳을 오게된 이유는 여기서 몇년만 버티면 제가 하청으로 있는 대기업 화학공장 정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입니다.

근데 제가 이제 갓 1년이 되어가는데 위에 순번도 장난이 아니구요. 그렇다가 막 뽑아가는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정직원들이나 그 윗선이나 "그렇게 하면 정직원 못되~" 라며 약점을 잡고 사람 피를 말립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두고 싶은데 제가 자격증도 없고 기술도 없어서 이거라도 해야지~ 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전 pc정비사도 되고 싶구요 커피전문점도 차리고 싶고 사진관도 차리고 싶습니다.

나이가 29이지만 아직도 제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해야하는지 딱 이거다 하는게 없으니 추진도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하루에도 몇번씩 절 피가 마르게 합니다.

대기업 정직원이 될수있다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는데 만약 안되면 어쩌죠?

그렇다고 29에 뭘 새로이 배워서 해보는건 정말 무리수 아닐까요?

당장 살집도 모아둔 돈도 배운것도 없는 제가 뭘 할수있을까요?

평생을 이렇게 살 자신없는데...

제가 좋아하고 정말 잘할 수 있는일이 있을 것 같은데...

선배님들도 인생을 사시면서 이런 뒤죽박죽 고민 해보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혼란스럽습니다...

욕심은 있는데 의욕은 없는건가요??

장문의 글을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말 대신 글로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았다는 사실에 속은 후련하네요.

야간일을 하고 퇴근한지라 이제 곧 잠이들고 깨어나면 또 웃으며 출근을 하겠지만 또 이런 생각들이

절 괴롭힌다는 걸 아니 잠자리가 편하지 않네요.

그래도 힘내고 멋지게 살기위해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

선배님들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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