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갈 길을 못찾고 있습니다....

COOLER 작성일 12.07.16 1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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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청년입니다.

 

현재 경기권 3년제 전문대 2학년 재학중입니다.

 

휴학문제로 고민입니다.

 

유학, 토익, 편입, 공무원.. 대표적인 휴학 사유이지요.

 

저는 이런 이유랑은 하등 관계없습니다.

 

그냥 쉬고싶습니다. 쉬면서 머리를 식히고 싶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풍파가 많았습니다.

 

청소년기 정체성이 자리잡히는 시절 더러운 꼴을 많이 당해서인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를 했습니다.

 

말이 재수지 그냥 폐인처럼 지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 내내 너무 지쳐있어서 대학 갈 엄두는 안나고, 당시 몸이 너무 허해져서 군대도 못가고 결국에는 재수생이라는 허울만 걸치고 허송세월만 보냈지요.

 

그렇게 마이너스 생활을 했으니 수능성적이야 잘 나와겠습니까.. 어떻게 어떻게 해서 전문대 중에선 그나마 인지도 있는 경기권 전문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더 늦기전에 군대 갔다와야할 것 같아 바로 휴학기 내고 입대했습니다.

 

공군이라서 복무기간이 길었고 3월 제대하자마자 쉴 틈도 없이 복학했습니다.

 

전공은 다행히 저한테 맞았습니다. 학점관리도 잘 했습니다. 장학금도 받았구요.

 

하지만 학교 다니는 내내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등록금이 아까울 정도로 커리큘럼이 형편없었습니다. 책 사서 혼자 독학하는게 나을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분위기도 놀자판에 수업, 담배, 수업, 담배.. 끝나면 피시방, 술..

 

졸업장 따기 위해 다닌다는 느낌밖에 안들더라구요. 번듯한 4년제 대학이라면 그렇게 다녀서라도 졸업장 따면 남는 장사지만 사방에서 무시당하는 전문대 졸업장 따려고 이렇게 다녀야하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가장 컸던건 제 멘탈입니다. 앞서 적은 것 처럼 고등학생 때부터 쭉 실패만 경험해와서인지 멘탈 자체가 굉장히 약합니다. 학교생활 뿐만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내내 극도의 스트레스와 피로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렇다고 학교생활 적응 못하는 히키코모리는 아닙니다. 학교생활 잘 하고, 교우관계 좋고, 자기개발 열심히 하고.. 그냥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대학생입니다. 하지만 속은 곪아가고있는거지요..

 

정말 간절했습니다. 1년간 쉬면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여행도 다니고 제가 하고싶은 것들 하면서 머리를 좀 식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스물넷에 전문대 2학년.. 나이도 나이일 뿐더러 졸업반도 아닙니다. 거기다 남들보다 1년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릴 엄두가 안나더군요..

 

저희 집, 지극히 평범합니다. 가족들 중에 문제있는 사람도 없고(궂이 따지자면 제가 제일 문제거리지요), 집안형편은 부유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것도 없는 좋게말하면 중산층입니다. 말그대로 아주 지극히 정상적이고 무난하게 살아온 집안입니다.

 

그래서 더욱 말 꺼내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집에선 저 역시 무난하게 가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학점관리 잘해서 졸업하고 취업하는거 말입니다.

 

정답을 모르겠습니다. 정말 정석은 이대로 학교다니는거겠지요. 결과적으로 봤을때 이게 가장 이상적일거 같구요..

너무 답답합니다. 인생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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