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답답해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27살 남자이고 주변사람과 대화할 때 문제가 있습니다.
주변사람들이 문제인지 제가 문제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가령 무슨 얘기를 할 때 (절대 논쟁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대화를 진행하진 않습니다.)
저는 나이 차가 많이 나든지 그렇지 않든지 상대방의 의견에 공감하려는 태도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감은 상대방의 의견을 끝까지 듣고 그 상황에 맞는 이해와 제스쳐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 하더라도 맞다 틀리다로 선을 긋지 않고 타협하거나 공통된 의견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수렴하자는 취지입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상황을 개진하기 위해서 제 의견을 양보할 때가 있는데
상대방은 제가 논쟁에서 졌다. "아까 인정해놓고 말을 바꾼다". 또는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해야되냐?"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 주변 많은 사람들은 공감이 아니라 저와 논쟁을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건 단순히 심각한 (정치,경제,종교,가족사) 에 관한 얘기들이 아닙니다.
제가 무슨 얘기를 하면 상대방은 그에 반대되는 상황을 예로 들거나 비약적인 예제를 추가합니다.
오늘 회사 후배와 나눈 얘기를 적어보겠습니다.
11일정전협정 백지화에 관해서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회사 후배는 전쟁이 날까봐 무섭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쟁이 나는게 왜 무섭냐고 물었습니다.
회사 후배는 죽을까봐 무섭다고 하였고, 저는 죽음에 대해서 무섭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나이들어가면서 무서운게 점점 없어져간다고 얘기했고
후배가 무서운게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갑자기 이 녀석이 죽으면 지옥에 갈까봐 안무섭냐? 전쟁날때 고문당하는 모습은 안무섭냐?
이건 무섭지않냐? 저건 무섭지 않냐? 계속 비약적인 예제를 들면서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건 너가 그러한 상상을 해서 무섭다고 얘기했고 나는 실제로 그러한 일을 경험하지도 않았는데
왜 무섭다고 느끼고 두렵다고 느끼는지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상상을 하는게 더 무섭다고 말했어요.
결국 이 녀석과의 대화 논쟁은 무서운게 있는지 없는지 계속 증명하는 식으로 얘기가 끝났습니다.
무슨 대화를 나누는 진전도 없고 보람도 없고 중학교 고등학교때나 대화하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뭐가 맞다 뭐가 틀렸다 내기할래? 얼마빵?
이미 이런식으로 인식이 되어 이 후배녀석과 제 중학교 친구들과 대화할때 이상하게 다수의 의견을 내세우며
제가 틀렸다고 말을 하는 쪽으로 몰아가거나 말 꼬투리를 잡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자들이랑 대화하거나 선배, 친한 형들과 대화할때는 그러한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제가 이러한 이유로 상담을 할때도 위 사람들도 제가 고집이 세다는 건 맞지만, 대화할때 맞다 틀리다 논쟁할 거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끝으로 오늘 후배와의 대화에서 제가 못했던 얘기를 적어봅니다.
저는 전쟁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전쟁을 두려워하기만 하는 제 또래들이 더 무섭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하는 사람들 보단, 또 다시 침략당하여 나라를 잃을까 무섭습니다.
저는 무섭다고 느끼는 것이 개개인의 차이도 있겠지만 상황과 사물에대한 상대적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죽는게 무섭다고 느끼겠지만, 자신을 속이고 처해진 상황을 합리화해버릴까봐 제 자신이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목숨을 잃는것보다 누군가를 배신하고 배반하는 일이 더 무섭습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전쟁이 무섭지않다고 말한것이었는데
분명히 이렇게 말하면 (말이바뀐다, 또 과장한다,) <-- 대화상대들이 이렇게 말할껍니다.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거 대화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인가요? 여기서라도 정신적인 감정을 받고싶습니다.
지금 몹시 진지해서 새벽 이 시간에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