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진지한 인생상담

benet 작성일 13.11.27 22:10:27
댓글 8조회 2,396추천 7

안녕하세요 이제 곧 23살로 접어드는 어린 청년입니다.

글이 좀 길것 같네요,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17살 고등학교에 입학 할 떄 즈음,

꿈은 만화가였지만 하루에 그림 한 장도 그리지 않고 약한 애들이나 괴롭히고

담배,술을 달고 살고 여잘 우습게 알고 가출을 밥 먹듯이 일삼던 중학생 때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제 부터 마음 단단히 먹고 열심히 공부해보자..

비록 실업계 고등학교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서 어릴 떄 부터 이혼하신 우리 부모님 다시

재혼 시켜서 오손도손 잘 살고싶다..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요즘 말 하는 '나쁜친구' 중 몇몇 빼곤 연락을 거의 피하다시피 지냈습니다.

고등학교를 들어가고 이제 친구도 없고.. 취미생활도 가질 겸

관악부(악대부)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없어서 시작했던 부 활동이 어느샌가 하루 종일 이것만 보고 있더라구요.

너무나 재밌었고 욕만 먹던 터에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인정' 이라는 걸 받아보니

기분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당연히 열심히 했죠.

등교를 하기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새벽 5시 쯤 부터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학교가서 악기 연습을 하고 수업시간엔 또 그렇듯 잠을..자고 마치고 나선 막차 타고 집에 갈때 까지 연습했습니다.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연주회가 잡히면 주변에서 "쟤 실력 좋네" 라거나 다른 선생님들 께선

"너 정말 재능있는데 한번 전문적으로 배워보지 않을래?" 라며 절 흔들어 놨습니다.

물론 돈 벌려고 입발린 말을 하는 경우일수도 있겠지만 연주회를 하다,

어떤 곡에서 잠시 나오는 솔로파트, 그 다음은 곡 하나 전체를 저의 솔로 곡으로..

점점 성장해가면서 뭔가 생전 느껴보지도 못 했던 자신감이란걸 가지게되고

어릴 때 부터 환경이 썩 좋지마는 않게 자라서 우울했던 성격도 점점 벗어나게 되었죠.

그렇게 저는 아버지께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 라며 몇 달 동안 아버지를 귀찮게 했고

아버지께선 "그냥 취미로 하면 안 되겠느냐.. 딴따라 그거 해서 돈은 벌겠느냐" 라는 말로 노래를 부르셨죠. 하지만

결국엔 허락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죠 새 악기를 샀을 때 라던가

1:1 레슨을 받고 나서 연습실 방에선 절 슬쩍슬쩍 쳐다보며 견제를 당할 떄 라던가..

난 정말 재능이 있고 음악을 사랑했기 때문에 이게 제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클래식을 배우다 도중 재즈로 갈아타긴 했지만..;;

방학 때면 아침 8~9시 부터 새벽 1~2시 까지 미친듯이 연습했습니다.

집안 형편은 저 떄문에 점점 기울어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죠.

원체 제가 몸이 좀 약한 편이라 매달 들어가는 병원비, 레슨비, 차비,식비

지금 대충 계산 해봐도 100만원이 넘어버리는 말도 안되는 비용을

1년 안되게 집에서 저를 밀어주셨죠.

'난 꼭 잘 돼야 해' 라는 생각을 가지곤 하루에 3~4시간 밖에 자지 않고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은 점점 망가지고 병원비는 조금씩 늘어가고..

점점 몸이 지칠 때쯤 3학년이 되었고 입시 명목으로 레슨비는 좀 올라갔습니다.

아버지께 말씀 드리기 전에 선생님께 먼저 말씀 드렸죠

너무 비싸다고.. 연습실 청소도 하고 관리를 할테니 조금 깎아줄수 없겠느냐.. 말씀드렸더니

제자한테 깎아 줄지언정 청소는 못 시키겠고 가끔 커피나 사달라시며 금액을 많이 깎아 주셨죠

그떄 연습실에 선생님들은 악기별로 여럿 계셨지만 레슨비를 관리하는 선생님은 따로 계셨습니다.

이 일 때문이었는지 전 그 분과 사이가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절 괴롭히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주 그 선생님과 다투기도 했고 마지막엔 인사도 안 하고 서로 아는 척도 안했습니다.

그렇게 3학년이 되고 선생님은 서울에 있는 대학도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며 열심히 연습했죠.

근데 아버지는 그게 마땅치 않으셨는지. 레슨비도 올라버리고 지원해주기가 힘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이야길 해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선생님이 인정 하신다면 계속 지원해 주고

그게 아니라면 여기서 그만 하라고 말씀 하시더군요.

그렇게 저는 선생님꼐 전화를 드렸지만 이상하게도 선생님은 받지 않으셔서

연습실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그 레슨비를 관리하시는 선생님이 받으신겁니다.

대충 예상 하셨든 저는 가망이 없다고 말씀하셨고 이 후에 절 가르치는 선생님께서

다시 저희 아버지께 전화해서 말씀드렸지만 아버지는 돈 벌려고 하는 수작이라며 화를 내시고..

저, 선생님, 아버지 서로 사이가 안 좋아지고 저는 그 연습실을 나오게 됐죠.

그 때가 2010년 여름이 오기 전 쯤이었네요.

고3 때인 저는 혼자서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학생 신분으로 뭔가를 하기란 정말 쉽지가 않더군요.

그렇게 허우적거리면서 하루하루 버티면서 아무 의미없이 전에 했던 그림만 끄적이며 몇 달을 보냈습니다.

근데 어느 날 아버지가 통화 하시길.

4~5월 달 쯤에 사업이 좀 잘 되었던거 같더라구요. 근데 제가 듣기론 그땐 집 형편이 힘들어서

지원을 못 해준다고 들었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아버지랑 이야길 했더니

아버지는 제가 음악 하는게 싫으셨다네요. 그래서 거짓말을 하신거고.. 또 우연찮게 연습실에서 했던 전화 일도 생기고..

허탈함과 배신감.. 등등 매일 밤 마다 집앞에 나가서 벤치에서 울었었죠

우울증도 찾아오고 약 때문에 졸업 할때 까지는 항상 약에 취해서 매일 잠만 잤습니다.

집에선 정신병 환자라고 욕이란 욕은 매일 듣고 지냈죠.. 지금 생각하면 좀 우습긴 하지만..ㅋㅋ

그렇게 대학은 포기하고 20살 성인이 되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냈습니다.

제가 노래를 항상 끼고 사는 편이라 24시간중 20시간 정도를 매일 노래를 듣는데

재즈는 못 듣겠더군요.. 그래서 어릴 떄 부터 좋아했던 알엔비 소울이나 힙합 등 블랙뮤직을 좋아해서

항상 들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형의 친구분 께서 휴대폰 판매를 해보는게 어떻냐며

야간알바보다 덜 힘들고 돈도 많이 버는 일이라고 추천을 하시더라구요

어찌저찌해서 들어가게 됐는데. 약 1년간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이 더러워진거 같네요.

사람이 사람으로 안 보이고 돈으로 보이고.. 그때 집안 형편도 갑자기 안 좋아져서

번 돈의 3분의 2는 집으로 보태고.. 그래도 저 쓸 돈은 약간 절약하면 쓸 정도로 꽤 벌었습니다.

제 나이에 비해서 250~300 벌었다면 많이 버는 일이지요.

어떤 날은 약간 초라해 보이는 모녀가 왔었는데, 딱 봐도 알겠더라구요

딸은 비싼 최신형 폰을 갖고싶어하고 어머님은 형편 걱정에 고민을 하시고..

그 마저도 저는 무조건 한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고있는데

갑자기 이러면 안되겠다.. 싶더라구요. 뭔가 이건 사람 사는게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

저는 최대한 싸게 구입할 수 있는곳을 알려주고 이런 곳은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여러 방법을 가르쳐 드렸죠.. 그리곤 퇴근길 버스를 타고 집 가는 도중

'아.. 돈 떄메 그렇게 힘들더니 이젠 돈 때메 이렇게 변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돈은 없어도 있어도 항상 부족하기만 했고 여유가 있어도 돈으로만 뭔가 한다는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더라구요.

그 때 다시 드는 생각이 '나도 이제 어엿한 성인인데 이젠 돈을 정직하게 벌어서 나를 위해 쓰자!' 라는

생각을 할 즈음 스멀스멀 다시 음악이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악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더라구요.

다른게 뭐가 있을까.. 싶어서 천천히 생각을 해봤는데 전 힙합을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취미로 가사도 쓰고 비트도 여럿 모으기도 했었고.. 내가 할때 재밌고 주변에서 잘 한다 소리들으면 행복하기도 했고.

그렇게 진로를 급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던거 같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하고 아버지 형이 먹을 아침밥 차리고 9시 부터 편의점 일 하며 가사 쓰고

호프집 알바하면서 틈틈히 가사쓰고 새벽 1~2시가 되어서 마치면 집에 가서 청소 빨래 등등

아버지가 주무실 시간이라 조용히 집안일 하고 월급 타면 또 반 이상 떼서 집에 보태고.

힘들었지만 뭔가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던 중 제일 친한 친구가

너나 나나 꿈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뭔가 하려면 일단 서울로 올라가는게 좋지않겠냐며 이야길 하더군요.

저는 좋은 생각이라고 말을 했지만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기가 너무 겁이 나더군요.

그렇게 질질 끌다가 친구는 기다리다 지쳐버려 먼저 서울로 올라가버렸더군요 먼저 자리잡고 있겠다며..

저는 월급을 타고 집에 돈을 보태고 집 몰래 알바를 그만뒀습니다.

말씀 드리긴 헛바람들었다고 욕하실까봐 겁나고.. 그냥 가자니 책임감이 없이 행동해 또 실망감 드릴까 겁나고..

또 예전에 겪었던 그런 거짓말들도 생각이 나고.. 원망했었던 기억도 나고..

지금도 그렇지만 아직 많이 어린가봅니다 저는.

이틀 동안 몰래몰래 짐을 싸서 택배로 친구가 잡아놓은 옥탑방에 택배를 보내고

당일 날 집을 나서면서 간단한 짐을 챙기고 몰래 나가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어디 가냐고 하시더군요. "그냥.. 요 앞에 친구들 하고 놀다올게요" 라고 했는데

갑자기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들고선 저에게 주시더군요..

돈을 받으면서 스친 아버지 손가락이 너무 까칠하더군요 고생을 얼마나 많이 하셨으면..

그렇게 나갔다 온다고 인사를 드리고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서

눈물이 자꾸 나더라구요.

조금씩 모아둔 30만원 정도 보다 아버지께 받은 2만원이 더 커보였기도 했구요.

서울에 도착하고 친구를 만나고.. 밥을 먹고 친구는 일을 하러 간다며 저보고 집에 있으라고 하더군요.

전 막 불안하고 그렇기도 해서 술을 마셨습니다. 평소 주량은 2병도 채 안되는데

그 날따라 4병을 마셨는데도 정신이 멀쩡 하더군요. 나머지 한 병을 더 사서 마시고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말 안하고 서울로 왔고 하고 싶은 공부도 있고

너무 걱정하지마시라고서는 휴대폰 유심을 빼버리곤 폰으로 노래만 계속 들었었죠..

그때가 3월 30일 이었네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ㅋㅋㅋ

친구도 퇴근하고 만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중학교 동창이 새로 이사 온 집 근처에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 친구 A(중학교 동창),A의 애인과 만나서 저녁에 밥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었지요.

그리고 계산을 하고 친구들은 나가고 전 화장실을 들렸다 나왔는데

웬걸 지갑이 보이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혹시나 싶어서 미리 현금으로 다 가지고 있었거든요.

돈을 인출하면 거래내역이 어디에 뜨는가.. 혹시나 알아볼까봐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했죠.

근데 지갑이 안보이니... 3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고작 2만원도 채 못 쓰고는 잃어버리고..

나머지 10만원은 비상용으로 집에다 둬서 다행이었지만..ㅠ

여튼 씁쓸하게 또 새 집으로 귀가를 했죠. 그리고 나중에 A에게 전화가 왔는데

제 친구랑 A가 어릴 떄 많이 친했었습니다. 그래서 A가 제 친구에게 여자를 소개해준다고 하더군요.

저는 뭐 잘 다녀오라고 말 했는데 A가 다른 여자애도 데리고 온다고 하더라구요.

자긴 지 애인하고 논다면서 3:3으로 재밌게 놀아보자고 연락이 와서 다음 날 저녁에 만났죠.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저는 놀러온 여자애와 이야길 많이 나누었죠.

얼굴도 몸매도 성격도 모두 착했습니다.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 이었어요.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는게 뭔지.

정작 소개받은 친구는 다른 여자분과 잘 안되고 제가 잘 되어버리니 웃기더군요.

사실 저는 여자를 많으면 많고 아니면 아니겠지만 여럿 만났는데 항상 재미가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사랑을 받는 법만 알았지 주는 법은 하나도 몰랐죠. 처음이었어요 그때 느낀 기분은 ㅎ;;

그와 동시에 한 두달 지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 연락은 왜인지 모를 겁도 나고 피하기 바빴고..

월세는 밀려가고.. 알바 자리를 20군데 넘게 면접을 봤지만 신기하게도 하나도 붙지가 않고

친구는 일 하는곳에서 급여 문제로 트러블이 생겨서 얼마 받지도 못하고 그만 두게 되었죠.

저는 있는 돈 없는 돈 싹싹 긁어모으며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로 돈 좀 빌려달라며

여자를 만날 구실을 생각했죠. 겨우겨우 영화 한편 보고.. 다른 날은 겨우겨우 밥 한끼 먹고..

그 여자는 말도 이쁘게 잘 하더라구요 제가 돈이 없어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만나서 이야기만 해도 재밌다며

남자의 기를 세워줄 줄도 아는 개념찬 여성이었죠. 비록 그녀도 학생이라 돈은 없었지만 전 주는것 만으로도 행복했죠.

어떤 날은 친구와 라면을 끓여 먹고 밥을 말아먹으려는데 라면도 없고 쌀도 거의 없어서

말아 먹지말고 국 처럼 떠 먹는게 어떻겠냐며 국물을 먹다 남기고 다음 날 다시 끓여서 먹기도 했죠..ㅋㅋ

그러던 중 또 3:3으로 다시 모일 일이 생겨 다같이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화기애애 하게 잘 놀던 중.

A의 애인이 술에 취해선 갑자기 이런 말을 하더군요.

B(제가 좋아하던 여자분)는 사실 군인인 남자친구가 있는데 절 만나는거 보면

B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나빠보인다며 A의 애인이 뜬금포를 갑자기 발사했죠.

순식간에 정적이 찾아오고.. B는 오해라며.. 차분하게 둘 사이는 맞지 않는다며 곧 헤어질거라고 했죠.

그 날 B는 자기가 전부 계산 해버리고서는 집으로 갔습니다. 저는 집으로 데려가 줬죠.

6명 전부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셔서 걷기도 힘들었고 아침해도 뜨던 중이었으니..

여튼 집 문앞 까지 데려다주었죠. 그러자 B는 잠시 쉬었다 갈래? 라고 했지만

그 상황에 남녀가 둘이 있으면 분명 저는 무슨 짓을 할거같아서 괜찮다고 미안하다며 거절했죠.

그리고 친구와 만나서 집으로 가서 죽은듯이 자고 일어났습니다.

자기 전에 보낸 메세지는 B가 못 본건지 안 본건지 1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가 않더군요.

전화도 받지않고.. 한 날 아침엔 먹을게 하나도 없어 친구와 저는 싱크대 물만 마셔서 물로 하루를 견뎠죠.

잠이 드는 밤에 매일 가사를 썼는데 그 날은 눈물이 너무 나서 친구 몰래 옥상에서 울고 했죠

그 다음 날 A는 피시방에 가자고 하더라구요. 저희 사정을 알았는지 피시방비도 내주고

돈도 좀 빌려주겠다며 하더군요 할 말도 있다고 하고..

저는 하루를 알바 구하는 것과 B 이야기를 하는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피시방에 갔는데 A가 이야길 하더군요.

B가 사실 남자가 여럿 있다고 하더군요.

B의 애인, 저, 돈 많은 법대 학생, 또 어떤 남자 2명..

소문이 나서 알 사람은 다 안다고 하더라구요.

막상 이야길 들을 땐 별 감흥이 없었어요. 그냥 아 그렇구나 사귀기라도 했다면 참 큰일이었겠네 라고 생각했죠.

그래도 A가 빌려준 돈을 받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기분은 안 좋더라구요

제가 술을 좋아해서 술을 자주 마시는데 서울 오고나서부턴 무슨 일이 없으면 절대 못 마시게 하더군요.

그치만 그 날따라 기분이 안 좋았던걸 아는지.. 그래 마셔라~ 하고 같이 슈퍼에 들리고 집에 도착해서

안주 없이 소주만 들이켰죠. 돈 아끼려고 안주는 안먹어버릇 하다보니 지금은 안주가 있는게 불편하네요ㅋㅋ

여튼 술을 마시면서 가사를 쓰고 있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괜찮냐?' 라고 묻는 말에

갑자기 덜컥 눈물이 나더라구요. 사귄것도 아니고 저만 좋아한건데도 사람이 이렇게 되는구나 싶기도 했고

정말 못 됐다 라는 생각이나 제가 여태껏 만난 여자들한테 했던 나쁜짓을 되돌려 받는 일인가..도 싶었죠.

며칠동안 밥 먹은 돈으로 저는 술을 마셨죠. 그러던 중 월세가 너무 밀려 집에서 나가라고 통보를 받고..

결국 돈을 못 내서 나가야 하는 날 저는 피시방 알바 면접을 보게됐고 운 좋게도 면접에 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쫓겨나 보증금을 받는 동안 친구와 저는 이틀동안 길바닥에서 지냈죠..

보증금을 받고선 친구는 이렇게는 못 살겠다 싶어 부산으로 가버리고

부산으로 가기전에 저에게 고시텔 한달을 결제 해주더군요.. 제일 친한 친구지만 저는 이렇게 못 해줬을 텐데..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저는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하자! 싶었드랬죠.

부모님과 연락을 하고 지금까지 죄송했다고 연락 자주 하겠다고 제가 하는 일 인정 해달라고 사정사정하고

알바를 하면서 하루에 한끼 그 다음 두끼.. 조금씩 먹는게 늘어나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또 잠도 줄여가며 가사도 쓰고 했죠.

가사도 점점 잘 나오고 인터넷에서 음악하는 사람들 커뮤니티에서 모임에 나가서

가사도 보여주고 랩도 하고 인정도 조금씩 받고 지금은 녹음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그랬죠.

정말 열심히 했었죠.

(사실 B에게서 눈길을 끌기위해서 꼭 성공하자 잘 되자 내가 잘 되서 날 보게 만들자 라는 생각도 했었죠..ㅋㅋ)

그렇게 잘 하던 도중에 심심해서 페이스북으로 주변사람들 페이지를 보고 있었죠.

그런데 눈에 익은 이름이 하나 보이더군요. 몇 달이 지나서 본 이름은 B 였습니다.

기분이 오묘 했죠.. 페이지에 들어가봤죠. 군인 남자친구 그대로 사귀고 있더라구요.

이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스토커 처럼 남자친구 홈피도 가봤습니다.

ROTC 라는 직업군인인가.. 여튼 그걸 하더군요. 페이지를 보니 국내 힙합관련 영상들이나

우리 연습은 언제 할꺼냐는 둥.. 마치 저랑 같은 길을 가는 사람 같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람들을 총 동원해서 조금 찾아봤습니다.

세상 참 좁더군요 드라마같기도 하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의 친구였습니다.

왜 그러냐 무슨 일 있냐. 라고 하길래 별거 아니라며 그냥 흘려넘겼죠.

혹시나 싶어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봤는데 그 B와 애인이 있더군요.

그 형은 이 친구 맞냐며 물어보시기에 그냥 아니라고 다른 사람이라고 했죠.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열등감.. 그냥 열등감에 휩싸인거 같았죠.

나는 겨우겨우 이렇게 사는데.. 그 사람은 할 거 다 하면서 저보다 잘 살고 있으니..

제가 B였더라도 그 사람을 선택했겠지.. 라는 생각이나.. 너무 잘 살고있는 그 사람이나..

너무 화가났었죠. 나도 그 정도 환경이라면 것보다 더 잘 할수 있다 라는 구차한 합리화도 하고.

뭔가 B와 엮이기만 하면 되는게 없었습니다. 아니. 제대로 말 하면 저라는 존재를 너무 정확히 알아버린다고 해야하나..

그 날도 어김없이 술을 마셨죠 필름이 끊길 때 까지 마셨습니다.

목요일 밤을 그렇게 술로 보냈는데.. 눈을 떠보니 토요일 이더군요.

금요일은 어따 팔아먹었나 싶었는데 하루 왠 종일 쳐 자고 있었던거죠.

술병과 여태껏 잘 챙겨먹지 못 하고 고생을 좀 해서 몸도 많이 안 좋아진 상황에.. 곯았던게 터진거죠.

결국 하루 알바 못 갔다고 저는 알바를 그만두게 되었죠.

그만 두면서 알게 된 여자아이가 있는데 그 날 이야기 하다가

뭐 나는 음악을 좋아하니 어릴 떄 부터 만화를 그렸니~ 어쩄니~ 이야길 했죠.

근데 그 여자아이는 자기도 만화를 좋아한다고 그린거 있으면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만화는 가사 쓰다가도 그리고 심심하면 취미로 항상 그리던 터라 실력 유지는 겨우겨우 되는 수준이었죠.

제 그림을 보여줬더니 정말 잘 그린다더군요. 기분은 좋았죠. 만화는 평타는 겨우 치는 정도였으니..

이 친구는 소설을 쓴다고 하더라구요. 출판도 했다고 하고 저보다 어린데 저보다 많은걸 이룬거같더라구요.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나서 이 친구의 친구도 소설을 쓰는데 자기 소설 사이사이에 그림을 그려서 넣어주면 안되냐고,

보수는 하겠다고 하더군요.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안 한다고 거절했습니다.

너무 혼란 스러웠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일에선 제가 작게 느껴지는데 가볍게 생각하던 것들로 인해서 제가 크게 보이다니..

한창 고민 하던 중 어머니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원래 몸이 많이 안 좋으시지만 어릴 때 부터 몸이 안 좋으셔서

거기에 익숙해졌는지.. 제가 잊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전화가 와선

이제 곧 수술을 해야 하는데 잘 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저는 전 부터 어머니와 전화 하던 내용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평소에 안 하던 말씀을 자꾸 하신거죠. 서울에서 그렇게 있지말고 엄마랑 같이 살자 라던가.

엄마 얼굴 보러 언제 올거냐라던가... 얼굴 본지 열흘도 안되서 바로 그런 말씀 하시는 분이 아닌데

그러시던게.. 정말 저는 왜 못 알아 차렸는지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더군요.

그치만 어머니 간병하러 부산 말고 다른 지역으로 가야합니다.

자식 된 도리로써 할 일은 해야하는게 마땅한 일이지만..

사람이 정말 간사한게, 좋은 기회가 여럿 있으니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인이 되서 돈 번것 집에 많이 보태줬는데 이젠 어머니까지 몸이 안 좋으시니..

젊음을 빼앗긴 다는 아주 쳐못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치만 나중에 크게 후회하기 싫기 때문에 잠시 꿈을 놓고 가려고 합니다.

꿈을 놓는다고 표현하기도 그러네요..

쫓던 꿈은 저를 작게 만들고 취미로 하던 것은 절 돋보이게 만듬에 혼란 스럽고.

이 마저도 잠시 놓아야 해서 절망감이 들기도 하고..

제가 아직 어린걸까요?

아니면 꿈을 포기하고 남들이 가는 길을 가야하는 걸까요.

고민이 되네요..  이만 줄이도록 할게요.

글 쓰다보니 상담이 아니라 그냥 주저리주저리 쓴거같네요.

충고나 지적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꼭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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