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에서 갑으로 역전됐습니다

쩡이 작성일 16.05.14 07:55:00
댓글 82조회 8,526추천 27
다쓰고 보니 너무 길어져서 선요약합니다.

1) 1년전 새로 자영업시작할때 갑질 제대로 당함
2) 내가 잘되니 찾아와서 도움청함
3) 똑같이 되갚아주고 싶은데 마음이 복잡함..


2년전에 제가 같이 유통&판매 일하던 형님이 있엇는데요, 전 월급150받고 일해주고 당시에 그 형님은 사장이였습니다.

같이 일하는동안 나름 저를 잘챙겨줬습니다.알고지낸지도 꽤 오래됏지만
같이 먹고 자고 일하고 하면서 더욱 친해지게 되었죠.

그렇게 1년동안 아무탈없이 일을 하다가, 1년딱지날무렵 작은 사소한일때문에 서로 감정이 상해지기 싫어서 제가 나와버렸습니다,

일하다가 내일부터 안해! 라고 나와버린 케이스라 당장 앞길이 막막했죠.
그러고 당장 잇을곳부터 찾아야돼서 없는돈에 급하게 원룸하나잡고 보니 남는돈이 500만인가 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먹고살게 급해서 무턱대고 일단 하던일을 혼자서 하기 시작했는데요,
일그만두고 집찾고 나와서 일시작한게 불과 일주일안에 다 이뤄졌으니
뭐 준비가 거의 하나도 안된상태라고 볼수 있었죠.

혼자서 하려니 결국 어쩔수 없이 그 형님의 도움이 잠간 필요했는데...당시엔 정말 매몰차게 거절하더군요, 말 한마디만 해주면 될일도 거절,손가락 하나 까닥하면 해결될일도 거절, 도움받을만한 사람들도 아에 미리 손써놔서
모든걸 보란듯이 차단해놧더라구요..

나중엔 나한테 전화와서 야 너 어디어디 연락했엇지? 내가 너한테 물건주지말라고 미리 말해놨어~이런식으로 대놓고 얄밉게 비꼬더군요,심지어 자기일이랑 전혀 상관없는일에도 기꺼이 의도적으로 나서서 막는일도 있엇습니다, 너가 일그만두고 나간걸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의도가 누가봐도 다분히 섞여있엇죠.

몇일 지나서는 업무때 쓰던 트럭 불법주차딱지 벌금 나왔다고 돈 입금하고 집에 짐들 알아서 가져가라고 연락이 왓더라구요, 짐찾으러 가니 아파트 현관에 제 이불이랑 옷몇개, 칫솔같은거 다싸서 쓰레기버리듯이 문앞에 내놧더라구요..말로는 집을 잠간 비워서 짐을 밖에 내놨다는데 그걸보고 진짜 설움이 북받치는걸 억지로 참아냈습니다.

참 더럽구나 그때 느꼇습니다, 더러워서 상종을 하지 말아야겠다 했엇죠.

그러다보니 일은 안되고 돈도 없고 궁지에 몰리다보니 진짜 죽고싶단 생각이 진지하게 들더라구요, 어린마음에 사는게 진짜 너무 부담되고
그냥 죽으면 모든게 편해지겟지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진짜 앞이 캄캄해지고 살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냥 부모님 생각이 게속 나면서 눈물이 게속 낫던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돈3천원 벌려고 새벽1시에 두시간동안 걸어갔다왔다하면서
모든일을 처음부터 혼자서 다 하기 시작했습니다.

운이 좋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후 1년동안 온갖 개고생하면서
자랑은 아니지만 어린나이에 총2억정도는 번거 같습니다.
한마디로 대박이 난거죠,그러면서 생활도 안정되고 수입도 어느정도 안정되고 일도 차츰 안정되기 시작했는데..

엊그제 연락이 왔네요,, 간만에 만나서 밥먹고 얘기하고 왔는데
동업하자고 합니다, 말이좋아 동업이지 그냥 제가 일궈논거에
숟가락 얹겠다는 얘기로밖에 안들리더군요. 한마디로 좀 도와달라고 연락이 온겁니다. 200~300만원내고 사야될 샘플같은거 , 제가 그냥 공짜로도 줄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뻔뻔함을 무릅쓰고 찾아온데에는 제가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그러고 그형님..나이 거의 40에 결혼도 금방하고 돌도 안지난 애기에 아직 월세 살고있습니다.
제가 대박치고있을때 그형님은 작년에1억정도 날려먹었더라구요.
그 충격땜에 안면마비까지 왔었답니다;;
요즘 사는거 보면 참 측은하고 씁쓸합니다..저러다가 자살이라도 하지않겠나 싶기도 합니다..저도 저정도 힘들땐 자살생각이 났었으니깐요..

사람마음이란게 이런거 보면 또 약해지더라구요..그래서 동업은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되니 돈이 필요하면 먼저 빌려줄수 있다고 빈말처럼 얘기하니
자존심때문인지 돈은 괜찮다고 하네요.

지금 그형님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
하지만 제가 그 심정일때 나한테 단호하게 햇던 행동들을 보면 얼굴 보기도 싫습니다.

비슷한 업종이라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 그형님 쉽게 일처리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적당선에서 도와주고 쉽게 끌고갈일도 어렵게 빙빙 돌아가게 할려고요, 제가 겪었던거 그대로 느끼고 그대로 똑같이 해보라구요.

갑자기 마음이 너무 복잡하여 친구랑 술한잔 하고 와서 글씁니다..
당한 설움 ,당했던 갑질 그대로 똑같이 갚아주면 되는데.. 지금 이 여러가지 복잡하고 불편한 심정은 왜일까요??

술김에 넋두리 하다보니 일기장이 되었네요,, 제가 어떡하면 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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