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라서 퍼옴

Sibbang 작성일 17.02.17 0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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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ssue] 30대 남자의 우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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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는 언제든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언제든 헤어질 수도 있다. 직업과 이름만 알고 모인 자리에서 만난 누군가와 노년의 동반 여행을 설계하는 저녁이 있고, 지난 20년의 우정이 한꺼번에 허물어지는 새벽도 있는 게 30대다.

1999년에 만나 10년 이상 우정을 유지하던 어떤 친구와는 “혹시 여윳돈 없니? 대학교 앞에 가게를 낼 건데, 국물이 정말 끝내줘. 동업하자”라는 전화를 받고 달처럼 멀어졌다. 거의 1년 만에 온 연락이었다. 그 전 연락은 다시 1년 전이었고, 두 번째 결혼식을 알리는 카카오톡 단체 메시지였다. 첫 결혼이 언제 끝났는지 모르던 때였다. 연락이 뜸해서가 아니다. 2년 만에 목소리만 들어도 어제 만난 것처럼 반가운 친구도 있으니까.

하지만 예의를 지키지 않고, 우정 말고 다른 걸 원하고, 그게 아니면 좀 부담스러운 사이가 될 때 친구는 이름을 잃는다. 영영, 만난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멀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날만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밤엔 연인 같고 동료 같고 가족 같은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30대는 인간관계가 종횡으로 팽창하는 파티 같은 시기, 그 와중에 마음이 맞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 또한 계절처럼 자연스럽다. 우리는 이미 프로로서 버텨내고 있으니까, 30대의 우정은 마침내 어른으로서 시간을 나눌 수 있는 떳떳한 시기이기도 하다. 새롭고 진중하며 예의 바르다. 우리가 맞는 사이인지 안 맞는 사이인지는 술잔 한번 부딪치면 알 수 있는 나이, 그걸 모르는 사람과는 친구가 되기 힘든 나이이기도 하다. 10대에 같이 웃었던 친구, 20대에 같이 여행했던 친구와의 우정은 인생을 걸고 치르는 시험 같다. 둘 중 한 사람이 삐끗하면 소원해지기 쉽다. 서로 해가 되고 싶지 않아 애써 피하는 선의도 있지만 진짜 피해를 끼치고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20년 넘게 시간을 보낸 친구와 마주하는 식사는 매 끼니가 기적 같다. 우리가 오늘도 이렇게 마주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니까 한 잔, 앞으로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또 한 잔 마시다 자정 전에 헤어지곤 한다. 30대는 푹 자야하니까, 그래야 출근하니까, 그렇게 성실하게, 어떻게든 지켜내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지는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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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실 땐 2차를 넘기지 마라.
많이 마시는 게 자랑인 나이는 이미 지났다. 이젠 흉이다.

회사에서 토하지 마라.
그건 그냥 무능, 무례, 무책임.

2차를 넘겨야 하고, 수면 시간을 지나서까지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미리 숙취 해소 음료를 마셔라.
숙취 해소 음료를 마신 다음 날 아침과 깜빡 잊고 과음한 다음 날 아침은 완전히 다르다. 20대에는 상상도 못 했겠지만.

빈 잔에 서로 술을 채우는 걸 주도라고 여기지 마라.
주는 술은 자연스럽게 받고, 모자라는 술은 알아서 채우는 게 편하고 좋다. 격식 같은 건 비즈니스할 때나 차리는 거다. 우정은 장사가 아니다.

취해서 ‘좋은 데’ 가자고 하지 마라.
그런 데가 아직도 좋은가? 여자를 돈으로 사고 싶은가? 후지고 또 후지다. 30대한텐 돈 자랑거리도 안 되는 거다.

“여자 좀 소개해줘”라는 말은 하지 마라.
‘여자’라는 단어에는 성별만 있고 관계가 없다. 한국 남자들이 여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 빈곤한 자세가 저 한마디에 다 들어 있다. ‘여자 좀 소개해달라’는 사람의 바람을 들어준 적, 단 한 번도 없다. 소개팅 같은 건 알아서 들어오게 돼 있지 않나? 당신이 (일시적으로)
외롭지만 (충분히) 좋은 남자라면.

회사에서 대접받는 대로 친구한테도 대접받고 싶어 하지 마라.
당신이 차장이라고 친구한테도 차장인 건 아니다. 부장이라도, 이사나 대표라도 마찬가지다. 천지분간 못 하고 그걸 헷갈려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친구 아니라 식당 종업원한테도 그러면 안 된다. 지금 부장이 평생 부장일까? 인생에 출세만 있을 것 같은가? 직위, 직책만큼 허무한 게 없다. 그걸 아직도 모른다면 나이 허투루 먹은 거지.

혼자 보내는 시간을 어색해하지 마라.
30년 넘게 살았으면 혼자서도 즐거울 줄 알아야 한다. 혼자가 더 즐겁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혼자서 잘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꽉 찬 자아의 증거다. 자아가 빈곤한 남자는 어디서나
외롭고 의존적이다. 30대가 돼서도 그러면 좀 곤란하다.

운동하는 친구를 방해하지 마라.
30대에는 뭐라도, 언제라도, 다른 어떤 것보다 운동을 우선해야 한다. 술자리보다 운동을 우선하는 것? 당연하다. 그래야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친구한테 결혼하라고 하지 마라.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혼하는 이유가 한 가지가 아니듯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도 오만 가지다. 꼭 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만약 결혼했다면, 아직 미혼인 친구에게 결혼에 대한 험담도 하지 마라.
정말 못났다. 결혼했다고 마냥 행복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아는 나이다.

장인, 장모가 베푼 것에 대해 말하지 마라.
그들이 사준 것, 그들과 같이 먹은 것, 그들과 같이 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그것이 거창하든 소박하든.

바쁜 척하지 마라.
약속은 미리, 정확하게 정하고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30대의 모든 시간은 이전의 어떤 시간보다 빠르게 흐른다. 친구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과 관계를 지속하는 건 정말 피곤하다. 어겨야 할 땐 반드시 사과하고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대야 한다.

그러니까 아무 때나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지 마라.
그게 우정의 증거라는 믿음이야말로 퇴행적이다.

나오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섭섭해하지 마라.
그럴 이유가 있는 거다.

정치적 이념이나 어떤 신념 혹은 이데올로기 같은 걸로 논쟁하지 마라.
이미 친구와 당신의 수입, 사회적 지위는 달라질 대로 달라진 나이다. 생활수준에 따라 거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니 어릴 때처럼 이상주의적으로 말할 수도, 각자의 현실에 대해 모든 걸 드러내놓고 말할 수도 없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서로 이해하면서 선을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멀어진다.

돈 빌리지 마라.
빌려달라고 하는 것도, 선뜻 빌려주는 것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돈은 은행에서 빌려야 하고, 그걸 감당할 수 없다면 친구의 돈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쩔 수 없이, 본인이 너무 착한 사람이라서 돕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면 그냥 줘라. 줄 수 있는 만큼만.

친구한테 섣불리 충고하지 마라.
친구가 어려움을 토로할 때는 해결책을 바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토로는 들어주길 원해서 하는 말이고, 조언을 구할 때는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조언할 때도 겸손해야 한다.
나만 알고 친구는 모르는 비책이나 진리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평생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걸 서로 깨닫고 있는 친구 사이야말로 오래갈 수 있다.

영원히 이렇게 지내자는 약속을 바라지 마라.
친구는 언제든 멀어질 수 있다. 다시는 못 보게 될 수도,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이가 될 수도 있다. 둘 다 제대로 살지 않으면 순식간에 남이 될 수도 있다. 친구가 영원할 거라고 믿는 게 아름다운 건 유년뿐이다. 30대는 유년도 아니고 청년도 아니다.

친구한테 기대하지 마라.
기대가 관계를 피곤하게 만든다. 기대가 개인을 의존적으로 만든다. 친구는 당신을 위해 늘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하수인 혹은 졸개라고 부른다.

아내나 여자 친구 험담은 하지 마라.
‘이런 일이 있었는데 좀 섭섭했다’는 것과 대놓고 험담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귀엽게 토로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험담할 정도의 사이라면 헤어지거나 이혼해야지.

대화는 듣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이렇게 백번 결심하고 만나도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게 돼 있다.

친구 뱃살을 위안 삼지 마라.
같이 뛰지는 못할망정.

골프 치러 가자는 말을 당연하게 여기지 마라.
30대가 되면 골프 정도는 쳐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고리타분한 것.

동업하지 마라.
거의 정설에 가까운 얘기. 한 번 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절대로 안 된다.

돈 자랑하지 마라.
수입은 직업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당연한 걸로 자랑하는 거 아니다. 서로 비참하게 만드는 것도 친구 사이가 아니다.

어렸을 때 좋았던 그 친구가 여전히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사람은 변한다. 이미 변해도 수십 번은 변했을 세월이다. 아주 다른 사람일 거다. 변하지 않는 건 지나간 시간뿐이다.

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하면 안 된다.
사과에도 규칙과 예절이 있다. 30대는 정석에 가까운 사과로 상대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한다. 방법을 모르면 배워야 한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자존심 세우는 사이? 친구 아니다.

고맙다는 말은 더 자주 할 줄 알아야 한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가깝고 소중한 친구일수록, 더 오래가고 싶은 친구일수록.

오래가자고 다짐하지 마라.
다짐으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는 걸 알아야 하는 나이다.

거절하는 걸 두려워해도 안 된다.
거절이 불편한 사이 역시 친구 아니다.

만나서 기분이 울적해지는 사람은 멀리해도 좋다.
서로의 시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다. 만나면 즐거워야 한다. 억지로 웃자는 얘기가 아니라, 마음이 채워져야 한다는 얘기다.

“나 미국에 있을 때” 같은 말은 하지 마라.
해외에서 살다 온 게 자랑인 시대는 지났다. 제2, 제3 외국어까지 하는 시대에.

나이 들었다고 푸념하지 마라.
푸념은 혼자 해라. 난 나이 드는 거 억울한 적 없으니까.

친구들끼리 있는데 돋보이려고 애쓰지 마라.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다.

20대 여자에 환장하지 마라.
그게 판타지라는 거, 나이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아직도 모르면 안 된다.

술자리는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에서 파하는 게 좋다.
술을 마시는 양도 중요하지만 그만두는 시간이 더 중요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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