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 눈팅 13년만에 글을 써봅니다.

이아누마 작성일 17.07.14 15: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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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짱공 가입 이후 처음으로 여기에 글을 남겨 봅니다.

전 올해 40세 입니다. 늦게 결혼해 4살짜리 딸이 하나 있고요

전 재생불량성빈혈이라는 병을 앓고있습니다. 골수에서 피의 성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병이지요.

일반인에 비해서 10%정도.. 특히 다치면 피를 멈춰주는 혈소판의 경우는 일반인의 1/20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군대를 공군으로 들어갔었는데 호크미사일 레이더병으로 일을 했었습니다. 군대에 들어가서 이병일 때 는 수혈도하고 했었는데

병장 때 부터는 수혈을 하려고 할때마다 거부되는 일들이 생겼습니다. 제대후에 직장을 위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그때서야 혈액 생산에 문제가 생긴걸 알았습니다. 원인은 군생활 동안 무엇인가에 원인이 있는듯 싶은데 증명도 못하겠고.. 무엇이 원인인지도 알수 도 없어. 그냥 운명인가보다하고 관리중입니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들의 수치가 낮아질때마다 수혈을 하면서 위기를 넘기고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되니까 예전에는 못 느꼈던 참 단순한것들이 그립기도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혼자서 등산을 하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차 가고 싶어도 갈수가 없습니다.

나름 웃는얼굴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녀석이지만 요즘은 적혈구가 부족하면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두통이 심해져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져 있습니다.

 

조금씩 커가는 딸아이를 보면.. 운동회때 같이 손을 잡고 달릴수나 있을지..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할 때 찡그린 얼굴만 기억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들이 듭니다.

요즘들어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수치가 점점 낮아집니다. 딸의 결혼하는 모습이나 아니.. 성인이 되는 모습이나 볼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앓고 있는 병은 원인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감기약을 잘못먹어서 그럴수도 있고요.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도 그럴수 있고요. 자동차의 매연에서 나오는 벤젠이 원인일수도 있고.. 한약을 잘못 먹거나.. 버섯을 잘못 먹어도 걸릴수도 있답니다..

언제 어떤일로 자신이 누리고있는 평범한 행복들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내일 죽을 것 처럼 오늘을 사시고..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주 사랑한다 말씀해주세요.

 

전 내일 죽더라도 5분정도는 짱공글들을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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