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른초반에 2년차 평범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짱공인이에요.
제가 이 사이트를 중고등학교 때 자주 들어오다가 거의 10년 만에 작년부터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네요.
좋으신 분들도 많고 사람들이 고민글 올릴 때마다 따뜻한 댓글들 읽으면서 저도 위로 받곤 했었습니다.
제가 뒤숭숭한 이유는 사실 별건 아니에요.
여기 있는 글들 읽다보면 '아 저렇게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구나..'하면서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제 삶이 그래도 나쁘진 않다 위로하며 나름 힘내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정신과에 다녔어요. 집안일로 인해서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했고
우울증,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등을 앓았었는데 지금은 정말 정말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항우울제를
2주이상 복용하지 않고 참으면 기분이 뚝 떨어져서 현재까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들의 사랑과 친구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고 제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극복하고자 노력해서
지금은 비록 항우울제를 끊지는 못했어도 나름 긍정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음... 그리고 제가 우울함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 듣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노래도 부르고 랩도 하게되었습니다.
친구들과 공연도 많이하고 가사를 쓰며 항상 제 스스로를 위로하였습니다.
3년 정도는 음악에 매진하다가 결국 돈벌이가 안되어서 지금은 직장다니면서 퇴근 후에 항상 음악 작업하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하고있어요.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항상 자부하며 살았고, 비록 취미가 된다 하더라도 이 꿈을 놓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저는 노래 만들 때가 제일 행복했어서요.
그런데 최근들어 저를 위로해주고 제일 행복하게 해주었던 음악이 되려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해요.
노래를 내도 점점 반응도 없고 주변사람들도 저의 음악에 대한 기대치도 사실 별로 없어진지 오래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신감도 많이 하락하더라구요.
원래 오뚜기 같은 성격이라 이러다 다시 열심히 해보자 하며 저를 위로하며 으쌰으쌰하며 계속해왔는데
이주전쯤 잘안되는 작업을 어거지로 마치고 문득 이제 그만할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그 생각이 드니 너무 무서웠어요.
저는 10년을 넘게 이것만 보고 살아왔는데, 지금 하는 일 조차 병행할 수 있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며 해왔는데,
이것을 하지 않을 생각을 하니까 삶의 동기가 사라지는 기분이더라구요.
사람이 행복한 것만 할 수는 없잖아요?
나 자신도 지켜야하고 주변사람들도 챙겨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저는 제가 작은 회사이지만 그래도 다니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원하지 않는 일을 매일 해야 한다는게 철부지 같은 소리지만 가끔 지치네요.
모두가 다 이런 감정을 느끼며 회사에 다니는 건가요?
뭐 어찌되었든 저는 앞으로 일을 열심히하고 퇴근하면 음악도 다시 열심히 만들어볼 계획이에요.
아직 저는 제가 젊다생각해서 못할건 없다 생각합니다.
음... 글이 좀 두서없는데 그냥 답답한 마음에 글 적어보았습니다.
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모두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