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기분이 우울하고 기분이 구리고 암튼 좀 그렇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이 우울감과 짜증의 원인이 뭔가하고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집사람과도 별 문제가 없었고 우리 애들도 말 잘듣고 최근 별일없었고 직장서도 별일이 없었는데 이 우울감은 뭘까??
한참을 생각하다 며칠있음 제 43번째 생일이 돌아옵니다. 참 기쁜 날이죠...아이들은 아빠 생일이라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편지를 쓰고 특히 우리 둘째 딸은 케이크 먹는날이라 좋아라 합니다. 집사람은 신랑 생일날 즐길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나몰래 깜짝 선물도 준비합니다. 더할나위 없는 기쁜날이죠.
그런데 이젠 그럴수가 없습니다. 올 1월 제 동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잘 간다는 작별 인사도 없이 정말 갑자기 떠나가 버렸습니다. 상심이 컸고 지금도 힘듭니다. 형,나,어머니 다 아직도 실감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것 같습니다. 동생 먼저 떠나 보내고 맞이하는 생일이 기쁠수가 없죠. 아니 기뻐하면 안될것 같습니다. 괜히 동생에게 미안해 지고 그러면 안될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 우울하니 생일 그냥 넘어가자 할수는 없습니다. 나만 바라보고 사는 우리 가족들이 있기에 마냥 그럴수도 없네요. 내가 힘들어 하고 우울해 하면 우리 가족들도 그만큼 힘이 들테니 티를 내고 싶지는 않는데 그러기도 쉽지가 않네요.
우울합니다. 이유없이 우울한줄 알았는데 이유를 알고나니 더 우울하고 슬퍼지네요. 불치병이라도 한줄기 희망이 있고 불구로 지낸다고해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한줄기 희망이 있는데 난 그런 희망도 가질수고 돌이킬수 없다는 사실에 더 우울에 해지네요. 그냥 이런말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어디 하소연 할곳도 없고...
이런 내 속마음 털어놓을곳이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 밖에 없네요. 내 속마음 털어놓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