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낚시꾼의 이야기

사붕이 작성일 08.12.27 18: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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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좋아해 얼마전 어느 호수에서 붕어 두마리를 낚았죠.

먼저 잡은 붕어는 좀 순하고 착해? 보여서 별 손맛도 느끼지 못해 그냥
방생해 버렸죠.


그런데 두번째 잡은 붕어는 좀 독하데요.
이 붕어가 좀 심하게 퍼덕이는,
그야말로 성질이 지이랄같은 붕어....

붕어가 퍼덕이면 퍼덕일 수록 나야 손맛을 보지만,
그 붕어는 무척 고통스러울 텐데....

근데 이 붕어가 좀 이상합디다.

자기 주둥이가 아파서 그런지 낚시줄을 당기면 고분고분 해지고,
약간 풀어주면 퍼덕이고....

나는 그 밀고 당기는 손맛 재미에 한번에 확 낚지 않고 즐겼는데,
붕어 한테 좀 미안한 생각이....

낚시 꾼 입장에서 붕어 배려할 수도 없고...
내 손맛 즐기는 그 밀고 당기기는 이어졌죠.
그야말로 장시간 밀고 당기기의 반복....

그러는 통에 그 붕어 입에 피가 나고 처참해져도 풀어줄 때마다 계속 퍼덕입니다.
도대체 그 붕어 아이큐가 의심 스러워서 혼자 생각했죠.
저 붕어는 내가 자기 같은 붕어만 전문적으로 잡는 낚시꾼인 줄은
인식 못할 것이다.
만약 자기가 낚시꾼한테 잡힌 것을 인식했다면,
저렇게 퍼덕 거리지는 않았을 것을....

아마도 자기가 퍼덕 거리면 자기가 고통 스러우니 낚시꾼인 나도 고통 스러울 거라 생각했는지...

자기가 붕어니 낚시꾼인 나도 붕어로 보는지......

그 붕어 독합니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인식 못하고 퍼덕 거릴 것 같고,
배도 고프고 해서 실컷 손맛을 본 후 붕어를 확 낚아서 라면 끓이는데 넣어 먹었습니다.





붕어라면 먹으며 혼자 생각 했죠.

이 붕어 아이큐가 얼마일까?
먼저 잡은 붕어는 고생은 좀 했어도 결과적으로 살아서 갔으니
운도 좋고 머리도 있는 붕어 같은데,

두번째 성질 지이랄 같은 붕어는 머리가 무지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붕어 라면 맛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출처 헝그리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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