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중계로 연인원 800만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되는 개인방송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 사장이 16일 검찰에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자 이명박 정권의 인터넷 탄압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는 지난 12일 영화 등을 불법 업로드 하는 등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나우콤을 비롯한 웹스토리지 7개 업체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법원은 나우콤 등 5개업체 대표이사에게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4월부터 나우콤(피디박스 클럽박스), kth(아이디스크), 소프트라인(토토디스크 토토팸), 미디어네트웍스(엠파일),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유즈인터렉티브(와와디스크), 아이서브(*), 이지원(위디스크) 등 8개 업체에 대한 저작권 위반 수사를 벌여왔다. 앞서 영화인협의회는 이들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이들 업체를 고발했다.
검찰 수사는 그동안 철저하게 비공개리에 진행돼 왔다.
나우콤은 이에 대해 "그동안의 검찰조사 과정에서 나우콤은 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았으며,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서비스 운영상의 최선의 조치를 취했음을 충분히 입증해 왔다"며 "이는 명백히 검찰권을 남용한 과잉수사"라고 주장했다.
나우콤은 "그간 저작권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다해왔고, 또한 검찰에 어떠한 불법을 조장하는 일도 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입증했다"면서 "그런데도 문 대표를 구속한 것은 당사가 운영하는 아프리카에서 촛불집회가 생중계되고 이것이 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나우콤은 "일례로 '소리바다1'의 경우는, 저작권자 요청을 받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는데 불구속에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저작권자의 요청에 충실히 응하고 최선의 기술적 조치를 취한 나우콤에 대해서 대표이사를 구속하는 것은 정치적인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우콤은 특히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했을 정도로 온라인 시위의 메카로 떠올랐다"면서 "아프리카로 접속이 몰리자, 과잉 압박 수사로 촛불시위의 확산을 막으려는 정부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우콤은 "검찰이 저작권 침해 방조에 대한 고소 사건을 빌미로 나우콤 대표를 구속해서 아프리카 서비스로 집중되는 국민의 관심을 막으려는 정부 차원의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재판을 통해 혐의없음을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저작권 피해부분이 있으면 수사해야겠지만, 오비이락으로 촛불집회 생중계 방송사 대표를 구속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의도가 있다"고 발끈하고 있다.
아프리카방송을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49) 대표는 서울대 국사학과 79학번으로 운동권 출신. 세번에 걸쳐 5년1개월을 감옥에서 보냈으며, 특히 지난 85년 민주화추진위원회 ‘깃발’ 사건 때 5공 정권은 그를 거물 취급했다. 민추위 위원장이던 그는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극심한 물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92년 나우콤의 전신인 한국출판정보통신 창립멤버로 들어왔으며 200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한편 문 대표는 16일 촛불집회를 중계중이던 중앙대 진중권 교수와의 통화에서 "현재 서울 구치소로 이동 대기중"이라며 "아프리카가 폐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