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영문 홈페이지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엉터리 영어가 많습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굴욕' 이라는 엉뚱한 표현이 등장하고, 대통령은 17번째 연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한 외국인을 돕는 센터에서 일하는 알란 팀블릭 씨.
얼마 전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한국 정부 홈페이지의 엉터리 영어를 지적하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알란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 관장]
"모티피케이션, 무슨 뜻이에요? (라고 물어서) 난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대답할 때, '아 모티피케이션, 너무 슬프단 이야기예요'라고(했어요.)"
실제로 지식 경제부가 투자 유치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영문 홈페이지는 외국인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오·탈자가 한페이지에만 무려 6개나 눈에 띕니다.
외국 투자자들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문장도 버젓이 올라 있습니다.
심지어는 '통지'를 뜻하는 영어 단어 대신에 '굴욕'을 뜻하는 말을 적어넣기도 했습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투자 '굴욕'이 이뤄질 때까지 프로젝트 매니저를 배정한다'는 웃지못할 말이 됩니다.
[인터뷰:알란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 관장]
"신임을 잃는 것입니다. 투자자는 즉시 '아, 내가 이 사람들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일 맞춤법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과연 제대로 된 충고를 얻을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됩니다."
국가 원수를 소개하는 청와대 영문 홈페이지도 엉터리 영문 표현이 수두룩합니다.
17대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을 17번째 연임하는 대통령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집권한지 이제 넉 달을 넘긴 대통령이 장기 집권한 대통령으로 잘못 묘사됐습니다.
대선 때 득표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난데없이 '무용'이 등장합니다.
표를 뜻하는 밸럿(ballot)이 고전무용을 말하는 발레(ballet)로 둔갑한 것입니다.
[인터뷰:로드 로쓰웰, 카이스트 초빙교수]
"첫번째, 아주 기본적인 철자와 문법 실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번역상의 실수입니다. 한국어로는 제기능을 하는 문장이라고 해도 엉터리 번역을 거치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5줄 밖에 안되는 국무총리의 영어 인삿말에는 문법 오류가 5개나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똑같은 문단이 두번 연속 실려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 정부 영문 홈페이지가 전반적으로 무성의 하다는 인상을 씻을 수 없습니다.
[녹취:이명박, 대통령(지난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
"이제는 선진화로 나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세계 일류국가의 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지만 정작 나라를 알리는 공식 홈페이지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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