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에서 퍼왔습니다 .....

자장맨 작성일 08.12.14 13: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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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농진청에서 계약직 뽑는다고 해서 일하러 가려고 합니다. 청년실업률 높다고 해서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경쟁률 꽤 쎌거라 예상했는데 역시 농업은 인기가 없나 봅니다. 경쟁률 겨우 1.2대 1. 전국단위로 뽑는 거라 물론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지방에 있는 제가 보기엔 아직도 버틸만한 사람들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올 한해 동안 대기업,중소기업  여기저기 지원했지만 묻지마 지원은 안했습니다. 제게도 전공을 살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오래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농사지을 밑천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일푼 농사... 처음부터 부채 짊어지고 하기 싫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 번 돈으로 농사를 지을 겁니다.

 

   지방국립대 학점 3.8 토익 860... 호주워킹 2년 자격증 컴퓨터 전공 1개씩... 솔직히 인정합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저 학생시절 취직에 도움되는 공부 안 했습니다. 대기업에 가서 짧게 돈벌고 나오고 싶어서 지금의 스펙도 4학년 때 겨우 만들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온실에서 살고, 호주에서도 농장에서 일하고 여행만 다녔습니다. 그래도 운좋게 장학금 많이 받았습니다. 학비는 4년간 500만원정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정합니다. 정말 악착같이 공부하지 않았고 그보다는 사회경험이 중요하다 생각해 동아리, 알바, 여행 이런데 시간을 쏟았습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턴에는 신경 못 썼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계약직이라도 하지만 제가 원하는 일이기에 갑니다.

 

   며칠 전에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친구에게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벌써 2년을 넘게 준비하는 공무원 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일할 시간 없답니다. 돈도 없는데 일하면서 공부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해도 공부한답니다.  어렵게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한 얘기지만 이런 사람들 꽤 많은 거 같습니다. 저 mb 안 찍었고, 정당은 진보신당 지지합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꽤 정치적인 인간입니다. 그래서 mb의 정책이 비정규직 양산해 실업률 떨치는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지만 그냥 좋은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가서 힘든 농가를 도와드리고 돈 받는 것이 편의점 당구장 알바보다는 나으니까요. 솔직히 요즘 화가 나기도 합니다. 경제가 안 좋다고 하는데 대학가 유흥가엔 손님이 바글바글... 자신들이 예비 실업자들인줄도 모르고...

 

   저는 이제 바닥부터,기초공사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낼 모레 서른이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21세기 똑똑한 농부가 되기위해 해봐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사회에서는 일하는 역꾼을 원하지만 저는 한 번뿐인 인생 제 멋대로 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농사를 짓는 그런 동키호테 같은 사람이 되고자 공부할 게 배울게 많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청년실업자 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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