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게 월급 주지 말자

무적쪼꼬바 작성일 09.02.16 16: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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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게 월급 주지 말자
정종섭 서울대 교수 · 새사회전략정책硏 원장 18대 국회가 1년 가까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실로 한심하다. 국민들은 아예 국회의원들이 없으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한다. 흥분한 이들은 국회에 불을 질러 버리자고 한다. 실망스러운 행태만 놓고 보면 열 번이라도 동조하고 싶지만, 헌법학자는 대의민주주의를 성공시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 국회의원 수와 선수(選數)를 줄이는 방식, 징계와 자격상실 제도의 재설계, 국민소환제도 도입, 불체포특권 폐지나 제한, 의원내각제로의 개헌, 국회의원에 충원될 인력의 양성ㆍ 배출방식의 모색 등등을 놓고 이런저런 구상을 하면서 보다 나은 국회를 디자인하는 것이 헌법학자의 몫이다.

새 정치모델 창출 위해 입법을

사회 원로들이 국회의원이나 장관직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데 현재와 같이 많은 봉급을 국민 세금으로 주는 것은 아깝다는 것이다. 이런 자리를 권력이나 부를 탐하여 차지하면 안되며, 오직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만들자는 생각이다. 언뜻 너무 이상적인 것 같으나, 원래 대의민주정치에서 국리민복과 공동선을 추구하는 국민대표는 기꺼이 자신의 능력을 바치는 직이고, 국민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이기에 당연히 명예직이었다.

의회정치의 본산 영국의 경우, 명예혁명 이후까지 의원은 명예직이어서 세비라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의회가 재력가들로 구성된 과두정치의 장으로 변질되고, 유권자의 표를 매수하는 정치부패가 만연하게 되었다. 그러자 재력이 없는 계층에서도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정치부패를 없애기 위하여 세비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것이 오늘날에는 임금처럼 노동의 대가인양 인식되고 있다. 더구나 의원들이 자기마음대로 세비를 올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 한 명에 월 2,700만원 정도 지급된다. 세비 840만원을 포함하여 인적ㆍ 물적 지원비다. 또 각종 특혜도 주어진다. 하는 일에 비추어 보면, 실로 아까운 금액이다. 세비를 없애자는 것은 공무수행에 필요한 경비는 지급하되 세비 840만원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이다. 그래도 국회의원은 후원금으로 해마다 1억5천만원, 선거 해에는 3억원을 거두어 쓸 수 있다.

OECD에 가입한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 오늘날 국회의원치고 월급 못 받아서 활동 못하는 사람은 없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국가의 일이니 충분한 비용을 지급해야 하지만, 많은 월급을 주어야 할 이유는 없다. 국민대표로 일할 사람은 아예 돈 받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사람만 국회에 오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구나 필요한 경비는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하층에서 국회로 진출하는 길이 막히는 것도 아니다. 고도성장기 이후 한국에서 경제적으로 하층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진정한 국민대표를 만들기 위해 다시 국민대표직을 명예직으로 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렇게 보면, 같은 국민대표인 대통령을 포함하여 총리, 장관직도 명예직으로 만들어도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 공무수행에 필요한 비용은 전적으로 국가가 부담하고 개인적인 월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직을 수행하고자 하는 사람이면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이런 직을 거친 사람의 경우 재직 중에 월급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은 발견하기 어렵다. 실로 살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심사하여 생활보조비를 지급하면 된다.

대통령·장관 등도 무보수로

대통령, 국회의원, 총리, 장관을 명예직으로 하는 것은 사회 생산력이 고도로 발전한 21세기의 새로운 정치모델을 창출할 수 있고, 국가의 품격도 높일 수 있다. 한국부터 이를 실천하여 OECD국가로 수출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오늘부터 대통령, 국회의원, 총리, 장관들은 자진하여 월급을 반납하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비를 지원하는데 쓰자. 그리고 이를 법제화하는 국민입법운동을 한번 전개해보자. 멋있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         좀 난감한 사항인듯 하여 정치 경제계열의 가방끈이 짧은 저는 함구하렵니다만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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