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재판, 대법원 신뢰 무너지다

가자서 작성일 09.03.06 23: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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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일기-촛불재판, 대법원 신뢰 무너지다 [아고라 여름의문님 글]

 

 

서울중앙지법에서 일어난 밀어주기식 재판의 결정 판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이 누구인가를 놓고 세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신영철 대법관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대법원장도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내용을 썼다고 한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배정에서 보인 일련의 태도는 법관으로서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서울지방벙원장이었던 신 대법관은 야간 집회 금지에 대한 위헌 제청이 들어간 상태라서 그  결과를 보고 재판을 하려고 했던 판사들에게 통상적인 방법(현행법)으로 촛불집회에 대해 재판을 하라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 사법부 전체 모습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일부 몰지각한 정치 판사들이 다수의 소신있는 판사들까지 아프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건데 작년 국민 다수에게 가장 마음의 상처를 많이 남긴 사건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이었다. 이 사건 재판을 가지고 판사들에게 외압을 넣었다면  사법부를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촛불 재판 몰아주기 파문이 일자 대법원은 부적절한 개입은 없었다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겼다. 그 말을 듣고 다수의 국민들은 '이제 법원도 끝이났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삼일 전 울산지법 단독 판사가 사법부를 향해 쓴 소리를 했다. 그 소식을 들으며 절망했던  생각을 다시 바로 잡으며 '아직 대한민국 사법부는 그래도 살아있는 판사가 있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울산지법 판사의 말처럼 대법원은 반드시 촛불집회 재판 몰아주기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하고 그게 사실이라면 사법부의 불신을 만든 관련자들은 스스로 법조계를 떠나야 한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사법부의 상징물이 대체 무엇인가. 그 상징물의 의미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권의 입맛대로 움직여 승전하고 사법부 얼굴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판사들의 불행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들 전체의 불행이 아니겠는가.

 

양심있는 판사의 쓴 소리가 불이익을 겪거나 사법부를 떠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검찰과 함께 사법부 역시 권력의 시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옛말에 좋은 약은 몸에 쓰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쓰겠지만 얼마 후면 잘 먹었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조직을 위해 올바른 소리를 하는 판사의 말에 대법원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다시 말한다. 대법원은 더 이상 판사들의 양심을 막아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을 철저히 재조사 해서 정치 판사들은 법원을 떠나게 만들고 양심 있는 판사들이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들어 주어여 한다. 그게 오른 소리를 하는 판사의 양심을 지키주는 것이고 사법부가 권력으로부터 진정으로 독립하는 길이다.

 

2009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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