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2009/05/26 17:47 http://bomnamoo0420.tistory.com/trackback/44
토론토 한국 총영사관과 한인회관에 노무현 전대통령 조문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일요일에 준비를 하고 월요일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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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한국 총영사관은 아직 조기를 걸지 않았습니다. 조문소를 지키며 문상객을 받는 홍지인 총영사에게 물었더니 "장례식 날에 건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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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는 검소했습니다. 문상객이 가져온 꽃이 많이 놓여 있었습니다. 총영사관에서는 조문객들로 하여금 국화 한 송이를 놓거나 향을 피우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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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들은 이렇게 의관을 제대로 갖추고 왔습니다. 방명록에 추모의 글을 적는 위의 두 분은 빈소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 또한 고인께 절을 올리면서, 울컥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왜 문상을 갔으며, 왜 눈물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내려가는 중에도 자꾸 눈물이 나왔습니다. 친한 친구의 부친상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투표를 한 적도, 노 전 대통령을 직접 본 적도 없는, 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울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영정 앞에 향을 피우고, 절을 두 번하고, 눈물을 닦은 다음, 총영사에게 가면서 일부러 활짝 웃었습니다. 총영사관이, 처음으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상주처럼 자리를 지키며 문상객을 받는 홍지인 총영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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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의 연령층은 다양했습니다. 20대 젊은층도 상당수 눈에 띄었습니다. 학생들로 보였습니다. 여성들은 예외없이 울었습니다. 남자들도 저처럼 울음을 삼키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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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어른 한 분이 침통한 표정으로 들어섰습니다. 방명록에 '하늘 나라에 가서 편히 쉬시라'고 적더니, 정중하게 절을 올렸습니다. 저 분은 신발을 벗고 자리에 올랐습니다. 표정과 행동 하나 하나가 예의 바르고경건해 보였습니다. 저 모습을 보면서, 다시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여성 분들은 고개를 깊이 숙여 조의를 표했고, 남자들은 모두가 절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번 절을 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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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을 보니, 외국 사람들도 자국을 대신하여 문상을 왔습니다. 에콰도르와 벨기에 커뮤니티 대표자들이 문상을 와서 정성스럽게 적은 위로의 글입니다. 위로의 글을 읽으면서, 마치 제가 유족인 듯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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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관은 문상객들을 위해 차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문상을 마친 후, 편안한 소파에 앉아 차를 들며 '상주'인 총영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총영사관 직원들은 모두 검은색 상복을 입고 근무했습니다.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마음이 또 따뜻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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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관 뒷 마당 주차장은 평소와 다르게 꽉 찼습니다. 주차 공간을 비워주기 위해서라도 빨리 문상을 마치고 나와야 했습니다.
전 국가원수 누가 서거한다고 하여, 조문소를 찾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조문소를 찾아가면서 운전 중에 왜 눈물이 나왔는지, 왜 <상록수>라는 노래가 저절로 입에 올랐는지, 왜 그렇게 신파조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문상을 가서 울기는, 가족 이외에 처음 겪는 일입니다. 조문소에서 만난 어떤 선배는, 서거 소식을 들은 지난 금요일(토론토 시간), 친구 가족과 모임을 가진 후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며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왜 그럴까?'를 자꾸 생각해 봅니다. 내가 뽑은 대통령도 아닌데, 내가 한국에 사는 것도 아닌데….
굳이 어렵게 봉하마을을 찾는 이들의 마음이 어떠한지, 이역만리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총영사의 말을 들으니, 조문소를 설치한 월요일에는 100여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한인회관에도 설치되었으니 하루 200여명이 문상을 했을 것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한번 가고 싶은데, 꼬마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내일은 기어코 데리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