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분향소 앞에 전경이라니… 국민이 두렵나요?˝
©2009 청소년 생생 리포트 - 바이러스 신철훈 기자
전국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가 한창이다. 그 자리에 청소년들의 발길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분향 외에도 자원봉사를 하며, 적극적으로 추모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자 25일,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로 향했다.
▲동작고등학교 3학년 김진아, 김현아
동작고등학교 3학년 김진아, 김현지
- 추모현장에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토요일 아침에 학원가는 버스 안에서 라디오를 사통해서 들었어요. 공부보다 이곳에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존경해서 학원을 안 가고 오게 되었습니다."
- 직접 와본 소감이 어떤가요?
"생각한 것과 다르게 추모객이 많아서 놀랐어요. 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신임이 있었다는 것이 느껴져요. 재임 중에 무슨 일만 생겨도 ‘노무현 탓이다’라는 말 친구들끼리 자주 썼는데 지금은 '계실 때 잘해 드릴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아요. 좋은 마음으로 추모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우리 사회에 좋은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지만, 한편으로 전투복을 입고 차 벽을 치고 추모를 막는 경찰들의 보면서 현 정권의 모습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 우리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삼각산중학교 3학년 김민선, 짝꿍
삼각산중학교 3학년 김민선, 외 1명
-어떻게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가요?
"같은 반 짝꿍이 가자고 해서 왔는데 그냥 가지 못하고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어요. 6시30분에 왔는데 벌써 2시간 정도 한 것 같아요. 힘들기도 한데, 애국적인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직접 와서 본 소감은 어떤가요?
"신발을 정리하고 추모를 도와드리고 있는데 우시는 분들이 많아요. 노 대통령 님을 핍박한 이명박 정부가 나쁘게 보여요. 학교에서 친구들은 별 반응이 없는데 와주면 좋겠어요."
해성 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예진, 김은지, 한혜빈
-추모 현장에 어떻게해서 오게 되었나요?
"아침에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다가 (분향소를) 알게 되었어요. 인터넷으로 상황을 알아보다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게 되었어요. 막상 오니 사람들이 많고 추모하러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주위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
"문학 선생님이 물으셨는데, 돌아가셔서 슬프다고 답했어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는데 그냥 슬프다는 말만 하셔서 왜 우리한테 물어보신지 모르겠어요. 친구들도 자율학습, 학원 때문에 각자 바빠서 올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한번 같이 오면 좋겠어요."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1학년 이로빈,반수진,이윤진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 고등학교 1학년 이로빈, 반수진, 이윤진
-추모현장에 온 이유는?
"부모님과 같이 봉화마을 가려고 했는데 학교 때문에 부모님만 가시고 전 친구들이랑 같이 왔어요."
- 직접 와본 소감이 어떤가요?
"분향소를 직접 찾게 되어서 숙연하고 진지해요. 와보니까 많은 인파가 몰려서 안타까움이 더 전해지는 것 같아요."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전부터 (노 전 대통령이) 다른 정치인과 다르다고 생각해왔고 TV에서 노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왜 노 대통령만 돌아가야하는지 안타까웠어요. 비리가 사실이라도 언론과 검찰이 사회적인 분위기로 여론을 몰아간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충격적이고 안타까웠어요."
▲장위중학교 3학년 강우리, 이지원, 장진희, 박예원
장위중학교 3학년 강우리, 이지원, 장진희, 박예원
- 어떻게해서 자원봉사를 하게되었나요?
"조문하러 왔다가 하고 싶어서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직접 와본 소감이 어떤가요?
"현 대통령보다 좋은 분이 돌아가셔서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그립기도 하고요. 많은 사람이 와주셔서 감사해요. 추모하기 위해서 왔는데 경찰의 감시와 제지를 당하니, 마치 추모식 자체가 불법적인 것처럼 느껴져 정말 불쾌하고 제발 빨리 좀 가줬으면 좋겠어요."
이화여자고등학교 1학년 김화영, 정은숙
- 추모현장에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 뉴스를 보고 처음 접하고 소름이 돋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친구들과 함께 왔어요. 시간이 되면 친구랑 같이 마지막 가시는 길 자주 뵙고 싶어요."
- 직접 와본 소감이 어떤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민을 위해 노력하고 봉화마을에 가서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노력을 보여줘서 옆집 아저씨처럼 친숙한 분이에요. 이런 대통령이 없다는 사실이 슬퍼요."
인터뷰를 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29일 경복궁 앞에서 진행하는 영결식에 참여하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추모식은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학교에 있을 시간에 진행되는 영결식, 많은 학생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대한문에 다녀왔습니다. [흑설탕님 글]
많은 분들처럼 저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서울역이 아닌 대한문으로 향했습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출퇴근길의 혼잡을 피해 8살 된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와 6살 유치원생인 둘째 아이와 함께 대한문을 다녀왔습니다.
촛불집회를 함께 다니며 아이들이 적잖이 고생을 했던 터라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가지 않겠다고 하면 저 혼자 아이들 학교, 유치원 보내놓고 가려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거 알지? 우리가 아는 분들이 돌아가시면 찾아가서 "안녕히 가세요"하고 인사하고 가족분들에게 "힘내세요."하고 말씀드리는 거 알지? 우리도 대통령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하고 인사하러 가면 어떨까?
그러자 아이들은 제 걱정과는 다르게 너무나 흔쾌히 가겠다고 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엔 물도 많이 가져가고 빵이랑 먹거리를 좀 챙겨서 주변분들과 나누자고도 합니다. 전처럼 돗자리도 가져가면 다리가 안아플거라고 하더군요.
아이들과 5시가 다되서 대한문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분향소 출구에 대한 안내종이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종이마다 출구가 워낙 달라서 저는 그냥 전처럼 덕수궁에 가던 그대로 2번 출구로 나왔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남녀노소, 외국인 내국인..정말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2-3시간이상 기다려야 겠구나 생각하고 줄의 끝을 찾아 가니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저희를 보시곤 말씀하시더군요. 분향소 맨 앞으로 가셔서 자원봉사자분들께 아이들과 함께 왔다고 하시면 먼저 조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실것이라구요..
당연히 기다려야 했지만 요즘 무릎이 너무 안좋아지셔서 걷기도 불편하신 어머니와 함께 갔기에 염치불구하고 앞으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큰 아이가 돌출행동을 합니다. 갑자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깜짝 놀라서..조용히 하라고 하자..조용히 분향소 앞으로 향하면서 애국가를 1절부터 3절까지 부르더군요. 정신이 없는 통에 앞으로 가자 바로 조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습니다.
돌아오는데 아이가 그럽니다.
"엄마..대통령 할아버지 말야. 자살하신거지? 왜 그러셨대? 자살은 하면 안되는 거잖아. 자기가 자기를 죽이는 건데.."
"응..맞아..자살은 하면 안되는 거야. 아무리 힘이 들고 괴로워도 안되는 거야. 그런데..그 분은 너무너무 힘이 드는데 버틸 힘이 모자라셨나봐..그래도 자살은 안되는 거야.."
"엄마..사실 나..아까 눈물이 나려고 해서 꾹 참았어."
"왜?"
"응..대통령 할아버지 사진을 봤는데 너무너무 착하게 생기신거야. 그런데 그런 할아버지가 이제 돌아가셨으니까 다시는 못보는 거잖아. 만져보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못보는 거잖아. 그래서 참 슬펐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니까 진짜 진짜 사람들이 많이 와서 슬퍼하는데 조금만 참으시지. 안 돌아가셨으면 참 좋았을텐데.."
('응..그랬구나..그래..맞아..조금만 조금만 더 참으시지..많은 국민들이..너무한다고..생각하고 있었는데..이제 말해 뭣하겠니..이미..지나버린걸..')
이상하게 궁금해서 오늘 물었습니다. 왜 애국가를 불렀냐고..아이는 그럽니다.
"슬퍼서 불렀어. 그리고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애국가를 부르는게 당연한 거 아니야?"
부모로서 대답하지 못할 질문을 하게 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성장에 또 부모로서 대답을 못할 일이 생깁니다.
어제..먼저 조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대한문에 가실 분들은 참고하십시오.
출구에 대한 안내문이 다양합니다. 1번, 2번, 12번..어디로 가든 통합니다. 바로 앞은 2번입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가신 분들께는 먼저 조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기사에서 봤던 상황보다 조금 나아졌습니다. 국민들 덜 아늑(?)하라고 어제 제가 갔을땐 전경버스는 빠져있었습니다. 좀 더 아늑(?)하면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까봐 미리 예우하신 듯(?)합니다.
마실 물도, 커피도, 천막도, 끓인 육개장대신 사발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향소 앞에만 있을 뿐 기다리시는 분들께 이 더위엔 마실 물은 필수인 듯 합니다.
특히..자원봉사하시는 분들..너무너무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굳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시더라도...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녀오고자 하시는 분들은 몇일 남지 않은 동안 다녀오셔도 좋겠습니다.
덧붙임 : 놀랐습니다. 아이들 저녁먹이고 치운 뒤 잠시 켠 컴퓨터..아고라 첫화면에 제 글이 있어서..별 글도 아닌데..ㅡ.ㅡ;;; 잘 키운거 없습니다. 그저..그동안의 부끄러운 우리 어른들이 해왔던 망각을 그래서 벌어지는 비극을 막기 위함일 뿐입니다. 잊지 않는 법을 아이들에게 꾸준히 가르쳐 간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냄새라고 하시는 분. 전 엄마라서 이런 의도적인 매도에는 화가 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냄새를 풍겨댈 엄마는 없습니다. 어머니를 잘 모르시는 듯 하군요.
또.. 댓글 달아주신 분..네.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것입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다른글보기 기능에 감사드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