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김구, 여운형이 그렇게 갔고 오늘은 노무현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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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자살이 아니라 미국과 친미 보수세력에 의한 비열하고도 추악한 정치테러, 정치학살”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원고지 42매 분량에 이르는 ‘로무현 사망 사건의 진상을 밝힌다’는 제목의 ‘상보’에서 “얼마 전 남조선에서는 전 ‘대통령’ 로무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전례 없는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평통은 “로무현은 결행직전 컴퓨터에 남긴 유서에서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들이 받은 고통이 너무도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원망하지 말라고 썼다”며 “여기에는 그의 심리적 고통과 절망, 저주와 원한, 항거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무현의 죽음은 남조선 각계층의 커다란 비통과 분노를 자아냈다”며 “조문객은 1주일 사이에 500만명을 넘어섰다. 조문객들이 흘린 눈물은 동정심만이 아닌 그를 죽음에로 몰아간 자들에 대한 쌓이고 쌓인 울분과 분노의 분출이었다”고 소개했다.
조평통은 그러나 경찰당국이 서울광장을 폐쇄하고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 천막을 압수한 것 등을 언급하면서 “파쇼도당은 로무현 사망과 관련해 겉으로는 ‘슬픔’이니, ‘애도’니 했지만 그것은 ‘악어의 눈물’외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이와 함께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과정과 2004년 탄핵정국, 그리고 지난해 청와대 기록물유출사건 등을 소개하면서 ‘노무현 죽이기’ 작전의 서곡은 이미 대선 때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노무현 죽이기’는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됐다며 “10.4 선언이 발표됐을 때에는 그에 수표한 로무현을 ‘북에 퍼주기를 한 빨갱이’, ‘북로동당 대변인’ 등으로 몰아대면서 입에 게거품을 물고 공격했다”고 말했다.
또 “보수패당이 로무현에게 집권 전기간 얼마나 못살게 굴면서 정치, 심리적 압박을 가했으면 그가 수차에 걸쳐 ‘대통령을 못해먹겠다’고 분통을 터뜨렸겠는가”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가며 “‘로무현 죽이기’는 지난해 ‘정권’교체로 보수패당이 권력을 틀어쥐면서 전면적인 실행단계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조평통은 노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 진행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조평통은 이와 관련, “‘로무현 죽이기’가 거듭 실패를 면치 못하게 되자 나중에는 최후수단으로 남조선정치판에서 비일비재로 되고 있는 부정부패라는 흠집을 내여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새로운 모략에 달라붙었다”며 이 대통령이 “‘국세청’ 청장을 비밀리에 불러 로무현에 대한 ‘불법자금사건’을 조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세청으로 하여금 로무현 ‘정권’시기 후원기업이었던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를 조사하는 과정에 그가 정계에 막대한 자금을 뿌렸으며 그 일부가 로무현과 그 일가족들에게도 전달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잡아쥐게 했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특히 태광실업과 관련, “로무현 ‘정권’시기 후원기업이었다”며 “대재벌도 아닌 남조선에서 기업순위 620번째에 있고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운영되고 있는 별로 크지 않은 기업”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남조선에는 대재벌과 결탁해 천문학적인 돈을 떼먹은 전직 ‘대통령’들이 아직 시퍼렇게 살아 돌아치고 있다”며 “그러한 도적왕초에 비해 검찰이 이번에 로무현과 그 일가족에게 들씌운 혐의는 그들이 가로챈 돈의 수천, 수만분의 일도 안된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계속해서 “10여명의 로무현 측근 인물들과 로무현의 처와 아들, 딸, 처남, 조카사위 등이 줄줄이 검찰에 끌리워가 혹독한 조사를 받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면서 “나중에는 로무현까지 김해로부터 서울까지 압송되다 싶이해 ‘대검찰청’에서 주야취조를 당하는 신세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검찰은 수사단계에서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자료들을 ‘한나라당’과 언론에 마구 흘려 로무현에게 온갖 인신모욕과 망신을 다 들씌웠으며 극우보수독설가들은 노골적으로 ‘자살’을 강요하는데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조평통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과정과 관련해서는 “로무현은 자기에게 온갖 불명예스러운 혐의가 들씌워지고 인격적 모욕까지 가해지는데서 더는 견딜 수 없었다”면서 “끝내 자기 모멸감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것으로 저주와 항거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아울러 “로무현은 결국 미국의 식민지 지배정책 수행에 방해가 돼 그 비참한 희생물로 됐던 것”이라며 “김구와 려운형이 그렇게 갔고 어제는 정몽헌이, 오늘은 로무현이 그렇게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에서 그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자면 미국의 지배와 예속의 쇠사슬을 하루빨리 벗어던져야 한다”면서 “이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얻게 되는 심각한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조평통은 특히 노 전 대통령 국민장 기간이었던 지난달 25일 핵실험을 단행한 것은 이미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조평통은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상중’이니 뭐니하면서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반공화국 ‘제재’ 놀음에 대처한 우리의 계획적인 지하 핵시험까지 중상모독한 것”이라며 “로무현 사망으로 분노한 민심의 이목을 딴데로 돌리고 궁지와 위기에서 벗어나며 저들의 대결과 전쟁책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가소로운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의로 노 전 대통령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최고의 예의를 표한 숭고한 도덕의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 단행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유가족들에게 “로무현 전 대통령이 불상사로 서거했다는 소식에 접하여 권량숙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는 내용의 조전을 보낸 바 있다.
<신대원 기자 shindw@asiatoday.co.kr>
북한도 진실을 알고 있구나. 조중동보다 이천배 낫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