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찬 시민들의 탐탐한 바자회 "개념 사진전"!! [승주나무님 정리]
손님 휘어잡는 판매수완으로 언론악법 못 휘어잡으랴
▲ 여성삼국연합(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이 차린 부스에서 화장품과 머리끈 같은 여성용품이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좌판 위에 올라가 손님을 휘어잡는 수완이 대단했습니다. 과연 "깨어 있는 여인들의 조직된 힘"(부스 간판)은 대단했습니다.
"10시간 지속 파운데이션이 1만6천원이었는데, 단돈 만원에 드릴게요!"
"머리끈 12개 천원에 사기 쉽지 않아요!"
좌판이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팔 수 있는 건 다 파네요. 노회찬 심상정 의원도 팔고, 만화가의 글쏨씨도 팝니다. 간, 쓸개, 영혼 이런 것만 빼고 다 파는 것 같아요. 무역업을 하는 모 카페의 회원은 재고 물품을 1,000만원어치나 지원했는데 용달차 2대분을 하루에 다 팔아치웠다고 합니다. 정말 수완이 대단했습니다. 손님을 휘어잡는 수완으로 언론악법을 못 휘어잡을 이유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정오께부터 저녁까지 사람들은 오일장에 모여든 것처럼 시끌시끌했습니다. 입장료는 "미디어악법 서명"이었습니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는데, 10분 기다려서 미디어악법 서명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끊임없이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언론노조와 여성삼국(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 등 쟁쟁한 선수들이 주최하고 후원하기도 하지만 행사장 주변에서 조직적으로 게릴라 홍보를 하기 때문이었죠. 벌써 덕수궁 돌담길에서부터 '우리 하나 되어'라는 네티즌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동극장에서부터 현수막이 붙어 있고, 인도, 차도 가릴 것 없이 홍보 인쇄물이 부착돼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발품의 승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노란색 풍선이 가득 매달려 있었습니다. "언론자유 보장, 민주주의 보장"이라는 문구가 풍성하게 수놓아져 있는 덕수궁 돌담길과 담쟁이를 보고 있으니 kbs 정연주 전 사장이 엄기영 mbc 사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용한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란 시구절이 생각나더군요.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행사장인 덕수초등학교 돌담길 입구에 수놓아진 노란색 언론수호 풍선과 담쟁이 덩굴이 한데 어울려 보기 좋았습니다.
앞치마 두른 최문순 의원, 땡볕 맞으며 사진 찍기 동원된 심상정, 노회찬 의원
▲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심상정 전 대표(왼쪽)이 땡볕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찍은 사진으로 머그컵을 만들어주는 행사입니다. 땡볕에 몇 시간 동안 그을렸는지 노회찬 대표의 얼굴이 붉그락해졌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아이템은 쥐잡기 코너였습니다. 1회에 2,000원이고 제한시간이 1분이었는데, 도우미들의 부상이 심했는데 30초로 줄어들었습니다. 시민광장에서 마련했습니다.
"깨어있는 여인들의 조직된 힘"이라는 신비한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삼국연합이란 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 카페를 말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묘비명을 멋드러지게 고쳐서 간판으로 내걸었습니다. 파운데이션, 머리끈 등 여성 필수품을 팔기 때문인지 여성 손님이 온종일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장 구경을 하다가 "독설닷컴" 님을 만났습니다. 집에서 액자를 하나 가져왔다고 합니다. 나머지 손에는 한 바구니 가득 물품이 들어 있었습니다. 집에 가서 형수님한테 혼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됐습니다. 독설닷컴은 "탐탐한 바자회"의 공식 후원사(?)로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가방 가게에 들러서 복숭아도 얻어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데 한명숙 전 총리가 들어와 일일이 악수를 나눕니다. 요새 미디어악법 서명 받으러 다니느라 얼굴이 타지 않을까 걱정돼 "크림 좋은 거 바르고 다니세요"라고 멋적게 말씀드렸습니다.
맞은편에는 기다랗게 줄이 있었습니다. 무슨 줄인가 했더니 떡볶이와 분식을 파는 집이었습니다. 역시 먹거리 장사가 가장 인기였습니다. 그 옆에서는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습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였는데, 한 시간은 더 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을 함께 찍고 머그컵을 1만원에 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가운데 본부로 사용되는 천막에서는 최고의 안티 즉석투표가 진행중이었습니다. 1번 조중동, 2번 ys, 3번 mb, 4번 최시중, 유인촌, 5번 허경영이었습니다. 저는 2~4 모두 조중동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1번을 찍었지만, 많은 분들이 3번을 찍었습니다. 5번 허경영 후보는 표를 별로 못 얻었습니다.
▲ 최고의 안티투표를 하고 있는 시민들. 저랑 생각이 같은 분이 조선일보에 한표를 주고 있습니다. 마음이 통해서 기분 좋았습니다. 매일같이 지침을 하달하는 조선일보가 이 중에서는 상왕이지요.
오일장이란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자리여서 기분 좋지만,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바람 잡는 사람도 모두 개념시민이라서 더욱 기분이 좋고 만나면 반갑습니다. 오로지 언론자유를 사랑하고 이를 위해서 기꺼이 지갑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것을 보면서 다들 흐뭇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탐탐한 바자회 사진전>
▲ 입구 양쪽에서 안내를 하는 '피켓녀'를 만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이런 자원봉사자가 엄청 많아서 구경하기도 편했어요.
▲ 공식 후원사(?)인지 후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독설닷컴 님도 가보를 경매에 부치기 위해서 손수 가져왔네요.
기증된 물품들의 경매가 시작되었습니다.
문함대님들 힘내시고요~
함빡 웃는 정동영의원님
▲ 시민광장에서는 두더쥐가 아니라 쥐-박-이 잡기가 한창입니다. 작은 소녀가 1,000톤의 망치를 휘두르는 괴력을 보세요.
▲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아팠나 봐요. 제한시간을 1분에서 30초로 단축했네요.
▲ 이렇게 무료로도 즐길 수 있어요^^
▲ 삼국연합(쌍코, 소드, 화장발)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말로는 다 못해요~~
▲ 혹시 이 분을 아시나요? 만화그리시는 분. 모델이 된 소년에게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인기 많은 만화가"라고 했는데 소년은 잘 모르더군요.
▲ <대한민국 원주민>, <습지생태보고서>, <공룡 둘리의 슬픈 오마주> 등을 그리며 2~30대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꽃미남 최규석 만화가가 저녁까지 캐리커처 그리기 자원봉사를 해주셨어요.
▲ 미디어몽구 님을 만났는데, 가훈을 써주는 곳에서 블로그를 하나 주문했더라구요. 대문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면서... 아고라에 글 잘 보고 있다고 하는데, 아고라에서도 좀 알려진 것 같아 므흣했습니다^^
▲ 한 소년이 <민주수호>가 켜진 촛불을 오랫동안 보고 있네요. 근데...너~~ 집에는 언제 가니??
▲ 칼라티비 이명선 리포터도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마이크가 꺼진 상황인데, 계속 멘트를 날리고 있는 중입니다. 옆에서 스텝이 "마이크 꺼졌는데요" 하니까 상황 급 수습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