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펌]

닌짱 작성일 09.12.28 19: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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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손으로 설계해 짓고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수출되는 시대가 열렸다. 한국전력이 중

 

심이 된 컨소시엄은 아랍에미리

 

트가 발주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놓고 프랑스 컨소시엄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여 사업

 

을 따냈다. 설계, 시공 등의 비용만도 200억달러에 이르리라는 이 사업 수주를 돕기 위해 이명

 

박 대통령이 직접 현지를 방문하기까지 했다.

 

원자력발전소 수출은 우선 한국인의 기술이 국제적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지닌

 

다. 첨단기술의 결합체인 원전은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까닭이다. 게다가 원전은 거대 장치

 

산업이어서 산업계 전반에 끼치는 경제적 효과도 크다. 이것만으로도 원전 수출의 의미는 충분

 

히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원전 수출 시대가 부를 몇 가지 문제를 냉정하게 따지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의미있는

 

일이다. 먼저 현실적인 측면에서 원전 수출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일종의 ‘모험사업’이다. 각

 

종 기술을 결합해 정밀하게 작동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건설 과정부터 시련이 따른다. 게다가

 

원전 운영 과정에서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타격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 때

 

문에 과거의 공산품 수출 정책처럼 정부가 원전 수출을 독려하는 것은 위험하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원전 수출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싹부터 자를 위험이 크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가 요즘 세계인의 주목을 받자, 정부는 원자력발전이 ‘녹색 에너

 

지원’인 것처럼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으로 볼 때, 원전은 결코 바람직한 에너지

 

원이 아니다. 원전에서 쏟아져나오는 냉각수는 주변 환경을 황폐화시킬 위험이 있고, 원전

 

기물은 당대는 물론 후대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이런 위험들을 비용으로 계산할 때 ‘원전의 경

 

제성’은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원전보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다양한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건 단지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아직은 기술 선진국들도 경제성 있는 대체에너지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이르면, 그 기술을 무기로 삼아 한국 경제를 옥죄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부터라도 바싹 서둘러 대비하지 않으면 이 예고된 재앙을 피할 길 없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는, 원전 수출에 앞장서는 대통령이 아니라 다양한 대체에너지 개발을 독려하는 대통령이 필요

 

한 시점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3957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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